[민선7기 1년]박원순표 정책, 한방보다 내실…시민들 체감 최대 과제
시민의 삶 바꾼다…민생·경제·복지 중심으로미세먼지·제로페이·공공주택·돌봄 등이 핵심"수혜계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대책 내놔""생활밀착형과 시민의 삶 위한 정책은 장점"부동산 정책은 정부와 엇박자…어려움 겪어뇌리에 각인없어…"의제선점 주도성도 약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구하는 정책의 모습이다. 박 시장은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햇수로 9년째 1000만 서울시민을 책임져왔다. 박 시장은 지난해 4월 3선 도전에 나서면서 이런 말을 했다. "강산이 변하는 데 10년 걸린다. 시민의 삶을 바꾸는 데에도 10년이 필요하다." 내년이면 서울시민의 삶의 변화가 완성되는 시점이다. 민선 7기도 오는 13일 출범한지 1년을 맞는다. 박 시장은 3선 성공 이후 '시민들 삶을 바꾸는 10년 혁명'이라는 큰 줄기 아래 민생·경제·복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정책을 내놨다. '미세먼지 대책', '제로페이’, '창업혁신 추진', '공공주택 8만호 추가 공급', 각종 돌봄·복지서비스 등이 민선 7기 박원순표 대표 정책으로 꼽힌다. 이들 정책들은 모두 서울 시민 삶의 질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박 시장은 미세먼제 문제는 늑장 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고 생각한다. 특히 민선 7기에는 더욱 더 공격적인 정책들이 나왔다. 서울시는 7월부터 서울 사대문 안 녹색교통진흥지역에서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통행을 제한하고 엔진이륜차 10만대를 전기이륜차로 교체하는 등 '미세먼지 10대 그물망 대책'을 추진 중이다. 시는 노후 경유차 단속, 공공기관 주차장 2부제 등을 상시로 하는 미세먼지 시즌제, 차량 강제 2부제 도입과 운행제한 대상을 4등급 차량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하철 공기정화장치 설치 등을 위해 2775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하기도 했다. 제로페이는 박 시장의 핵심 정책 중 하나다. 제로페이는 매장 내 QR을 스마트폰 앱으로 인식해 결제금액을 입력하면 내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금액이 이체되는 모바일 직거래 결제 시스템이다. 연매출 8억원 이하의 소상공인은 제로페이로 결제시 수수료가 0%가 된다. 지난해 12월 전국 최초로 서울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후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지역에서 제로페이 가맹점이 10만호 점을 돌파했다. 편의성을 강화하고 사용 시 혜택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용률은 여전히 저조하다.
시는 2022년까지 4차산업혁명 특화기술 인재, 외국인 창업가 등 기술창업을 주도할 혁신인재 1만명을 육성한다. 또 서울 전역에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기술창업기업 입주공간을 지금의 2배인 2200여곳으로 늘린다. 2022년까지 4년간 약 1조9000억원이 투입된다. 도심 공공주택 8만호 추가 공급도 주요 정책으로 꼽을 수 있다. 공공주택 8만호는 ▲부지 활용(2만5000호) ▲도심형 주택 공급(3만5000호) ▲저층주거지 활성화(1만6000호) ▲정비사업 및 노후 임대단지 활용(4600호)을 통해 진행된다. 방식이 실험적이다. 버스 차고지, 노후 공공시설, 저이용 공공부지 등 유휴부지를 복합개발해 공공주택을 조성한 뒤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 제공된다. 시는 도로 상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한다. 북부간선도로 입체화 사업을 통해 신내IC~중랑IC 구간 도로 상부에 2만5000㎡ 규모 건물을 지어 1000가구를 제공한다. 오사카의 게이트타워(Gate Tower), 독일 베를린의 슐랑켄바더 슈트라세(Schlangenbader strabe), 프랑스의 리인벤터 파리(Réinventer Paris)의 한국판이다. 도심 업무용 빌딩의 공실을 주거용도로 전환해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게 공급된다. 네덜란드의 큐브하우스, 싱가포르의 인터레이스 등 명품 디자인으로 알려진 공공주택처럼 공공주택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한 디자인이 선보인다. 돌봄·복지서비스 정책도 빠질 수 있다. 직장맘 지원센터,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저출산 극복을 위한 출산·양육지원, 다함께 돌봄(우리동네 키움센터), 지역아동센터, 난임부부 지원 확대, 서울형 유급병가, 서울형 긴급복지지원, 서울돌봄SOS센터 설치 운영, 어르신 복지시설 설치 지원, 어르신 돌봄 종사자 지원센터, 은퇴 후 제2인생 설계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여론연구소 이은영 소장은 9일 "돌봄과 청년주택 정책 등은 좋았다"며 "이전에는 시민단체 활동가 중심의 정책이었다면 이제는 수혜계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정책을 폈다"고 평가했다. 리얼미터 권순정 조사분석실장은 "박 시장 이미지가 '친절한 원순씨'로 대변되는 친근한 아저씨다. 정책적으로 큰 정책·의제보다는 생활, 복지, 시민의 삶을 위한 정책들을 많이 해왔다. 분명한 장점"이라며 "박 시장 정책이 워낙 생활밀착형이 많아 눈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특별하게 잘못한 정책은 없다. 제로페이와 미세먼지 정책은 눈에 뛴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을 보류하겠다고 했지만 서울시장이 부동산 시장을 혼란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여기에 폭등세를 보이고 있는 수도권의 집값 안정을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박 시장은 정부와 신경전을 벌였다. 강남북 균형발전 계획도 논란이 됐다. 강남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박 시장 임기 내 강북지역에 각종 투자를 집중시킨다는 게 골자였다. 경전철 사업 재추진, 빈집 매입 후 청년·신혼부부 주택으로 공급, 공공기관 강북 이전 등을 통해서다. 문제는 강북 지역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시민들이 박원순표 정책을 통해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박 시장에게는 아쉬운 대목이다. 서울시를 혁명적으로 바꾸겠다는 박 시장의 의지만큼 민선 7기 출범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시민의 뇌리에 각인되는 게 없다는 것이다. 이은영 소장은 "박 시장의 대표정책이 구현되지 않았다. 괜찮은 정책은 많지만 특징적이고 몇 가지로 모여지는 것이 없다"며 "박 시장 만큼 실적이 많은 사람도 없다. 충분한 정책적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지만 확장이 안 되고 분리돼 있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권순정 실장은 "정책적인 부분에 있어서 부정적인 것은 눈에 별로 안보이지만 의제를 선점하고 이끌어나가는데 있어서는 주도성이 약하다"며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박원순 정책이다'라는 것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서울시 정책의 경우 기억에 남는 게 없다. 토건사업을 안하다 보니 시민들은 서울이 이렇게 달라졌구나를 느끼지 못한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에 청계천을 복원했으니 기억에 남는 것이다. 박 시장의 경우 가시적으로 낼만한 결과물을 꼽기가 쉽진 않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