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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분단 구조적 폭력, '적극적 평화'로 해결"…오슬로포럼 연설

등록 2019-06-12 19: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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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교착, 70년 적대 녹여내는 과정…새 비전보다 대화 의지 필요"

"서로 도움 되는 평화가 진정한 평화…개인에 이익 되는 평화여야"

"평화가 내 삶 바꾼다는 긍정적 생각 모일 때 마음의 분단도 치유"

"한반도 평화 여정 결코 쉽지 않아…반목 녹일 때 평화 다다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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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노르웨이)=뉴시스】전신 기자 = 노르웨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슬로 대학교 법대 대강당에서 열린 오슬로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해 설명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2019.06.12. [email protected]
【오슬로(노르웨이)·서울=뉴시스】안호균 홍지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평화가 내 삶을 나아지게 하는 좋은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모일 때, 국민들 사이에 이념과 사상으로 나뉜 마음의 분단도 치유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열린 오슬로 포럼에 참석에 기조연설을 통해 이렇게 말한 뒤 "비핵화와 평화체제라는 커다란 평화의 물줄기도 더욱 힘차게 흐를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설은 전 세계의 평화와 국가분쟁 중재를 주제로 열리는 국제 포럼 '오슬로 포럼'이 금년도 기조연설자로 문 대통령을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소개하며 분단으로 겪는 구조적 폭력을 적극적인 평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남·북·미 정상의 결단으로 한반도 안보 상황의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라며 2017년 베를린 구상 제안부터 시작해 지나온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 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노르웨이가 단 한 번도 평화를 위한 여정을 멈추지 않고 오늘의 평화를 이룬 것처럼 한국 정부 또한 평화를 위해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며, 반드시 평화를 이룰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이 날이 6·12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이한 것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1년 전 오늘, 역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손을 맞잡았고, 두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관계, 한반도 평화체제의 큰 원칙에 합의했다"며 "지금 그 합의는 진행 중"이라고 했다.

또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화가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그것은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지난 70년 적대해왔던 마음을 녹여내는 과정"이라고 보았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비전이나 선언이 아니다"라며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깊이 하는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대화의 의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여전히 상대에 대한 신뢰와 대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대화를 통한 평화실현에 한결같은 지지를 보내주고 있으며, 지금의 상황을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의 힘으로 평화를 만들어 온 노르웨이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혜를 배운다"며 일상을 바꾸는 '적극적 평화'에 대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갈등의 가장 큰 요인은 서로 간 적대하는 마음"이라며 "무엇보다 교류와 협력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어야 구조적 갈등을 찾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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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노르웨이)=뉴시스】전신 기자 = 노르웨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슬로 대학교 법대 대강당에서 열린 오슬로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2019.06.12. [email protected]
또 "그냥 서로 등 돌리며 살아도 평화로울 수 있지만, 진정한 평화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평화"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평화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익이 되고 좋은 것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분단이 국민의 삶과 민주주의, 심지어 국민의 사고까지 제약해 왔다"며 "그로 인해 경제는 선진국이 되었지만, 정치 문화는 경제 발전을 따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며 "평화가 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때, 국민들은 적극적으로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남과 북은 국경을 맞대고 있을 뿐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생명공동체'다. 함께한 역사는 5000년이고, 헤어진 역사는 70년에 불과하다"며 "남북한 주민들이 분단으로 인해 겪는 구조적 폭력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것을 '국민을 위한 평화'로 부르고 싶다"며 병충해, 강원 지역 산불, 가축전염병 등 "접경지역의 피해부터 우선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과거 동독과 서독이 '접경위원회'를 통해 접경 지역에서의 문제를 공동 대처한 점을 언급하며 "이러한 선례가 한반도에도 적용돼, 국민들 사이에서 평화에 대한 구체적인 희망이 자라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아울러 노르웨이가 국제적인 갈등 해결에 기여하는 점도 높이 평가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지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 정착은 동북아에 마지막으로 남은 냉전구도의 완전한 해체를 의미한다"며 "역사와 이념으로 오랜 갈등을 겪어 온 동북아 국가들에게 미래지향적 협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의 여정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적지 않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러나 만년설이 녹아 대양으로 흘러가듯 서로를 이해하며 반목의 마음을 녹일 때 한반도의 평화도 대양에 다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르웨이와 한국은 평화의 동반자"라며 "한반도 평화가 단단히 자리 잡을 때까지 노르웨이가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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