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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으로 돌아간 北 도발 시계…文 평화경제 구상 어디로

등록 2019-08-06 14:44:28   최종수정 2019-08-12 09: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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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경제, 평화프로세스 끝단계…남북관계발전, 평화경제 첫 관문이기도

일본 경제극복 위한 중장기 전략…하루만의 北 도발, 평화경제 취지 무색

北 미사일 발사 최근 3개월 간 6차례…2017년 ICBM 개발 속 12차례 발사

GSOMIA, 한일 갈등 속 美 중재 지렛대…금강산 허용시 남북관계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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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9.08.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태규 김지훈 기자 = 북한의 도발 시계가 2년 전으로 돌아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날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경제 구상이 결과론적으로 무색해진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제기된다.

일본과의 '경제전쟁' 속에 일본을 추월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 중 하나로 평화경제 구상을 제시했지만, 현재의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 분위기 속에서는 크게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5시24분과 36분께 두 차례에 걸쳐 황해남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 했다. 올해 들어 6번째 미사일 발사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평가되는 신형 전술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를 시작으로 5월9일, 7월25일, 7월31일, 8월2일 등 이날까지 총 6차례 군사행동에 나섰다.

이 중 7월31일 이후 이뤄진 발사체 평가를 두고 합참(탄도 미사일)과 북한(신형 방사포)의 주장이 엇갈리기는 하지만 어떤 제원이든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횟수만 놓고 보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국면이던 지난 2017년 한 해에만 12차례 미사일을 쏘던 때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무력 시위는 그 의도가 어디에 있든 문 대통령이 움직일 외교적 공간의 폭을 좁힌다는 점에서 고민 거리가 아닐 수 없다.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 북미관계를 견인한다는 평소 문 대통령의 '두 바퀴 평화론'의 출발 지점이라 할 수 있는 남북관계부터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동안 우리 정부가 추가 도입키로 한 스텔스전투기 F-35A 도입과 한미 합동군사연습에 반발하며 지속적으로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왔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남조선당국이 끝끝내 우리를 겨냥한 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았다"며 "이것은 6·12 조미공동성명과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이며 공공연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담화는 특히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군사적 적대행위들이 계속되는 한 대화의 동력은 점점 더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조성된 정세는 조미, 북남합의 이행에 대한 우리의 의욕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있으며, 앞으로의 대화전망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남측의 전투기 도입과 한미 합동군사연습 강행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남북군사합의 정신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책임이 남측에 있으니 자위권적 차원의 군사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한미를 함께 비난하며 새로운 길까지 언급했다"면서 "그래도 일단은 이러한 발사가 무장 현대화와 함께 본질적으로는 내부통치 차원이 여전히 크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공교롭게도 문 대통령이 평화경제 구상을 강조한 뒤 하루 만에 북한의 도발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전날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번 일을 겪으며 우리는 평화경제의 절실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남북 간의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숨에 일본의 우위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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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6일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늘 오전 5시24분께, 5시36분께 북한이 황해남도 과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평화경제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 굴곡이 있다 해서 쉽게 비관하거나 포기할 일이 아니다"라며 "평화경제야말로 세계 어느 나라도 가질 수 없는 우리만의 미래라는 확신을 가지고,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 나갈 때 비핵화와 함께하는 한반도의 평화와 그 토대 위에 공동번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화가 곧 경제'라는 평화경제 구상은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 조건으로 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마지막 단계에서 실현 가능한 것이 비로소 평화경제라 할 수 있다.

평화가 정착된 이후 그 토대 위에서 남북이 경제협력의 물꼬를 트고,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성,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 등을 순차적으로 이룰 수 있다는 내용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는 것이 바로 평화경제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과 함께 처음으로 '평화경제' 구상을 제시한 뒤, 3·1운동 100주년 기념사 등 기회가 될 때마다 평화경제를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일본과의 경제전쟁 국면에서 평화경제를 해법으로 제시한 것은 단기 대책이 아닌 중장기 전략차원으로 볼 수 있다. 주변국과 복잡하게 얽힌 외교 갈등의 실타래부터 풀다보면 궁극적으로는 평화경제에 도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전제로 남북관계 발전→한반도 긴장 완화→비핵화 대화 촉진→일본의 비핵화 외교 고립→한일 갈등국면 전환 순으로 전개되는 부수적인 흐름도 그려볼 수 있다.

하지만 평화경제로 가는 첫 단추가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점에서 최근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저강도 무력도발은 부담일 수 밖에 없다. 북한이 호응하지 않는 남북관계 발전은 있을 수 없고, 모든 시나리오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017년 당시 문 대통령 취임 직후에도 북한이 계속 미사일을 발사해 왔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평화를 이야기 했다"며 "이후 2018년 전개된 과정을 돌아보면 평화라는 기본 원칙과 방향을 지켜나가는 게 중요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역설적으로 한일 갈등 국면과 북한의 거듭된 무력시위 사이에서 외교적으로 새로운 공간이 마련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낙관적 시선도 아주 없지는 않다. 미국의 반대로 접을 수 밖에 없던 금강산 관광 재개 카드를 다시 꺼낼 여건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이날 오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배경과 의도 분석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해결 방안 등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관계장관들은 북한의 연이은 단거리 발사체 발사의 배경과 의도를 분석하고,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전반적인 군사안보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관계 장관들은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앞으로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철저한 감시 및 대비 태세를 유지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나흘 전 관계장관 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 중단을 촉구한 것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북한의 강한 반발을 의식해 수위 조절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안보 상황을 점검했다는 속에 남북간 새로운 대화 국면의 전개 가능성 등을 폭넓게 다뤘을 것으로도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한일 갈등 중재에 미온적인 미국이지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문제에는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면서 "GSOMIA를 지렛대로 금강산 관광 재개 정도는 아이디어 차원에서라도 떠올릴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일 미국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허용하면 이를 토대로 문 대통령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넓어질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 금강산 관광 재개 추진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혔던 만큼 새로운 비핵화 대화의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교수는 "지금은 미국을 극복하지 않으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지금 문 대통령이 처한 상황에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카드 외에는 국면을 타개할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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