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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Weekend] 중동, 새로운 K팝 한류 중심지로 급부상

등록 2019-10-11 09:42:30   최종수정 2019-10-11 11: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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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11일(현지시간) 사우디서 스타디움 공연

16~18일 두바이 한류박람회 등 한류행사 이어질 듯

히잡을 자기 표현의 수단으로-이슬람문화권 알아가는 과정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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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중동에서 K팝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화룡점정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은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의 킹 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의 하나로 공연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비아랍권 가수 최초로 여는 스타디움 투어다. 스타디움 투어는 4, 5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경기장에서의 공연을 가리킨다.

킹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은 약 6만7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 등이 이곳에서 열렸다.

방탄소년단 공연 소식이 알려진 직후 좌석은 단숨에 매진됐다. 무대에 가까운 플로어석 티켓은 온라인에 100만원이상에 거래되기도 했다. 공연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문호개방과 맞물린 K팝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중동 콘텐츠산업 동향'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메나(MENA) 지역에서 가장 급변하고 있는 국가다. 메나는 중동(Middle East)과 북아프리카(North Africa)의 합성어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등이 속해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는 국제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아 왔다. 원유, 원유 유관 산업이 수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중심으로 원유에 집중된 경제·사회를 구조적으로 개혁하려는 움직임이 현지에서 일고 있다. '비전 2030 이니셔티브'가 대표적이다. 왕위 계승자인 살만 왕세자는 지난 6월 방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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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레이블SJ
특히 한국과 K팝계가 살만 왕세자의 '비전 2030 이니셔티브' 항목에서 주목하는 항목이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야에 대해 다방면의 육성 계획'이다.

영화관 개관, 콘서트 개최 등 개방 확대방안이 포함돼 있다. 지난 7월 K팝 그룹 '슈퍼주니어'가 사우디아라비아 제2의 도시인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단독 콘서트를 펼친 것도 이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정치·문화적 불안요소, 잘 짚어야

사우디아라비아가 개방적인 태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정치·문화적으로 불안요소가 공존한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실종된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왕실이 연루됐다는 의혹 등이다.

최근 적극적인 문화 개방 정책이 부정적인 이슈를 덮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유가에 좌우되는 경제적 불안정성, 시아파 국가들과의 종교적 불안정성 등 다양한 위기 요인들도 상존한다.

그럼에도 K팝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매력적인 곳이다. 아직 K팝 팬들이 적극적으로 발굴되지 않은 지역인데 소비자들의 소득수준이 높고, 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지원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콘서트 시장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작년에만 5000회 이상 콘서트가 개최됐다.

콘진원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종교계는 그간 "음악은 악마에게 문 여는 일"이며 "콘서트, 연극 등 우리의 가치를 파괴하고 도덕을 망치는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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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하지만 왕실을 비롯한 권력층은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한 소프트 파워를 육성해야 한다는 기조를 밀고 나가고 있다.

2017년 6월 미국 가수 토비 키스 콘서트가 문을 열었다. 그해 12월 제다 경제자유지역 킹압둘라 이코노믹시티에서는 그리스 출신 퓨전 피아니스트 야니의 콘서트도 열렸다.

무엇보다 아직까지 엄격한 이슬람 계율이 지배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 관객의 입장을 허용, 남녀가 섞여 환호성을 지르는 보기 드문 풍경이 빚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 인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은 이어지고 있다. 여성과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로 사우디 아라비아는 글로벌 인권단체의 비판을 받아왔는데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해 1월 현지에서 열린 미국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의 단독 콘서트가 예다. 당시 인권단체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여성인권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음에도, 여성 팝스타를 초청하는 것은 여성인권이 보장되는 나라인 척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 팝스타 니키 미나즈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서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성소수자 공동체를 지지한다며 지난 7월 공연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사우디아라비아 공연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UNCEF와 파트너십을 맺고 세계를 돌며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는 방탄소년단 이미지와 사우디 아라비아의 인권 탄압이 어울리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들의 스타디움 입장이 허락된 지 얼마 안 된 여성들이 방탄소년단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또 다른 혁명'이라며 호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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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미나즈
방탄소년단은 최근 할리우드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공연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면서 자신들을 원하는 곳이 있다면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류 콘텐츠 탄력 붙을 듯
 
사우디아라비아가 한류를 주목하기 시작한 시점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란과 아랍에미리트를 중심으로 배우 이영애 주연 드라마 '대장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대장금'을 봤다. 이후 TV 콘텐츠는 더빙 위주로 현지에 소개됐다.

한콘진은 "최근 테마파크 등 엔터테인먼트 단지 개발이 폭증함에 따라 국내 아케이드 게임 및 실감형 콘텐츠 기업도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진출을 노려볼 만한 상황"이라면서 "특히 현지의 음악 공연이 활성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K팝의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를 비롯 민간기업에서 국내 톱 K팝 그룹 콘서트를 위한 사전 작업이 진행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K팝 톱 그룹들이 바로 슈퍼주니어, 방탄소년단이며 다른 팀들도 물밑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팝 그룹의 중동 진출이 사우디아라비아에 한정된 것만은 아니다. 또 방탄소년단, 슈퍼주니어 같은 대형 K팝 그룹에 국한된 것만도 아니다.

그룹 '비아이지'(B.I.G)는 아랍권에서 주목 받는 K팝 그룹이다. 더 파이브(The 5)의 '라 비자프(La Bezzaf)' 등 아랍 대중음악계 유명곡 커버 영상으로 현지에서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다. 자신들의 곡 '헬로 헬로(Hello Hello)'의 아랍어 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 당시 참석한 청와대 공식 오찬에 초대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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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하지원
K팝을 비롯 중동에서 한류 콘텐츠를 대거 선보이는 '두바이 한류박람회'도 기대를 모은다. 콘진원과 KOTRA가 공동주관하는 박람회로 오는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UAE 두바이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펼쳐진다.

두바이에서 처음 열리는 한류박람회로 최근 중동지역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한류 콘텐츠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흐름에 맞물려 열리게 됐다.

배우 하지원, 그룹 '세븐틴'과 'SF9'이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하지원은 중동 최대 위성TV채널 MBC를 통해 드라마 ‘기황후’가 방송돼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다. 세븐틴과 SF9은 행사 기간 두바이에서 첫 라이브 무대를 선보인다.

콘진원 김영준 원장은 "중동지역은 드라마, K팝 뷰티 등 한국 콘텐츠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한류 열풍이 뜨거운 지역 중 하나다. 이번 두바이 한류박람회를 통해 한류 콘텐츠가 확산되고 나아가 양국의 활발한 문화적, 경제적 교류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동 이슬람 문화권 알아가는 과정도 필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K팝의 중동권 진출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면서 중동 이슬람 문화권 '바로 알아가기'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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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
2015년 그룹 'B1A4' 멤버들이 말레이시아 팬 미팅에서 껴안은 무슬림 소녀들은 현지에서 체포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쓴 여성이 낯선 남자와 접촉해서는 안 된다는 '이슬람 전통'에 어긋났기 때문이다.

이슬람권 가수들이 자신들에게 덧씌워진 편견 지우기에 나서는 흐름도 있다.

'히잡스터'로 통하는 말레이시아 싱어송라이터 유나가 대표적이다. 히잡스터는 히잡과 힙스터의 합성어다. 히잡을 자기표현 수단의 하나로 삼는 그녀는 무슬림 전통적인 여성상을 벗어나, 현대적인 여성상을 적극 표현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히잡 자체가 여성을 억압하는 도구인데, 히잡의 색깔을 바꾸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잘라말한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마흐람'의 허락을 받지 않아도 여성들이 외국여행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연내에 시행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어,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마흐람은 남성 후견인을 뜻한다. 남편, 부친, 남자 형제 등을 가리킨다.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은 마흐람 제도에 따라 여행, 교육 등에서 선택이 필요할 때 후견인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한류 관계자는 "우리가 볼 때 받아들이기 쉽지 않거나 이해하기 힘든 중동 문화가 존재한다"면서 "한류를 통한 문화교류로 여성 문제 등 불합리한 것이 점차 해결되는 동시에 우리의 편견도 해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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