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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알못] ELS, ELT, ELF…머리 아픈 'E 친구들' 뭐죠?

등록 2019-12-16 10:28:11   최종수정 2019-12-23 09: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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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ELS, ELT, ELF, ETF, ETN…금융권 기사를 읽다보면 이런 단어를 한 번쯤 읽어보셨을 겁니다. 도대체 알 수 없는 이 'E'들은 무엇일까요.

먼저 ELS를 살펴보겠습니다. ELS란 Equity(주가) Linked(연계) Securities(증권)의 약자로 주가지수의 변동에 따라 증권사가 미리 약속한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입니다.

6개월 뒤 주가지수가 1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2%를 받는 식의 스텝다운형 ELS가 일반적입니다. 6개월 뒤 만일 10% 이상 하락했다면요? 그럼 다시 6개월 뒤로 평가가 미뤄집니다. 그때 주가지수가 보장된 하락률보다 위에 있다면 상환을 받게 됩니다. 이 작업을 만기 때까지 계속합니다. 이러한 형태의 ELS를 스텝다운형 ELS라고 합니다.

스텝다운형 ELS는 일반적으로 6개월마다 평가를 하게 되는데요. 계속 밀리고 밀리다 만기 때까지 수익을 못 받는다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정 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옵션이 사라지면서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주가지수가 아니라 특정 종목에 연계된 ELS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와 연계된 종목형 ELS 상품이라면 1년 후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 이상일 때 5% 수익률을, 5만원 미만이면 원금만 주는 식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물론 삼성전자가 10만원까지 오르더라도 고객은 5%만 받기로 계약을 맺었으니 원금+5%만 받겠지요? 연계된 게 주가지수인지 종목인지만 다르지만 종목에 연계돼 좀더 손실 가능성이 큽니다.

주로 ELS에 쓰이는 주가지수는 코스피200, 유로스톡스50, S&P500, 홍콩항셍지수 등입니다. 이 지수들이 일반적으로 쓰이는 이유는 큰 폭의 등락은 없지만 10% 내외에서 변동성이 크게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럼 ELT와 ELF는 뭘까요? ELS를 신탁을 통해 판매될 경우 ELT, 펀드를 통해 판매될 경우 ELF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여기서 T는 Trust(신탁), F는 Fund(펀드)입니다.

ELS만 있으면 될 텐데 왜 신탁이나 펀드로 판매를 할까요? 국내의 대표적인 금융상품 판매사인 은행에 ELS 발행 권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ELS를 발행하는 주체는 증권사로, 증권사가 ELS를 만들면 은행이 이 ELS를 신탁이나 펀드로 판매를 하게 됩니다. 물론 증권사도 직접 ELS를 판매할 수 있지만 많은 금융상품이 그렇듯 고객과 밀접한 은행의 판매력이 막강해 ELS 판매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ELT가 금융 기사에서 자주 언급됐던 것을 보셨을 수 있을 겁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DLF 대책방안'에서 은행이 이 ELT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판매하고 있는 ELT의 규모가 약 40조원 정도에 달하기 때문에 상당한 우려와 반발을 했고, 결국 금융위원회가 이후 개선방안에서 ELT를 판매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습니다.

사실 금융위가 ELT 판매 규제를 하려고 했던 것은 ELS, ELT, ELF 때문이 아닙니다. ELS 시리즈와 앞글자만 다른 DLS, DLF 등 'D 시리즈' 때문인데요. 여기서 D는 Derivative(파생)을 의미합니다. ELS는 주가지수나 종목처럼 주식과 연관된 상품이지만 DLS는 금리, 원유, 금, 원자재 등과 연계된 상품입니다. 구조는 ELS와 비슷하게 '금리, 금, 원유가 현재보다 1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2%를 받는다'는 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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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2019.12.12. [email protected]
문제는 '독일 금리 연계형 DLF'가 최근 대규모로 손실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은행에서 어떻게 99.9% 손실까지 가능한 상품을 팔 수 있냐"는 지적이 제기됐죠. 이 독일 금리 연계형 DLF는 독일 국채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과 손실을 결정짓게 되는데요. 문제가 된 상품은 독일 국채가 마이너스(-) 수준까지 하락하게 되자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이 DLF는 만기가 4개월 정도로 짧아 독일 국채가 반등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손실이 확정됐습니다. 또, 한 번 손실 구간에 접어들면 손실배수인 333배를 곱한 수준에서 원금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독일 국채 금리가 -0.601% 아래로 하락할 경우 원금이 전액 손실되는 구조였죠.

다시 E 시리즈로 돌아가볼까요? E 시리즈 중 ETF와 ETN의 E와 T는 'Exchange Traded'로 거래소에서 거래된다는 의미입니다. ETF는 Exchange Traded Fund(상장지수펀드), ETN은 Exchange Traded Note(상장지수증권)로 둘다 ELS나 DLS와 달리 그때 그때 주식 거래하듯 사고팔 수 있습니다.

ETF는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는 인덱스펀드입니다. 인덱스 펀드가 뭐냐고요? 인덱스펀드는 주가지수의 변동과 동일하게 수익률을 가져가는 펀드 상품을 말합니다. 위의 ELS, DLS는 기초자산과 '연계'됐다면 인덱스펀드는 '연동'됩니다. 거의 동일하게 움직인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코스피200 ETF를 1주 샀다면 여러분은 코스피200 종목 전체에 투자한 셈이 됩니다. 코스피200이 오른 만큼 벌고 떨어진 만큼 잃게 되는 거죠.

ETN은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채권입니다. 이 상품도 기초지수에 연동돼 수익을 지급하는데요.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양매도 ETN은 코스피200가 박스권 안에서 움직일 경우 이익을 내는 상품입니다. 박스권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어 불티나게 팔렸지만 최근 불완전판매 이슈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E 시리즈'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ELS와 ELS에 딸린 ELT, ELF가 있고 거래소에서 실시간 거래할 수 있는 ETF, ETN, 그리고 최근 문제가 발생했던 DLS를 알아봤습니다. 이제 직접 투자도 어렵지 않겠죠? 아주 소액으로 차근차근 투자하다 보면 금융도 어렵지 않을 겁니다.

※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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