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슈퍼 화요일 '화려한 승리'…美민주 노선대결 본격화
블룸버그, 초라한 성적표…일각선 하차 거론샌더스, 진보 진영 표 결집 가속할 듯…확장성은 의문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AP 등 현지 언론 집계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미 14개 주 경선 중 앨라배마와 아칸소,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노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테네시, 버지니아 등 최소 8개 주 경선에서 승리했다. CNBC는 텍사스 주에서도 바이든이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228명의 대의원이 걸려있는 텍사스 주에서 83%의 개표가 진행된 현재 바이든은 33.3%를 득표하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29.4%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선 매우 고무적인 결과다. 지난달 초순 아이오와, 뉴햄프셔 경선에서 4,5위를 기록한 바이든 전 부통령은 당시까지만 해도 '대선 주자로선 끝났다'는 평가까지 듣는 신세였다. 특히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에서 중도 성향으로 평가되는 38세의 젊은 주자이자 새로운 세대 리더십을 표방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 사우스벤드시장이 깜짝 1위를 차지하면서 그의 당내 '중도 대표주자' 자리를 넘보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논란 역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겐 악재였다. 고령에 기성 정치인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던 그는 현 대통령 스캔들이 다뤄질 때마다 '부패 논란'에 엮여 거론됐다. 그러나 지난달 22일 네바다 경선부터 그는 입지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 20.2%를 득표해 젊은 돌풍의 부티지지 전 시장을 누르고 2위를 차지했으며, 이후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48.4%로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부티지지 전 시장이 중도하차를 선언,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고 중도 성향 여성 후보였던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도 하차 후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 대열에 합류했다. 톰 스테이어 후보도 사퇴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이날 대승은 이처럼 중도하차 주자들이 속속 나오는 가운데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강세에 위기의식을 느낀 당내 중도 표심이 그에게 결집된 결과로 보인다. 샌더스 의원은 4개 조기 경선지 중 뉴햄프셔와 네바다에서 연달아 1위를 차지했었다. 특히 이날 새로이 경선에 뛰어든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변변찮은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트럼프 대항마'이자 진보 성향 샌더스 의원의 당내 경선 독주를 견제할 인물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입지를 확고히 굳히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블룸버그 전 시장 동향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슈퍼 화요일 패배 이후 이르면 4일께 경선을 중단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블룸버그 전 시장의 '슈퍼 화요일을 통한 인상적 데뷔' 계획이 성공적이지 않았으며, 그가 바이든 전 부통령을 대체할 중도적이고 생존 가능한 대안 인물이 되지도 못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날 경선 결과로 인해 향후 민주당 경선에선 바이든 전 부통령 중심의 중도 세력 대 샌더스 의원 중심의 진보 세력 간 노선 대결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민주당 진보 성향 당원들의 표심은 일찌감치 샌더스 의원에게로 쏠리는 모습을 보여 왔다. 민주당 내부에선 젊은 신인 의원들을 주축으로 한 진보 세력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지도부 중심의 중도 세력이 지난 2018년 11월 중간선거 이후 끊임없이 충돌해 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탄핵 문제로 하원 회의에서 정치 신예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 등 이른바 '스쿼드' 진영이 민주당 지도부의 소극적 태도를 공개 비난하기도 했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샌더스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샌더스 의원을 지지하는 젊은 진보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두드러지긴 하지만, 실제 그가 후보에 지명되면 중도 확장성 부족으로 본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바이든 전 부통령 역시 스스로를 트럼프 대항마로 칭하며 이같은 우려에 힘을 보태는 상황이다. 한편 샌더스 의원은 이날 콜로라도와 유타, 버몬트 등 최소 3개 주에서 승기를 쥐었다. 이날 블룸버그 전 시장과 마찬가지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이 추후 경선을 포기할 경우 그를 지지하던 진보 표심이 샌더스 의원을 향하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CNN은 이날 경선 결과와 관련해 "샌더스 의원은 2016년 이후 자신에 대한 연합 세력을 확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지 않았다"며 "샌더스 연합은 끈끈하지만, 아직까진 정지 상태"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