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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선 사재기 난리인데…마스크만 빼고 가득찬 국내 마트

등록 2020-03-17 11:08:33   최종수정 2020-03-23 0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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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우리나라만 사재기 현상 없어

사스·메르스 등 거치면서 경험 쌓아

'신천지·대구' 방역 목표 명확 불안감↓

유통업계 물류시스템 세계 최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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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지난 12일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손 세정제가 비치돼 있다. 2020.03.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17일 오전 경기 성남의 한 대형마트 진열대엔 물건이 꽉 들어차 있었다. 손소독제 등이 있는 진열대도 마찬가지였다. 손님이 평소보다 적다는 것 외에 대형마트 풍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다를 게 없었다.

오랜만에 장을 보러 나왔다는 주부 장모(47)씨는 "해외에선 물건이 없어 난리가 났다는데 우리나라에선 그런 걱정 안 해도 돼 좋다"고 했다. 인근 편의점 상황도 비슷했다. 출근 시간에 판매량이 많은 삼각김밥·샌드위치 진열대 외에 비어있는 곳이 없었다. 점주 한모(40)씨는 "사람들이 마스크 사러 오는 거 빼고는 물건을 한꺼번에 많이 사가지고 간다거나 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우리나라와 중국 등 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유럽 등 세계 대부분 나라로 최근 급속히 퍼져나가고 바이러스 공포가 커지면서 일부 국가에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대부분 지역 대형마트에서 패닉에 가까운 사재기가 벌어지자 지난 1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안심하고 진정하라"고까지 했다. 유튜브에 '코스트코' 등 해외 대형마트 이름을 검색해보면 사재기 실태를 보여주는 영상이 수백건 검색된다. 국내 상황은 정반대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던 지난달 말 쿠팡 등 일부 온라인몰 주문이 일시적으로 폭증하고, 대형마트 생필품 수요가 이전보다 늘어나긴 했어도 생필품 사재기 현상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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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AP/뉴시스]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슈퍼마켓 진열대가 텅비어 있다. 2020.02.24

업계는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사재기가 없는 이유를 두 가지 정도로 꼽는다. 먼저 이번 코로나19 만큼 피해 규모가 크진 않았어도 앞서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등 유사한 상황을 경험해봤다는 게 안정적인 생필품 수급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감염에 대한 공포는 있어도 필요한 물건을 사지 못 할 거라는 두려움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피해자 대부분이 특정 종교 집단, 특정 지역에 쏠린 것도 불안감을 낮췄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바이러스 확산이 급증하던 시기에 '신천지와 대구'로 방역 목표가 분명했던 것과 달리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나 미국은 주요 감염 경로를 알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확진 환자의 산발적 발생으로 어디부터 방역 작업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게 다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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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지난 12일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한 시민이 손 소독 티슈를 구매하고 있다. 2020.03.12. [email protected]

최근 국내 유통업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몇 년 새 온라인 배송 등 물류 시스템이 급속도로 발전해 각종 물품 수요가 일시에 늘어나더라도 감당할 수 있게 됐다는 관점도 있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국내 식료품 배달은 빠르면 반나절, 늦어도 주문 이후 하루를 넘기지 않았다. 코로나19 이후엔 주문량이 늘면서 일시적으로 배달 속도가 하루 가량 느려지긴 했어도 현재는 정상화된 상태다. 이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대형마트 3사 모두 전국 배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쿠팡·마켓컬리·SSG닷컴 등 e커머스 업체도 있다. 생필품의 경우 어느 회사를 택해도 상품 종류나 품질이 크게 다르지 않기에 선택지가 다양하다. 온라인 주문이 어렵다면 직접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편의점으로 가면 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생필품 공급엔 전혀 문제가 없고, 어떻게 하면 더 많이 팔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19일부터 3월10일 이마트 주요 생필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라면 45.7%, 즉석밥 31.6%, 생수 16.0% 늘었다. 롯데마트도 이 기간 지난해보다 라면 45.4%, 즉석밥은 43.2%, 생수 9.4% 더 팔렸다. 이정도 수요 증가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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