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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잘알]자연재해부터 파업까지…무산된 역대 스포츠 경기는?

등록 2020-03-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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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선수 파업으로 2차례 월드시리즈 '무산'

NHL 1919년 스페인독감으로 결승전 '취소'

9·11에도 멈추지 않았던 뉴욕마라톤, 허리케인으로 2012년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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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마이어스=AP/뉴시스]12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포트 마이어스의 해먼드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프로야구(MLB) 미네소타 트윈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시범 경기가 취소되면서 야구팬들이 경기장을 들여다보고 있다. MLB 커미셔너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야구 시즌 개막을 최소 2주 이상 연기하고 남은 시범경기 일정도 중단했다고 밝혔다. 미 프로야구는 오는 26일 개막할 예정이었다. 2020.03.13.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세계 스포츠계의 '잔인한 3월'이 지나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스포츠계는 사실상 마비됐다. 유럽 축구 5대 리그는 모두 문을 잠갔고, '미니 월드컵'이라고 불리는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는 1년 연기를 택했다.

'프로스포츠 천국'인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국가비상사태의 선포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미국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중단을 선언했다. 7월로 예정된 2020 도쿄올림픽은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지금처럼 전염병에 의한 범세계적인 전면 중단까지는 아니었지만 돌이켜보면 지난날에도 다양한 사례들로 대회들이 무산 혹은 연기됐던 적이 제법 존재한다.

◇자존심과 선수 파업로 무산된 두 번의 월드시리즈

MLB는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NL) 챔피언이 세계 최고의 팀을 두고 맞붙는 '월드 시리즈'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11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MLB가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가리지 못한 것은 지금까지 두 번이다.

두 번의 세계대전에도 월드시리즈라는 이름 아래 최강팀을 가렸던 MLB가 우승팀 리스트에 빈자리 두 칸을 만들게 된 이유는 자존심과 선수 파업 때문이다.

첫 번째 빈칸은 1904년에 생겼다. 당시 보스턴 아메리칸(현 보스턴 레드삭스)과 뉴욕 자이언츠(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경쟁을 뚫고 마지막 대결만을 남겨뒀다.

하지만 두 팀의 경기는 결국 열리지 않았다. 스포츠 외적으로도 팽팽하게 맞섰던 두 리그의 자존심이 최초의 월드시리즈 무산으로 이어졌다.

뉴욕 자이언츠를 이끌던 존 맥그로 감독은 새롭게 생긴 아메리칸리그를 틈날 때마다 무시했다. 내셔널리그보다 6년 늦은 1882년 창설된 아메리칸리그는 수준이 낮아 자신들과 동등하게 겨룰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맥그로 감독과 뉴욕 자이언츠의 거부로 1904년은 월드시리즈가 없는 첫 번째 해가 됐다.

최초의 월드시리즈였던 1903년 아메리칸리그의 보스턴 아메리칸이 우승한 것과 한때 맥그로 감독이 아메리칸리그에 몸 담았던 것을 떠올리면 아이러니한 일화다.

이후 매해 치러졌던 월드시리즈는 90년 만인 1994년 또 한 번의 중단을 맞이했다. 샐러리캡을 둘러싸고 구단과 마찰을 빗던 선수노조는 8월12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양측 대표단의 협상은 지지부진했고 결국 두 번째 월드시리즈 파행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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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란타=AP/뉴시스]1994년 5월8일 미국 메이저리그 몬트리올 엑스포스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리그가 중도 막을 내리면서 토니 그윈의 4할 타율 도전과 하위권을 전전하던 몬트리올 엑스포스(현 워싱턴 내셔널스)의 6경기차 리그 1위 질주는 없던 일이 됐다.

43홈런을 치던 현 KIA 타이거즈 감독 맷 윌리엄스의 60홈런 도전도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시즌이 중단되지 않았다면 윌리엄스는 새미 소사와 마크 맥과이어(1998년)보다 먼저 60홈런 고지를 밟을 수도 있었다.

이들의 협상은 정치권까지 중재에 나선 이듬해에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이권 다툼으로 인한 월드시리즈의 불발은 미국 야구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NBA 1998~1999시즌 노사 합의 실패로 경기 축소

NBA에서는 '락아웃'이라고 표현되는 사건이 지금까지 네 차례 벌어졌다. 이중 1998년과 2011년은 직장폐쇄로 인해 실제 리그가 축소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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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AP/뉴시스]2011년 NBA 파업 당시 선수 대표를 맡았던 데릭 피셔(왼쪽)와 빌리 헌터.
1998~1999시즌에는 7월1일부터 이듬해 1월20일까지 지속된 락아웃에 정규리그가 50경기 밖에 열리지 않았다. MLB와 마찬가지로 샐러리캡 적용 방식을 두고 구단과 선수의 의견이 갈린 탓이다.

수많은 볼거리를 양산하는 올스타전은 볼 수 없었지만, 팬들은 뒤늦게라도 시작된 시즌을 통해 아쉬움을 달랬다.

같은 이유로 2011-2012시즌도 12월25일에서야 막을 올렸다. 프리시즌이 취소된 것은 물론이다. 각팀들은 82경기에서 16경기 줄어든 66경기를 통해 정규리그 순위를 결정했다.

NHL은 2004~2005시즌을 완전히 건너뛰었다. MLB, NBA와 비슷한 문제에서 촉발된 노사합의 불발 때문이다.

NHL 결승전이 개최되지 않은 것은 스페인 독감으로 취소됐던 1919년 이후 처음이다.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스탠리 컵'에는 팀이름 대신 'Season not played'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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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AP/뉴시스]2012년 11월4일 허리케인 샌디로 취소된 '뉴욕마라톤' 참가자들이 대회 유니폼을 입고 맨해튼 센트럴파크 주위를 뛰고 있다.
2012년의 뉴욕마라톤은 대형 허리케인 '샌디'와 함께 사라졌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대회 출발 48시간 전 취소를 결정했다.

9·11 테러 참사가 벌어진 2001년에도 강행됐던 뉴욕마라톤이지만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서는 무릎을 꿇었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참가자 중 일부는 남아서 복구 작업을 도왔고, 이미 뉴욕에 도착해 컨디션을 점검하던 사람들은 센트럴파크 주위를 달리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이밖에 2012~2013시즌 이집트 축구 프리미어리그는 쿠데타 여파로 중단됐고, 2008년 다카르랠리는 테러 위협으로 사상 첫 취소됐다.

2001년 스페인에서 열릴 예정이던 FIFA 클럽월드컵은 FIFA 마케팅 회사인 인터내셔널 스포츠 앤 레저(ISL)의 파산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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