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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신세계] 밀려오는 실업 쓰나미… IMF이후 최대위기

등록 2020-04-22 06:00:00   최종수정 2020-05-11 10: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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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소비 위축에 경제 충격…고용에 직격탄

3월 취업자 감소폭 2009년 5월이후 최대 기록

임시직 등 취약계층 큰 타격…실업급여도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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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실업급여안내문을 들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3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신청자는 15만 6000명으로 지난해 대비 3만 1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급여 수혜액은 8932억원을 지급해 지난달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7819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2020.04.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곳 중 하나는 다름 아닌 고용 분야다. 일각에서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당시 발생한 실업대란 사태 이후 최악의 상황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시작된 민간 소비 위축이 경제 충격으로 이어져 고용까지 여파를 미치고 있는 현상이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소비 심리는 크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72.8)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78.4를 기록했다.

수요 부진이 생산활동 부진으로, 다시 고용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이전인 2월달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6.0% 곤두박질쳤다. 이는 2011년 2월(-7.0%) 이후 9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고용 시장은 둔화세가 뚜렷하다. 올해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지난해 3월보다 19만5000명이 감소했다.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9년 5월 24만명이 감소한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특히, 고용시장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임시직과 일용근로자 등 취약계층이 큰 타격을 입었다. 임시근로자는 42만명 줄어, 1998년 12월(-44만7000명)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일용근로자는 17만3000명 감소했다.

기획재정부는 3월 고용동향에 대해 "코로나19 영향이 일부 민감 서비스업과 임시일용·자영업자 등 고용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며 최근 대내외 여건 고려시 향후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실직자에게 지급하는 실업급여(구직급여) 역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3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총 8982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85억원(40.4%) 늘었다. 이전까지 최고치였던 지난 2월(7819억원)보다도 높은 수치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15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8% 늘었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2018년 3월 11만5000명, 지난해 3월 12만5000명을 기록, 전년 동월 대비 각 13.1%, 8.3% 증가했다.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수와 상실자수도 역전됐다. 지난해 3월 고용보험 취득자수는 79만8000명, 상실자수(70만2000명) 보다 많았다. 하지만 올해 3월에는 취득자는 60만9000명으로 13.5%가 줄었고, 상실자는 72만6000명으로 3.4%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실직 등으로 고용보험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신규 취업해 자격을 얻는 사람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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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9만5000명이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 이후 10년 10개월만에 최대 폭으로 줄어들었다. 사진은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진행중인 실업급여 설명회.   2020.04.17.   [email protected]

앞으로 고용 전망도 밝지 않다. 신용평가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0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실업률 상승폭은 4%포인트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숀 로치 S&P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서비스산업은 봉쇄령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가정 먼저 실감한 업종 중 하나"라며 "서비스 산업은 일본과 한국과 같은 국가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업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로치는 "일자리는 현재의 경제 위기의 중심에 있다"며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고안된 조치들은 아시아태평양에서 일자리 창출을 주도한 서비스 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비스 부문 활동에서는 사람과 사람 간 접촉을 필요로 하는 반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불가피히다"며 "이 두 가지가 충돌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국내 실업자 수가 최대 33만명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부산대 경제학과 김현석 교수에게 의뢰한 '코로나 19의 고용시장 피해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국내 고용시장에는 최대 33.3만 명에 달하는 신규실업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교수는 오쿤의 법칙(Okun’s Law)을 통해 2001년~2019년 중 국내 경제성장률과 실업률 간의 관계를 규명한 후, 이를 올해 3월 말 이후 발표된 국내외 14개 주요 연구기관의 국내경제 성장률 전망치에 연계해 시나리오별 실업자 수를 예상했다.

실업자 수 33.3만명은 2020년 3월 기준 총 실업자 수 118만명의 28.2%에 해당하는 상당한 규모다. 역대 최대 실업자가 발생했던 1998년 IMF 외환위기(92.2만명) 이후 최대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산업전반의 구조적 침하 현상이 진행되던 와중에 코로나19라는 복병의 출현으로 우리경제는 지금 실업대란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라며 "실업쇼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혁신적·공격적 대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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