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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로]코로나19가 불러온 국방기술 독립…"핵심 부품 국산화"

등록 2020-06-14 09: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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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군수사령부, 구축함 소나돔 윈도 교체

공군군수사 60수송전대, PAC 장비 국산화

항만감시체계, KF-X 부품 등 국산화 추진

첨단방산소재 국산화는 더뎌, 수천억 수입

산업연구원 "이제라도 방산소재 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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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현대중공업이 2008년에 인도한 우리나라 최초의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의 모습.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 '군사대로'는 우리 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박대로 기자를 비롯한 뉴시스 국방부 출입기자들이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군의 이모저모를 매주 1회 이상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국방 분야 교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우리 군이 수입해 쓰는 외국산 무기가 고장이 나도 코로나19로 인한 출입국 축소와 의무격리기간 탓에 외국 기술자들을 제때 불러 쓸 수 없게 됐다.

그러자 우리 군은 궁여지책으로 자체 기술로 무기를 수리하고 있다. 그런데 의외로 성과가 좋아 전화위복이 됐다. 나아가 기술 독립도 이루고 예산도 아끼는 일석이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해군군수사령부(군수사)는 국내 정비업체와 협력해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과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의 소나돔 윈도 교체에 각각 성공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소나(sonar)란 함정이 운항할 때 바닷속 물체를 탐지하는 데 쓰이는 음향탐지장비다. 소나돔 윈도는 소나의 센서를 보호하는 장치다. 소나돔 윈도는 음파 투과가 가능한 복합소재라 특수 기술이 동원된다.

소나돔 윈도는 파손 시 재정비가 불가능해 새 것으로 교체해야 한다. 또 소나돔 윈도와 선체 접촉 지점에서 물이 기준치 이상으로 새지 않도록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간 소나돔 윈도 교체 작업은 소나 제작사인 독일 기술진에 의해 이뤄져왔다.

그러던 중 구축함 2척에 장착된 소나돔 윈도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코로나19로 해외 정비 기술자의 입국이 어려워지자 군수사는 국내 정비로 전환했다.

군수사는 소나돔 윈도를 선체와 밀착시킬 때 레진재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사하기 위해 고압 분사기를 특수 제작해 15m 가량 이어지는 접촉면 틈을 메웠다. 작업 후 누수시험에선 기준치의 0.05% 수준을 기록하며 우려를 떨쳤다.

군수사는 "국내 정비로 전환한 덕에 정비 기간도 3분의1 수준으로 단축됐고 예산도 절반 이상 줄였다"고 설명했다.

공군에서도 기술 독립 사례가 나왔다.

공군군수사령부 60수송전대(60전대)는 지난 3일 패트리어트 레이더장비 시스템프레임 최종 출고식을 열고 3년에 걸친 정비작전 완수를 기념했다.

시스템프레임이란 패트리어트 작전차량에 탑재해 레이더장비와 유도탄발사대의 수평을 조절하는 장치다. 시스템프레임은 산악지형을 비롯한 야전에서 장비를 운용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간 해외정비에 의존하면서 예산과 시간이 많이 들었다.

이에 60전대는 2016년 한국자동차연구원과 1년여간 협업 연구를 통해 국내 자체 정비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약 3년간 국내 자체 정비를 해왔다. 60전대는 시스템프레임 분해·수리·기능검사·방부처리·누유 분석·이상소음 원인분석 등 전 분야에 걸쳐 정비를 해왔다. 그 결과 해외정비 비용 약 20억원을 절감했다.

아울러 60전대는 패트리어트 작전차량의 단종 부품과 수입의존 부품을 재제조하는 기술을 연구했다. 이를 통해 지난 2월 타코미터·압축공기작동기·원격범퍼댐퍼·회전체펌프 등 단종부품 4종과 분사펌프·시동전동기·좌우 터보충전기 등 수입의존 부품 4종 등 8종 재제조 기술이 확보됐다.

나아가 60전대는 내년까지 패트리어트 유도탄 발사대 시스템프레임 자체 정비기술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60전대는 이를 통해 향후 85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들은 한국자동차연구원을 비롯한 민간연구소와 협력하고 있다.

60전대 진종광(중령) 수송통제과장은 "패트리어트 작전차량과 시스템프레임에 대한 국내 정비기술 개발은 방공유도무기체계의 가동률 향상에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라며 "국내 재제조 기술과 함께 정비기술 개발을 신속히 진행해 국방예산 절감과 공군 방공작전의 완벽한 임무 수행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해군이 활용하는 항만감시체계 역시 국산화가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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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공군군수사령부 우맹호(대령·왼쪽 여섯째) 60수송전대장을 비롯한 전대 관계관들과 한국자동차연구원 관계자들이 3일 열린 패트리어트 레이더장비 시스템프레임 최종 출고식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0.06.04. (사진=공군 제공)
항만으로 접근하는 수중물체를 보다 효과적으로 식별·대응하기 위해 기존보다 성능이 향상된 항만감시체계를 국내 기술로 지난 4월1일 개발됐다. 새 항만감시체계는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시제업체 LIG넥스원) 하에 개발됐다. 약 1300억원이 투입됐다.

국내 개발한 수중음향 센서에 최신 기술을 적용해 잠수함의 저소음을 탐지할 수 있다. 선체로부터 형성되는 자기(磁氣) 성질과 소음을 복합적으로 탐지할 수 있어 수중물체 감시 능력이 향상됐다.

이 장치는 항만 해양환경 특성을 고려해 수중 센서와 전자광학장비를 조합해 설치할 수 있다. 탐지된 표적 정보들은 해군전술C4I체계, 해상감시레이더 등 해군의 주요 지휘통신 체계와 연동된다.

한 관계자는 "항만감시체계는 선박의 이동이 많은 주요 항만에 설치돼있다. 이 장치는 수중으로 접근하는 잠수함과 수영자를 탐지하고 위치정보를 우리 군에 전파한다"며 "최근 잠수함 소음이 감소하고 해상교통량이 증가함에 따라 수중 이동 물체에 대한 효과적 감시와 대응이 어려워졌다. 이에 기술 개발이 추진돼왔다"고 설명했다.

각종 무기와 군수품 사업을 관장하는 방위사업청은 핵심부품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4월16일 핵심부품 국산화 개발지원 사업 과제로 11개를 선정했다. 방위사업청은 한국형 전투기(KF-X)사업과 소형무장헬기(LAH) 사업 등에 적용되는 부품을 국산화하기 위해 향후 5년간 약 3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처럼 국방분야에서 국산화가 추진되고 있지만 방산물자나 부품에 지원이 집중되다보니 부품에 활용되는 소재의 경우 국산화가 더디다.

전투기·장갑차·잠수함 등에 쓰이는 알루미늄 합금, 복합소재, 세라믹·고분자 등 첨단방산소재는 무기체계 고기동화·경량화·고속화·장사정화를 위한 핵심요소다.

방위산업진흥회(2017년 자료)에 따르면 방산부품 국산화율은 완제품과 주요 구성품이 각각 66.3%, 68.6%를 기록한 반면 방산소재의 국산화율은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는다.

산업연구원 실태조사(2018년)에 따르면 방산소재 중에서도 철강·특수강, 구리 합금류는 비교적 국산화가 진척된 반면 세라믹, 알루미늄 합금, 복합소재 등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산화가 더디다보니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다. 수입 과정에서 수천억원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방위사업청(2018년)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알루미늄 합금 등 방산소재 수입 규모는 연평균 54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산업연구원 장원준 연구위원과 송재필 연구원은 "군의 안정적인 조달원 확보와 유사시 해외 소재 조달 제약 방지, 첨단무기체계의 개발능력 확보 등 차원에서 첨단방산소재의 국산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제부터라도 알루미늄합금, 내열합금, 초고온재료, 복합재, 특수도료 등 첨단방산소재의 개발을 통해 우리 군이 추구하는 자주국방 달성과 정부의 방위산업 육성정책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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