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오승환 "세이브가 힘들다는 것을 400번째에 또 느꼈다"
KBO리그 무대서 2457일만에 세이브한·미·일 통산 400세이브 달성
그러더니 물을 뿌리면서 기록 달성을 축하했다. '돌부처'로 불리는 오승환이지만, 동료들의 축하에 물을 흠뻑 뒤집어쓰고도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오승환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4-3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을 무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팀 승리를 지켜냈다. 지난 9일 2442일 만에 KBO리그에 복귀한 오승환이 2013년 9월24일 인천 SK 와이번스전 이후 2457일 만에 세이브를 거두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했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삼성 마무리로 활약하며 KBO리그 통산 277세이브를 거둔 오승환은 2014~2015년 일본프로야구에서 80세이브를 추가했고, 메이저리그에서 4시즌을 뛰며 42세이브를 올렸다.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대기록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오승환의 세이브 상황 등판은 의외였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오승환이 기술적으로 수정할 부분이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오승환의 장점이 보이면 바로 마무리 투수로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허 감독은 4-3으로 앞선 8회말 마무리 투수로 뛰던 우규민을 투입했다. 그때부터 불펜에서 몸을 풀기 시작한 오승환은 1점차로 리드하던 9회말 등판해 세이브를 따냈다. 허 감독은 "오승환이 좋아졌다는 보고를 들었고, 코치 의견에 따라 순서를 바꿨다"며 "오승환의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를 축하한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한 뒤 "오늘 세이브 상황이 아니어도 접전 상황이면 9회에 등판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코치님이 세이브 상황에 나간다고 말하지는 않았고, 9회에 준비하라고는 미리 이야기하셨다"고 전했다. KBO리그 복귀 이후 처음으로 9회에 등판한 오승환은 "오히려 8회에 나가면서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세이브 상황이 아니더라도 9회에 던져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기분 변화를 한 번 주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과 13일 대구 KT 위즈전에서 연달아 실점했던 오승환은 "다른 때보다 조금 더 긴장했던 것 같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앞선 경기에 좋지 않아서 긴장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밝혀왔던 오승환은 달성 소감을 묻는 말에 "오랜만에 KBO리그에서 세이브를 하게 됐다. 그 세이브가 또 400세이브라는 기록이 되는 세이브였다"며 "우리 팀의 경기력이 좋아지는 와중에 기록을 세워 나 뿐 아니라 팀도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것들이 팀과 맞아 떨어져서 그게 기분이 좋다"고 답했다. ◇다음은 오승환과의 일문일답. -세이브 상황에 등판한다는 이야기는 언제 들었나. "세이브 상황이 아니어도 접전 상황이면 9회에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코치님이 세이브 상황에 나간다고 말은 안하셨고, 9회에 준비하라고 미리 이야기하셨었다." -복귀 이후 8회에만 등판했는데, 9회에 나가면서 마음가짐이 달랐나. "오히려 8회에 나가면서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세이브 상황이 아니더라도 9회에 던져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기분 변화를 한 번 주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에 대한 소감은. "오랜만에 KBO리그에서 세이브를 하게 됐다. 그 세이브가 또 400세이브라는 기록이 되는 세이브였다. 우리 팀의 경기력이 좋아지는 와중에 기록을 세워 나 뿐 아니라 팀도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것들이 팀과 맞아 떨어져서 그게 기분이 좋다." -400세이브에 대한 감회는. "정말 세이브 하나 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400번째 세이브를 하며 다시 한 번 느꼈다." -마운드에 오르기 전 마운드에서 어떤 생각을 했나.
-9회에 연속 볼넷을 내줬는데 긴장을 한 것이 원인이었나. "승부를 하는 와중에 볼넷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구위가 나빠서 볼넷을 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허삼영 감독이 기술적으로 수정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어느정도 수정됐나. "매일 경기 전에 캐치볼을 하면서 정현욱 코치님과 체크하고 있다. 초반보다 확실히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허삼영 감독이 딜리버리가 짧다는 말을 했는데. "오늘 경기 전에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해외에 나가기 전, 감독님이 전력분석을 담당하셨을 때 워낙 전력분석을 잘 해주셨다. 좋지 않을 때 찾아가서 물어보기도 했다. 누구보다 더 잘 알고 계실 것이다. 누구보다 일찍 말해주고 싶으셨을 것이다. 오늘 우연찮게 시간이 돼서 잠시 이야기를 했다.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문제점을 나도 잘 알고 있었다. 말씀을 해주셔서 더 도움이 됐다." -가장 좋았을 때 구위와 비교하면 현재 어느정도인가. "현재 몸 상태는 100%라고 생각하고 있다. 1년간 공백이 있었고, 관중이 없었던 것이 영향을 주는 것 같다. 관중이 있는 것이 더 편하게 생각된다. 나만 겪는 상황은 아니다." -정수빈 삼진을 잡을 때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일본에 가면서 던지기 시작한 공이다. 그런 공이 경기에서 자주 나와야 한다. 미국에서 던졌던 구종이다." -특유의 왼발 동작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나는 의식하지 못한다. 처음에 이중키킹이라고 하는 나의 투구폼조차 일부러 하는 것이 아니다.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동료들이 물 뿌리며 축하해줬는데. "특별할 것도 없는데 물을 뿌리더라(웃음). 기분은 좋다. 동료들이 챙겨준다는 것 아닌가. 기분이 좋다. 팀이 조금 더 끈끈하게 가는 것 같다." -최영진이 400세이브 공도 가져다주던데.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후배들이 잘 따라워줘서 고맙다." -우규민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평상시에 이야기를 많이 한다. 불펜에서 후배들, 우규민 선수와 야구 외적인 이야기도 많이 한다. 지금 사이도 너무 좋다." -오승환이 마무리가 되면 삼성 불펜이 강해질 것이라고 하는데. "강해지도록 해야한다.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