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사 요충지였던 개성·금강산…'남북경협 상징' 최대 위기
남북 경협으로 병력 철수해…군사적 완충지대화다시 軍 배치 시 개성공단·금강산 재개 기대 난망정부 "강한 유감…남북관계 20년 전으로 되돌려"北, 대남 강경 일변도…당분간 교류협력 올스톱
이날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의 발표에 따르면 북한군은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 공업지구 연대급 부대와 포병부대를 재배치할 방침이다. 총참모부는 "군사행동 계획을 세부화해 빠른 시일 내에 당 중앙군사위의 비준에 제기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혀 조만간 집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개성과 금강산은 남북 접경지역으로부터 가까운 곳으로 남북 경협사업이 이뤄졌던 지난 20여년 동안 군사적 완충지대 역할을 했던 곳이다. 개성공단의 경우 서울까지 최단 시간 내에 진격할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로 2003년 12월 개성공단 착공 전까지 2군단 소속 6사단, 64사단, 62포병여단이 배치돼 있었다. 장갑차 대대와 자주포, 방사포로 무장한 이들 부대는 수도권 방어에 위협적인 요소였다. 금강산 관광객이 첫 발을 디뎠던 장전항도 원래 지리적으로 요새화된 지역이라 함정이 배치돼 있던 해군 기지였다. 1998년 금강산 관광 시작으로 유람선이 드나들면서 군사지의 면모가 퇴색됐으며, 2008년 관광 중단 이후 함정 재배치 여부가 주목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 16일 개성공단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기습 폭파시키며 공단 재개 의지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연락사무소 건물 옆에 있던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는 폭파 충격에 건물의 상당 부분이 훼손됐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지난해 10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지도 당시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한 뒤 위기를 맞았다. 이후 북한은 우리 정부에 여러차례에 걸쳐 철거 압박을 보낸 바 있다. 이에 더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남측에 대북전단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단 완전 철거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이다. 북한이 김 제1부부장이 예고한 남북 통신망 단절, 연락사무소 폐쇄 등을 하나씩 실행하고 있는 만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구도 무사하지 못 할 수 있다.
통일부는 이날 북측 발표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2000년 6·15 남북공동성명 이전의 과거로 되돌리는 행태이며 우리 국민의 재산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밝혔다. 또한 "북측은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할 것이며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북한은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 병력 재전개, 서해 포병부대 증강, 접경지 군사훈련 재개 등 군사행동을 예고한 상황이다.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김 제1부부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화해 제안을 막말로 폄훼하면서 대북 특사 파견도 거부했다. 남북관계가 백척간두의 위기 상황에 놓인 가운데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사업을 비롯한 남북 교류협력 재개는 한동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