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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로]'아이언맨 3' 장면을 실전에서?…軍, 유·무인 복합전투 준비

등록 2020-06-27 11: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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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유·무인 전투기 공대공 복합 운영 연구

김연환 "1대의 유인기가 다수의 무인기 지휘"

육군 만월봉대대, 차륜형 장갑차와 드론 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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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대로'는 우리 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박대로 기자를 비롯한 뉴시스 국방부 출입기자들이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군의 이모저모를 매주 1회 이상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영화 아이언맨 3편을 본 이들에게 유·무인 복합 전투는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악당과 마지막 싸움을 벌이던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수세에 몰리자 토니의 집 지하에 보관돼있던 아이언맨 슈트들이 일제히 현장에 소환된다. 이른바 '하우스 파티 프로토콜'이다. 알아서 움직이는 수많은 슈트들이 전세를 뒤집는 장면은 감탄을 자아낸다. 아직 초보 단계이긴 하지만 우리 군에서도 이런 유·무인 복합 전투를 시도해볼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아 다가올 전망이다.

우리 군은 공대공 전투 시 유·무인전투기를 복합 운용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한다. 합동참모본부는 '유·무인 전투기의 공대공 복합 운용개념·요구능력 분석' 연구 용역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에 배정된 예산은 4981만원이다.

연구 내용은 ▲유·무인전투기의 공대공 임무별 세부 운용개념과 요구능력 제시 ▲공대공 임무별 운용개념과 요구능력 적절성 분석을 통해 최적 항공기 편성 방안과 소요량 도출 ▲유·무인전투기의 공대공 복합체계의 중·장기 발전방향 제시와 정책적 제언 등이다.

합참은 이 연구결과를 유·무인전투기 공대공 운용개념 수립을 위한 근거로 활용할 방침이다. 또 연구결과는 유·무인전투기 복합체계 소요추진시 작전요구성능(ROC) 설정과 소요량 판단 등 근거자료로 활용된다.

합참은 "유·무인전투기 복합체계 개발에 필요한 핵심요구기술 파악이 미흡하고 중장기 로드맵 수립도 미흡하다"며 "4차 산업혁명 기술 발전과 미래 합동전장환경 변화 고려시 유·무인전투기 복합 운용 확대 예상에 따라 효율적 운용방안 수립이 필요하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군 안팎에서는 이번 연구 내용처럼 유인 전투기와 무인 전투기가 편대를 이뤄 적기와 공중전을 벌이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연환 국민대 국방경영MBA 교수(예비역 공군 준장)는 월간 '국방과 기술' 2월호에 기고한 '주요 국가 전투기 전력 증강 추세·시사점'이란 글에서 "유인전투기와 무인전투기를 복합 운영하는 시대가 머지않은 미래에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1대의 유인기가 다수의 무인기를 지휘·통제하는 유·무인기 복합편대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며 "결정적인 판단은 유인기 조종사가 실시하되, 무인기는 유인 전투기 편대장을 호위하며 위험한 명령이나 무장능력 보완 등 역할을 수행하는 '로열 윙맨(무인스텔스 호위전투기)' 개념으로 임무에 투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육군도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를 실전에 적용하기 위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육군은 25사단 만월봉대대를 대상으로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를 접목한 전투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만월봉대대는 K808 차륜형 장갑차, 전역 차륜 차량(산악용 오토바이크), 드론봇 등 유·무인 복합 전투수행체계를 바탕으로 작전 수행 방법을 익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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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만월봉대대 훈련 모습. 2020.06.26. (사진=국방일보 캡처)
만월봉대대는 육군 최초로 분대 단위 제대까지 K808 차륜형 장갑차를 활용하는 유일한 보병부대다. 대대는 전군 최초로 분대급까지 무인기(드론)를 배치해 운용하고 있다.

대대는 야외훈련장에서 '드론 운용을 통한 적 탐지 및 타격 능력 검증', '차륜형 장갑차와 산악용 오토바이크를 이용한 종심기동작전' 등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육군은 실험 결과를 토대로 실제 야전운용과 보완 작업을 거친 후 2023년부터 2025년까지 2개 대대에 추가로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육군 11사단은 지난 12일부터 26일까지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기계화부대 최초로 드론봇(Dronbot) 전투체계를 적용한 훈련을 소화했다.

훈련에 투입된 무인기는 장갑차보다 앞서 전장으로 날아가 입체적으로 정찰하는 작업을 했다. 드론봇 전투체계는 보병이 장갑차에서 내려 애로 지역의 견부(교두보)를 확보해야 하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11사단은 설명했다.

해군도 해양무인체계 종합발전 계획을 바탕으로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확보를 시도하고 있다. 해군은 무인 수중 글라이더, 무인 자율주행차량 등을 도입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해병대 역시 상륙작전 시 무인기 활용 방안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 같은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는 우리 군의 역량을 한층 강화시킬 수 있다.

국방대 김경수 교수(육군 중령)와 이용운 대위(석사과정)가 지난해 월간 국방과 기술에 기고한 '무인무기체계 및 인간의 역할 구분과 유·무인 복합체계'란 논문에 따르면 유무인-팀(MUM-TManned-Unmanned Team)은 기존 유인무기의 강점에 다양한 무인무기체계의 강점을 결합해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다. 무인장비, 감지기(센서), 유·무인 이동체, 하차병력을 결합하면 상황인식 개선, 치명성 강화, 생존성 향상, 지속성 달성 등 효과를 보게 된다.

잘 설계된 유·무인 팀은 감지기의 시공간 범위를 확장하고 표적 획득 능력과 타격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항공무인체계와 유인체계 간 수치(데이터) 전송은 각각의 위험도를 낮추고 생존율을 향상시킨다.

미국은 이미 유·무인 복합체계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미군의 기계화 보병은 MUM-T(Ground)라고 불리는 유·무인 복합체계를 지뢰지대 탐지, 사격·감시정찰 지원 등에 활용하고 있다. 미 육군은 아파치 헬기와 협업할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다.

김 교수와 이 대위는 "유·무인체계를 복합적으로 운용해 인명 손실 감소와 임무수행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운용이 가능하다"며 "유·무인 팀 편성 위주의 협업 작전으로 전장의 핵심 기능(정보, 기동, 화력 등)을 동시에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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