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중 사라질 위기에 빠진 문화재 어떻게 지켰나
국립중앙박물관, '6‧25 전쟁과 국립박물관'展 25일 개막
이 전시는 70년 전 일어난 전쟁으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빠진 문화재를 지키고 문화의 맥을 잇고자 했던 국립박물관을 조명하고, 이를 통해 국난 극복과 평화의 교훈을 공유하고자 마련됐다. 전시는 상설전시실 1층 중근세관 조선2실을 중심으로 열리며, 총 32건이 전시된다. 최선주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24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립박물관이 전쟁 당시 어떤 역할을 했는지(알리고자)한다.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유물 관리를 어떻게 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전쟁을 통해서 전시 유물이나 문화재에 어떤 피해가 있었는지도 볼 수 있는 자리"라고 이번 전시를 설명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한 강민경 고고역사부 학예연구사는 "국립박물관은 피난 중이라는 상황 속에서도 발굴과 전시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일종의 사명감을 갖지 않았으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6·25 전쟁 70주년을 기념해 박물관이 전쟁 중 치뤘던 또 다른 전쟁을 조명코자 한다"고 부연했다.
'선림원지 동종', 북한군의 군홧발 자국이 남은 '요계관방지도', 5점 중 1점만 남은 '고려시대 유리구슬' 등의 유물이 전시된다. 1954년 국립박물관이 영문으로 간행한 소책자 'War Damage to Korean Historical Monument(전쟁 중에 파괴된 한국의 문화재)'에 실린 파괴된 문화재 사진들은 그 날의 참상을 전한다. '선림원지 동종'은 오대산 월정사에 보관되던 중 1951년 1월 오대산 일대의 절들이 북한군의 은신처가 되는 것을 막고자 국군이 월정사를 소각할 때 녹아버렸다. 이 때문에 원래의 종의 모습은 흑백사진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이 종은 국립춘천박물관에서 그 일부를 복원해 전시해 왔다.
2부 '문화를 지키고 세계에 알리다'에서는 1950년 12월 부산으로 옮긴 국립박물관이 피란지에서도 한국 문화를 지키고 이어가기 위해 벌였던 노력을 조명한다. 국립박물관의 이전을 승인한 당시 문교부장관의 허가서, 부산 박물관 임시청사의 내부 평면도, 1953년 국립박물관이 발굴했던 경주 금척리 고분·노서리 138호분 출토 토기들이 전시된다. 또 국립박물관이 주최했던 1953년 제1회 현대미술작가초대전, 이조회화전(李朝繪畵展) 관련 자료들도 선보인다. 현대미술작가초대전에 김환기(1914-1974)가 출품했던 작품 '돌'과 그때의 설명카드가 함께 전시됐다. 김환기는 서양화가이면서도 평생 한국의 고미술을 사랑했다. '돌'은 전통적인 회화의 소재였던 괴석(怪石)을 다루면서도, 여러 가지 색으로 괴석의 현대적 미감을 살렸다.
1926년 경주 서봉총에서 출토된 이 금관은 서울 국립박물관에 보관되다가 6·25 전쟁 당시 부산으로 무사히 피란할 수 있었다. 밑의 책은 그 전시의 영문 도록이다. 컬러 사진이 포함된 호화판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한국의 문화재를 널리 알리기 위한 국립박물관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또 관람객은 팜플렛을 들고 북한산 신라 진흥왕순수비(국보 제3호), 청자 사자 모양 향로(국보 제60호)처럼 6·25 전쟁 당시 피해를 입었거나 국립박물관이 소개((적의 공습이나 화재 따위에 대비해 분산시킴)시켰던 문화재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조선2실, 신라실, 서화실, 청자실 등에서 이 문화재들을 만나볼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