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초유의 '언택트' 화상회의 개최…코로나19 영향?
통일부 "화상회의, 예비회의 개최는 매우 이례적"안건 비중 크지 않아 소규모 화상회의 했을 수도코로나19 확산, 1호 전투근무체계 영향 가능성도
24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5차회의 예비회의를 '화상회의'로 주재하고,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했다. 관영매체는 회의 내용에 대해 짧게 보도했지만 김 위원장의 화상회의 장면은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이 통상 김 위원장과 고위 간부들이 참석한 대면 회의 모습을 공개해온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당 7기 4차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보도에서도 김 위원장과 고위 간부들의 대면 회의 모습을 화면으로 내보낸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차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당시 자신의 키 정도 되는 긴 지휘봉을 들고 연단에서 간부들에게 강연을 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당국도 화상회의에 대해 이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화상회의에 대해 "매우 이례적"이라며 "북한 보도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김 위원장이 화상회의를 개최한 것은 처음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화상으로 회의를 주재한 것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예비회의'라는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당 중앙군사위와 관련해 줄곧 확대회의나 비상확대회의라는 명목으로 회의를 주재했다.
이번 회의가 '확대회의', '비상확대회의' 또는 '본회의' 형태가 아닌 '예비회의'이면서 다룰 안건의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비대면(언택트) 방식으로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관영매체 보도에서도 회의 내용과 관련해 "주요 군사정책 토의안들을 심의했으며 본회의에 제출할 보고, 결정서들과 나라의 전쟁 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들을 반영한 여러 문건들을 연구했다", "총참모부가 당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에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 계획들을 보류했다" 정도만 언급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화상회의를 택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이 코로나19를 피해 평양을 떠나 원산 특각(별장)으로 이동한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원격으로 회의를 주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례적으로 화상회의를 개최했다는 것은 대면회의가 어려울 정도로 코로나가 확산되었다는 의미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김 위원장의 감염 가능성을 우려해 당장 본회의를 열 수 없기 때문에 화상 예비회의를 개최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북한군 총참모부가 전선 경계근무급수를 전시 상황에 준하는 '1호 전투근무체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한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호 전투근무체계는 전시준비태세에 버금가는 경계 강화다. 위원들이 다 현장에 나가있어서 이를 감안해서 화상회의를 했다고 본다"며 "코로나19도 있지만 1급 태세 때문에 소규모, 화상회의로 한 게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또다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건강 이상설'을 제기하지만, 당국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서는 비중 있게 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이날 보도에서 당 중앙군사위 '본회의'에 대해 언급된 만큼, 추가적인 본회의 개최를 통해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