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몰락' 강정호, MLB 진출부터 KBO복귀 좌초까지
KBO리그 출신 MLB 진출 야수 1호음주운전으로 야구 인생 꼬여 결국 불명예 퇴진
강정호는 2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긴 고민 끝에 조금 전 히어로즈에 연락드려 복귀 신청 철회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복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받은 모든 관계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미국 진출 전까지 KBO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꼽혔던 '스타'의 쓸쓸한 퇴장이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활약한 강정호는 리그의 간판 유격수로 인정받았다.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드러냈다. 2014시즌에는 40홈런 117타점을 수확하며 역대 유격수 최다 홈런과 최다 타점 신기록을 쓰기도 했다.
KBO리그 출신 야수가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건 강정호가 최초였다. 빅리그 무대도 쉽게 적응했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첫 해인 2015시즌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가며 126경기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을 수확했다. 2015년 9월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서는 상대팀 크리스 코글란의 거친 슬라이딩에 왼 무릎을 다쳐 시즌을 일찍 마감했지만 2016년 복귀 후 2013경기 타율 0.255, 21홈런 62타점으로 건재함을 알렸다. 그러나 강정호의 '성공 시대'는 여기가 끝이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냈다. 조사과정에는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 음주운전 사실이 드러났다. 강정호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강정호의 야구 인생도 완전히 꼬였다. 비자 발급을 거부당해 미국으로 출국하지 못하면서 2017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우여곡절 끝에 2018시즌 막판 3경기에 뛰었지만 공백을 메울 순 없었다. 결국 강정호는 지난 시즌 피츠버그에서 방출됐다. 메이저리그 재입성을 노렸지만, 쉽지 않았다. 밀워키 브루어스와 계약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비자 문제로 성사되지 않았다.
포스팅 시스템을 거치며 임의탈퇴 신분으로 남아있는 그는 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제출했다. 상벌위원회는 1년 유기실격, 봉사활동 300시간 징계를 내렸다. 지난 23일에는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이며 KBO리그 복귀를 위한 할 수 있는 모든 절차를 마쳤다. 그러나 강정호의 국내 보류권을 가지고 있는 키움은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강정호에 대한 냉담한 여론도 구단에는 압박이 됐다. 결국 키움이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갔고, 강정호도 마음을 바꾸게 됐다. 사실상 강정호의 KBO리그 이력도 마침표를 찍었다. 강정호는 국내에서 통산 902경기 타율 0.298, 139홈런 545타점 470득점의 성적을 남겼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