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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는 음식 헌법 제 11조'…'당신의 떡볶이로부터'

등록 2020-07-17 17:14:30   최종수정 2020-08-10 09:3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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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당신의 떡볶이로부터 (사진=수오서재 제공) 2020.07.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기분 좋은 순한 맛부터 심장이 아려오는 매운맛까지 떡볶이에 관한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게 펼쳐진다. 

오직 ‘떡볶이’라는 소재 하나로 김동식, 김서령, 김민섭, 김설아, 김의경, 정명섭, 노희준, 차무진, 조영주, 이리나.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작가 10명이 다채로운 떡볶이 소설의 맛을 선보인다. 추억, 먹방, 좀비, 복수, 청춘 등 떡볶이에 죽고 살고 떡볶이에 울고 웃는 이야기들에는 순한맛, 매운맛, 칼칼한 맛, 기묘한 맛까지 난다. 

작가 노희준은 '작가의 말'에서  "솔직히 순대 싫어하는 사람은 봤어도 떡볶이 안 먹는 사람은 못 봤다"며  "떡볶이 앞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고로, 떡볶이는 음식의 헌법 제 11조다. 11이라는 숫자를 보라. 딱 봐도 떡볶이를 상징하고 있지 아니한가."고 말한다.

 추억의 떡볶이부터 복수의 떡볶이까지. 떡볶이가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희망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의 세상을 완전히 무너뜨리기도 한다.

 소설 '컵떡볶이의 비밀'에서는 늘 하나가 부족한 떡볶이 개수에 울컥한 주인공이 귀여운 계략을 펼치고, 소설 '쫄깃쫄깃 탱탱의 모험'에서는  전지적 떡볶이 시점이 되어 철판 위를 헤엄치고, 소설 '송 구리 당당'에선 아홉수를 맞은 스물아홉 청춘이 떡볶이 한 그릇에 묘한 위로를 받는다.

 '어느 떡볶이 청년의 순정에 대하여 순한맛. 사람'에서는 사는 냄새 가득한 골목에서 벌어진 떡볶이집 청년의 뒤틀린 분노와 소설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떡볶이'에서 벌어지는 떡볶이 여행을 하는 60대 여성의 떡볶이 복수극에서는 떡볶이의 매운맛을 느낄 수 있다.
 
읽다 보면 목이 칼칼해지는 맛이 나는 소설도 있다. 소설 '당신과 김말이를 중심으로 때'에서는 대학원에서 자신의 언어를 숨겨오며 김말이 하나도 선택하지 못하던 주인공이 회의감을 느낄 때, 소설 '유라TV'에서 과도한 먹방과 성범죄 영상으로 먹음직스러운 떡볶이가 구역질을 일으키는 음식이 될 때, 소설 '떡볶이 초끈이론'에서 돈과 명예, 성공만 좇다 소중한 이들을 내치고 마주하게 된 것이 삼천 원짜리 떡볶이였을 때 씁쓸한 현실 속 떡볶이의 칼칼한 맛이 느껴진다. 

그래도 소설 '좀비와 떡볶이'에서처럼 미래에서 과거로 온 마약 떡볶이는 칼부림을 일어나게 하고(〈서모라의 밤〉), 좀비가 침입하는 망가진 세상에서는 떡볶이가 도전이자 희망이 되기도 한다. 305쪽, 수오서재, 1만4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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