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숙원 '수사권' 이끈 민갑룡 퇴임…"다시 시민경찰"
민갑룡 경찰청장 이임식…약 32년 경찰 생활"역사적 소명, 국민 기대 속에 어깨 무거웠다"수사권 조정 언급…미완 경찰 개혁엔 아쉬움"다시 시민 경찰…공동체 평화 미력 보태겠다"
민 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나무는 가만히 있고자 해도, 때로는 바람이 내버려 두지 않았다"며 "개혁 작업에 흔쾌히 동참해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 개혁과 안전 가치에 대한 거대한 역사적 소명과 국민적 기대 속에 어깨가 무거웠다"며 "동료 여러분이 너무나 헌신적으로 함께 해준 덕분에 한 발 한 발 전진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민 청장은 수사권 구조 조정 현실화에 대한 벅찬 소회를 밝히면서도 체계 안착과 경찰 개혁 등 과제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저는 여러모로 복이 많은 사람이었다"며 "어려운 숙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며 경찰 발전에 디딤돌을 놓는 기쁨은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여러분과 함께한 지난 2년은 제 경찰 인생의 클라이막스였다"며 "수사권 개혁이란 오랜 숙원도 한 마음 한 뜻으로 모은 지혜와 역량 위에서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경찰관들이 주어진 역할과 책임의 무게감에 비해 상응한 처우와 복지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자치경찰제를 비롯한 굵직한 개혁 과제도 미완으로 남기게 되어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직원들을 상대로 "충만한 자부심 속에 일 잘하는 유능한 조직을 만들고 싶었다. 혹시 제게 서운한 일이 있었다면, 오로지 제 부덕의 소치임을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여러분을 대표할 김창룡 경찰청장님은 따뜻한 인품과 탁월한 실력을 겸비한 훌륭한 분"이라며 "신임 청장님을 중심으로, 15만 가족 모두 하나 되어 경찰의 새로운 역사를 개척해 나가시길 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저의 경찰 인생에서 단연코 여러분이 주인공이었다. 부족한 제가, 주어진 책무를 끝까지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 모두의 성원 덕분"이라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저는 정든 제복을 벗고 한 사람의 시민으로 돌아간다"며 "저는 다시 시민 경찰로서, 우리 사회의 정의로움과 공동체 평화와 질서를 지키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는 "강렬한 폭풍과 함께 재난이 닥쳐올 때 우리는 불운한 사람을 구하러 나서니, 감사나 칭찬을 바라지 아니하되, 오직 스스로 넉넉하고 조화로운 낙원을 얻으리라"라는 구절을 읆으면서 경찰 생활을 마무리 했다. 민 전 청장은 경찰대학 4기로 지난 1988년 입직해 약 32년 조직에 몸담은 인물이다. 경찰 안팎에서는 그를 숙원인 '수사권 구조 조정'을 이끈 수장이자 경찰행정의 층위를 높인 지휘관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8년 7월24일부터 제 21대 경찰청장으로 일했으며, 지난 2003년 임기제 도입 이후 2년 임기를 채운 역대 4번째 경찰청장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