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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통신 표준화 전문가 한진규 삼성리서치 상무 "5G 표준화는 현재 진행형"

등록 2020-08-13 06:25:00   최종수정 2020-08-31 11: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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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상용화가 끝이 아니다… 다음 라운드 향해 달려가는 표준화 작업 이어져"

"3단계 표준화 Rel-17 주요 기술 중 하나로 엣지 컴퓨팅 통신의 표준화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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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 표준연구팀을 이끄는 한진규 상무. 사진 삼성전자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이동통신 표준화는 10년에 한 번씩 새로운 세대를 정의하면서 이동통신의 흐름에도 큰 영향을 준다.

통신 사업자, 장비 제조사, 단말 제조사 등 분업이 심화돼 있는 업계 중 하나인 이동통신에서는 다양한 집단이 하나로 움직일 수 있는 ‘법령’과 같은 존재가 필수적이다. 국제적으로 합의된 ‘표준(Standard)’을 정하고, 더 많은 사람이 낮은 비용으로 더 좋은 기기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바로 ‘표준화(Standardization)’ 과정이다. 가장 쉬운 예로 내 전화기를 그대로 해외에 들고 나가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글로벌 로밍 서비스’도 국제 표준화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진규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 표준연구팀 상무는 “새로운 세대가 시작될 때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일어나게 되는데, 특정 국가나 소수 기업이 비표준 방식을 추진할 경우 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 생태계 이해당사자가 함께 모여 기술을 정의하고, 사전 조율의 과정을 거쳐야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그는 “통신 분야에서는 표준을 제정하고 표준을 따라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당연한 절차다. 그 정도로 표준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표준은 크게 정부와 같은 공적 기관이 관리하는 공적 표준(de jure standard)과, 강제성은 없지만 이해당사자 간에 통일된 방식을 정의하는 사실상 표준(de facto standard)으로 나뉜다. 차세대통신센터 표준연구팀에서는 이 두 가지 표준을 모두 담당한다.두 표준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한진규 상무는 “예를 들어 5G에 초고주파(mmWave)를 도입하려면 이 대역을 이동통신에 할당하고, 출력과 인접 대역 간섭 등에 대한 활용 조건을 정하고, 단말 상용화 전 인체 또는 다른 기기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여 안정성을 보장하는 등의 ‘공적 표준화’를 해야 한다. 동시에 국제이동통신표준화협력기구(3GPP), 전기전자학회(IEEE) 등과 같이 통신 기술 규격을 만드는 표준 단체 활동을 하면서, 기술을 개발하고 최종적으로 표준에 반영하는 ‘사실상 표준화’ 업무도 같이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파수는 한정된 자원이다. 자연스레 희소성 있는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여러 진영 간 경쟁이 불가피하다. 대역 별로 고정통신, 이동통신, 방송, 위성 등으로 용도가 지정돼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5G 상용화 과정에서 필요했던 초고주파 역시 이동통신 관점에서는 새로운 대역이었지만, 위성 진영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을 도모하고 있던 영역이었기에 논쟁을 피할 수 없었다. 이처럼 모든 업계가 사활을 건 상황 속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것도 표준화 전문가들의 몫이다.

한진규 상무는 “이동통신이 갖는 경제 효과를 가지고 각국 정부를 설득하고, 초고주파 대역을 이동통신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시연과 검증을 통해 우호적인 세력을 규합해 나갔다”면서 “해당 주파수를 이동통신으로 사용하더라도 인접 대역을 사용하는 다른 서비스에 영향을 끼치지 않음을 시뮬레이션 결과로 보여 주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그 결과 초고주파 대역을 5G 주파수로 할당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한진규 상무는 “어떤 기술을 표준에 반영하는 것이 제일 좋은지를 가려주는 심판은 없다. 어떠한 기술이라도 장점과 단점을 가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제안과 토론의 목소리가 오고 가고, 그 안에서 합의와 설득을 거쳐 최종적인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자신의 이해관계만 따지는 모습은 지양하고, 산업 전체를 이해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치 외교관처럼. 때로는 회사를, 때로는 국가를 대표해 표준 회의에 참여하는 표준화 전문가들은 매번 각 분야의 ‘최정상’에 오른 권위자들을 상대해야 한다. 한진규 상무는 “최전방에서 직접 경쟁해야 하는 만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이 때문에 팀을 운영할 때도 우리 회사 내 최고 전문가는 누구나 특정 기술 아이템의 챔피언을 맡을 수 있는 수평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5G, 상용화가 끝이 아니다… 다음 라운드 향해 달려가는 ‘표준화’ 작업

4G는 ‘광대역 무선 통신’이라는 목표로 설계된 통신 기술이다. 특히 인터넷 프로토콜과 같은 ‘범용’ 통신 기술을 적극 도입해 많은 서비스를 꽃피웠다. 이후 5G는 이동통신 서비스의 고객을 기존 스마트폰 사용자에서 확대해 스마트공장, 자동차, 헬스케어, 사설망, 스마트시티와 같은 버티컬(Vertical)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 4G가 범용 네트워크로 통신 시장의 커다란 ‘성장’을 끌어냈다면, 5G는 맞춤형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비전을 품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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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한진규 상무와 함께 통신 시장의 기준을 잡아 나가고 있는 차세대통신연구센터 연구원들. 사진 삼성전자
한진규 상무는 이 같은 5G 시대의 기회를 잡기 위해 새로운 라운드를 준비했다. 5G 2차 표준인 Rel-16가 바로 그것이다.

그는 “5G 1차 표준인 Rel-15은 5G의 큰 틀을 짜고 사용자에게 5G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표준화가 필요한 부분을 우선 선별해 제정한 것이라면, Rel-16는 당초 5G가 약속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커넥티드 카를 위한 V2X(차량과 차량, 차량과 인프라 간의 통신을 지원하는 기술)와 스마트공장을 위한 산업 IoT 통신 등 버티컬 특화 기능을 강화하고, 네트워크 AI를 위한 데이터 수집 기능도 2차 표준에서 보강했다”고 말했다.

5G가 상용화되었다고 표준화가 끝난 것은 아니다. 6G가 등장하기 전까지 5G의 개선과 확대를 위해 표준은 지속적으로 진화할 예정이다.

한진규 상무는 “2차 표준을 완료함에 따라 바로 3차 표준인 Rel-17에 착수했다”며 “커버리지 확장, 다중 안테나 기술 (NR-MIMO) 등 상용화 후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도 계속 가다듬어 나가며 5G가 열 새로운 시장을 준비하고, 클라우드를 사용자 가까이에서 지원할 수 있게 하는 엣지 컴퓨팅 통신, AR 글래스 형태의 단말을 위한 미디어 전송 등 신규 기술 분야 발굴에도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엣지 컴퓨팅 통신 표준화 제안…5G 발전 위해 계속 노력

5G 서비스의 ‘체감’을 위해 삼성전자는 계속해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 중이다. 5G의 특징 중 하나는 초저지연이다. 단말과 기지국 사이의 무선 구간 지연을 이전 세대에 비해 10분의 1로 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체감’이다. 단말에서 클라우드에 위치한 서버까지의 지연을 줄여야, 진정한 초저지연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엣지 컴퓨팅’이다. ‘엣지 컴퓨팅’을 활용해 서버를 사용자 가까이에 놓고 유선 구간의 지연까지 줄임으로써, 소비자는 비로소 ‘초저지연’을 체감할 수 있다.

한진규 상무는 “단말과 서버 사이는 3GPP에서 다루는 영역이 아니었다”며 “그렇다고 5G를 다루지 않는 다른 표준단체에서 5G와 연동된 표준을 제정하는 것도 어렵다”고 운을 뗐다.

이 때문에 비표준 방식으로 엣지 컴퓨팅 통신을 상용화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여러모로 시장의 파편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 상무는 “현재 삼성전자는 3GPP에서 이러한 기술을 표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참여 회사들을 설득하여 Rel-17의 주요 기술 중 하나로 엣지 컴퓨팅 통신의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 “4G LTE 대비 10배 성능 향상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함께 5G 연구를 시작한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5G 발전을 가져올 기술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각오다.

한진규 상무는 “삼성전자는 이동통신 기술 규격을 제정하는 영향력 있는 표준 단체에서 여러 역할을 수행하며, 표준을 선도하고 있다. 10년 동안의 긴 여정을 이어온 뚝심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많은 난관을 뚫고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행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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