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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림프종 이겨낸 허지웅의 위로…'살고 싶다는 농담'

등록 2020-08-15 07:00:00   최종수정 2020-08-24 10: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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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살고 싶다는 농담 (사진=웅진지식하우스 제공) 2020.08.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영화평론가이자 작가,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허지웅이 2018년 악성림프종이라는 시련을 겪은 뒤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전작 '나의 친애하는 적' 이후 4년 만에 발표한 허지웅의 이번 신작에는 그의 삶에 대한 해석은 더 예리해지고, 사람을 향한 애정이 깊어졌다.

 그는 책에서 "나는 뭐가 달라졌다는 것인지 조금도 모르겠다"면서도 "글로 써서 말하고 싶은 주제가 달라진 것만큼은 사실이다. 나는 언제 재발할지 모르고, 재발하면 치료받을 생각이 전혀 없다. 항암은 한 번으로 족하다. 그래서 아직 쓸 수 있을 때 옳은 이야기를 하기보다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말을 남기고 싶다"고 밝혔다.

 투병 경험 이후로 달라진 자신의 생각들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 도움을 기대할 곳 없는 가난한 청년들이 자신과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돕는 일에 집중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또한 다양한 영화 속 인물과 실존 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불행을 탓하는 일에 몰두하는 인생이 얼마나 안타까운 결말로 흘러가는지를 보여준다.

“불행이란 설국열차 머리칸의 악당들이 아니라 열차 밖에 늘 내리고 있는 눈과 같은 것이다. 치명적이지만 언제나 함께할 수밖에 없다. 불행을 바라보는 이와 같은 태도는 낙심이나 자조, 수동적인 비관과 다르다. 오히려 삶을 주체적으로 수용하고 주도하겠다는 의지다.” (257~258쪽)

전작에서부터 줄곧 강조해온 화두는 ‘버티는 삶’이다. 이번 책에서는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버티고 버티는 삶의 끝자락에 서 있는 이들에게 이 한마디를 전한다.

"만약 당신이 살기로 결정한다면, 천장과 바닥 사이의 삶을 감당하고 살아내기로 결정한다면, 더 이상 천장에 맺힌 피해의식과 바닥에 깔린 현실이 전과 같은 무게로 당신을 짓누르거나 얼굴을 짓이기지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 적어도 전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는 않을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 그 밤은 여지껏 많은 사람들을 삼켜왔다. 그러나 살기로 결정한 사람을 그 밤은 결코 집어삼킬 수 없다. 이건 나와 여러분 사이의 약속이다. 그러니까, 살아라.” (45~46쪽)

"결국 우리는 우리가 가진 가장 멋지고 빼어난 것들 덕분이 아니라 언제 했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오래된 선행들 때문에 구원받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162~163쪽) 276쪽, 웅진지식하우스, 1만6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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