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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광복절 축사' 파장…"망나니 짓" vs "토착왜구 청산"

등록 2020-08-15 21:34:28   최종수정 2020-08-24 10: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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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장 "이승만·안익태 親日…전범 졸개들 현충원 안장"

"친일 비호하며 보수? 매국노 이완용을 보수라고 하는 것"

통합당 "국민 편가르기" "깜냥 안되는 광복회장 망나니짓"

"반일 친북 김원웅 파직해야…지지율 떨어지니 반일 장사"

與 "친일청산 하자고 하면 불편함 드러내…그냥 입 다물라"

박주민 당대표 후보는 광복회 찾아가 "축사 깊이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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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김원웅 광복회장이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0.08.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미영 안채원 기자 = 15일 김원웅 광복회장의 광복절 경축 기념사를 두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며 정국이 다시 급랭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편향된 이념으로 국민 편가르기를 하고 있다"고 강력 반발하며 김 회장의 파직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친일 잔재를 제대로 청산해야 한다"면서 사실상 김 회장을 두둔했다. 이번 논란은 친일행위자 묘를 국립현충원에서 이장하는 이른바 '파묘법' 추진과도 깊게 연관돼 있어 향후 논란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김 광복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찬란한 우리 민족의 미래의 발목을 잡는 것은 친일에 뿌리를 두고 분단에 기생해 존재하는 친일"이라며 "친일 미(未)청산은 한국사회의 기저질환"이라고 직설적으로 발언했다. 김 회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경축사에 앞서 기념사를 했다.

김 회장은 "대한민국은 민족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폭력적으로 해체시키고 친일파와 결탁했다"고 했다. 이어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가 친일·친나치 활동을 했다는 관련 자료를 독일 정부로부터 받았다"면서 "민족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 뿐"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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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2020.08.15. [email protected]

김 회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국회 통일외교위원장으로 주요 국가 정치인을 만난 일화를 거론하며 "그때 만난 일본 정치인은 '서울 국립현충원에는 야스쿠니에 합사된 전범의 졸개들이 묻혀있다. 당신들은 왜 그곳에 참배하느냐. 우리더러 과거 청산하라고? 당신들이나 제대로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충원에서 가장 명당이라고 하는 곳에 일제에 빌붙어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자가 묻혀있다"며 고(故) 백선엽 장군의 대전현충원 안장 등을 겨냥한 뒤 "이런 친일·반민족인사 69명이 지금 국립현충원에 안장돼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친일을 비호하며 자신을 보수라고 말하는 것은 매국노 이완용을 보수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나"고 물으며 "한국 사회의 갈등 구조는 보수와 진보가 아니고 민족과 반민족"이라고 주장했다. 또 "반성 없는 민족반역자를 끌어안는 것은 국민화합이 아니다. 정의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오는 21대 정기국회에서 현충원에 안장된 친일 인사의 묘를 이장하도록 하는 국민묘지법 개정이 추진될 것이라 말하며 "우리 역사는 친일이 아니라 독립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통합당 의원들은 김 회장을 '독재의 후예'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제주도에서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김 회장의 기념사를 문제삼으면서 광복절 행사가 파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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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원희룡 제주지사가 15일 오전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 제공) 2020.08.15
원 지사는 제주도 75주년 광복절행사에서 미리 준비한 경축사를 생략하고 즉석 연설을 통해 김원웅 광복회장의 기념사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원 지사는 "광복절 75주년을 맞은 역사의 한 시기에 이편 저편을 나눠 하나만이 옳고 나머지는 모두 단죄 받아야 되는 그런 시각으로 역사를 조각내고 국민을 다시 편가르기 하는 김원웅 광복회장의 시각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런 식의 기념사를 또 보낸다면 광복절 경축식에 모든 계획과 행정집행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김기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깜냥도 안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에 광복절 기념식이 퇴색돼버렸다"며 "정작 일본에는 한마디도 제대로 못하면서, 국민을 상대로 칼을 겨누고 진영논리를 부추기는 사람은 광복회장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느낀다. 더불어민주당의 친일파 후손부터 내쫓으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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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15일 오전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8·15 광복절 경축식에서 원희룡 제주지사가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제주도 제공)
허은아 의원도 페이스북에 "사회 분열의 원흉이 된 김원웅 회장의 기념사는 도저히 대한민국 광복회장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아니 나와서는 안 될 메시지였다"며 "반일 친북, 반미 친문의 김원웅 회장은 파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권 지지율이 떨어지니 '반일 장사'를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김원웅 회장의 과거 공화당·민정당·한나라당 시절을 언급하며 "김 회장이 국회의원과 광복회장을 역임하셨으니 돌아가신 후 현충원에 안장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친일 잣대만으로 파묘하자는 민주당식 과거 청산이라면 독재의 후예이자 부역자라고 훗날 진보 족속들이 회장님 묘소도 파헤치자고 할까봐 걱정"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당 측은 김 회장의 축사와 관련해  당 차원의 논평을 내지 않았으나 의원들은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친일 청산'을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민주당 대표 후보로 나선 박주민 의원은 논란의 한 중간에 선 김 회장을 직접 찾아가 기념사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날 광복회를 찾아 김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친일 청산은 여당 야당의 정파적 문제도 아니고, 보수·진보 이념의 문제도 아니라 국민의 명령이라는 회장님의 광복절 축사를 깊이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박 후보에게 임시 의정원 태극기와 신재호 선생 관련 역사서를 선물하며 '박주민 동지! 곧고 힘차게 훨훨 날아라!'라는 응원 메시지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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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5일 광복회를 찾아 김원웅 광복회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주민 후보 제공

황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다른날도 아닌 광복절"이라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유족들이 대한민국 땅에서 친일 청산하자는 말도 제대로 못하는 시절이라는 것이 서글프다"라고 했다. 이어 "(김원웅 회장이) 미래통합당 분들에게 한말도 아닌데, 통합당은 친일청산 하자고 하면, 왜 이렇게 불편함을 저렇게 당당하게 드러내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또 "공산당 때려잡자의 반에 반이라도 친일청산에 의지를 가졌으면 한다"면서 "친일청산 주장까지도 어렵다면, 오늘 하루는 그냥 입다물고 조용히 계시는 것이 광복절날 예의일 것"이라고 했다.

송영길 의원은 페이스북에 "온전히 청산되고 있지 못한 친일 역사는 독립 선열들 앞에 고개 들기 어려운 부끄러움"이라며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이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현실을 선열들 앞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이어 "이제라도 묘를 이장하거나, 친일행적을 표식이라도 하자는 법안을 '국민 편 가르기'라며 반대하는 이들이 주요 정치 세력의 하나인 모습은 부끄러움을 더하게 한다"며 이른바 '파묘법' 추진에 반대하는 야당을 겨냥했다.

정청래 의원도 "반민족반역 역사는 100년 전에도 50년 전에도 지금도 옷의 색깔을 바꿔 입으며 면면히 암약하고 있다. 우리는 이들을 통칭해 토착 왜구라 부른다"면서 "민족반역자를 철저히 처벌하고 나서 프랑스는 톨레랑스 관용의 나라, 문화예술의 강국이 됐다. 광복절에 새삼 토착 왜구와 프랑스의 민족정기 바로 세우기의 기풍을 생각한다"고 했다.

오기형 의원은 "정부와 국회는 2010년 친일재산조사위 해산 이후 지리멸렬했던 친일파 재산 환수 과정을 엄중하게 성찰해야 한다. 여전히 몰염치한 친일파 후손보다 더 강한 자세로 친일파 재산을 환수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상설기구인 2기 친일재산조사위를 만들어서라도 마지막 1필지의 친일재산까지 환수하여 역사적 정의를 세워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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