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빅리거의 날'…류현진도, 김광현도 웃었다
류현진, 6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2승 수확57구 던진 김광현, 3⅔이닝 1실점…선발 '합격점'
한국을 대표하는 두 좌완 투수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나란히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고, 함께 미소지었다. 류현진은 18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5-1로 앞선 7회초 마운드를 내려간 류현진은 토론토가 7-2로 승리를 거두면서 시즌 2승째(1패)를 수확했다. 김광현은 이날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벌어진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선발 데뷔전을 치렀고, 3⅔이닝 3피안타(1홈런) 1실점으로 호투, 팀의 3-1 승리에 발판을 놨다. 마무리 투수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김광현은 빅리그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합격점을 받을만한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한국 최고의 좌완 류현진과 김광현이 같은 날 선발 투수로 예고되면서 한국 야구 팬들을 설렘을 안고 18일을 맞이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투수가 같은 날 선발 등판하는 것은 13년 만의 일이다. 2007년 4월 16일 콜로라도 로키스 소속이던 김병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선발로 나섰고,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뛰던 서재응은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아가고 있는 류현진과 우여곡절 끝에 선발 기회를 잡은 김광현이 같은 날 선발 등판하는 것은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2019시즌을 마친 뒤 4년간 8000만달러의 거액을 받고 토론토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은 개막 이후 두 차례 등판에서 부진했다. 7월25일 탬파베이와의 개막전에서 4⅔이닝 3실점했고, 7월31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4⅓이닝 5실점으로 흔들려 패전 투수가 됐다. 그러나 8월 첫 등판이었던 이달 6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는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토론토 이적 후 첫 승을 수확했다. 12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불펜 탓에 승리를 날린 류현진은 시즌 2승을 정조준하고 이날 마운드에 올랐다. 김광현에게는 이날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선발 등판을 하는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늦어지면서 손꼽아 기다리던 빅리그 데뷔가 차일피일 미뤄진 김광현은 마무리 투수라는 낯선 보직으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김광현은 7월2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개막전에서 팀이 5-2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하고 세이브를 수확했다. 이후 세이브 상황이 오지 않고, 세인트루이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경기가 줄줄이 취소돼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류현진이 일정대로 선발 등판한 가운데 16일 경기를 재개한 세인트루이스가 김광현을 18일 선발로 예고하면서 한국인 투수가 같은 날 등판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류현진은 재차 에이스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내면서 시즌 초반 부진을 지웠다. '칼날 제구'를 선보이면서 토론토가 기대하던 모습을 보여줬다. 류현진은 앞선 4차례 등판에서 모두 볼넷을 허용했는데, 이날은 삼진 3개를 잡는 동안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지난 12일 마이애미전을 마친 뒤 "볼넷이 가장 싫다. 다음 경기에서는 볼넷을 주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던 류현진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냈다. 류현진은 포심패스트볼(22개)와 체인지업(22개), 컷 패스트볼(21개), 싱커(21개), 커브(7개)를 적절히 섞어던지며 타자와의 수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갔다. 김광현은 시즌 도중 보직을 바꾼데다 24일 만에 실전을 치러 투구수가 60개 안팎으로 제한돼 있었는데, 57개의 공을 던지면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1회말 모자를 잘못 착용했다가 바꿔쓰는 등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였지만, 김광현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1회말 1사 만루, 3회말 무사 1, 2루의 위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아울러 안정적인 제구력도 뽐냈다. 김광현은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속도를 조절해 두 가지로 나눠 던졌고, 체인지업과 커브도 빅리그에서 통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4회말 이언 햅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은 것과 볼넷 3개를 내준 것이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되지만, 선발로서 신뢰를 심기에 부족함이 없는 투구 내용이었다. 13년 전 같은 날 선발 등판한 김병현과 서재응은 다소 아쉬움을 남긴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병현은 3이닝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서재응은 7이닝 4실점을 기록하고 승패없이 물러났다. 이번에는 달랐다. 류현진도, 김광현도 각기 성과를 남기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한국 야구 팬들에게도 8월18일은 잊을 수 없는 날로 남게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