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오지호 "'태백권' 도포 입자 절로 뒷짐…부드러운 액션 신선"
영화 '태백권' 계승자 역할 맡아평범함 속에 숨겨진 고수 변신
배우 오지호가 영화 '태백권'에서 무술 태백권의 계승자로 또 다른 액션을 선보인다. 액션에 남다른 애정을 보인 그는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태백권'은 신선하고 실험적이었다"며 "부드러움을 보여주는 액션"이라고 말했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태백권'은 태백권의 계승자가 사라진 사형을 찾기 위해 속세로 내려왔다가 지압원을 차리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코믹 액션이다. 오지호는 극 중 태백권의 유일한 계승자이자 사형을 찾으러 왔다 졸지에 지압원 원장이 되어버린 '성준' 역을 맡았다. 영화에서는 우리나라 3대 산의 이름을 활용한 태백권부터 백두권, 금강권까지 3개 문파가 등장한다. 공격적인 호랑이 권법의 '백두권', 방어에 초점을 둔 흘리는 기술의 '태백권', 자연과 조화를 이룬 봉술 '금강권'으로 이름을 붙였다. 오지호는 "태백권을 하면서 재미있었던 건 도포를 입는 순간 저절로 뒷짐을 진다"며 "다른 액션과 달리 태백권은 온화해지고 차분해지는 매력이 있다. 부드러움을 보여주는 무술이기 때문에, 동작을 크고 부드럽게 표현했다. 재미있었고, 다른 액션을 만나도 그만의 다른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영화 속 '태백권'은 가상의 무술이지만, 택견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오지호는 '태백권', '프리즈너' 등 최근 잇따른 액션 영화로 작품을 위해 5개월 동안 닭가슴살만 먹으며 4㎏을 빼기도 했다. 그는 "'태백권'은 각 산의 이름을 딴 고수를 만들고, 그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며 "주성치의 '쿵푸 허슬'을 보면 평범한 사람들이 다 고수다. 그런 개념이다. 언젠가 주성치와 같은 영화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대본을 봤을 때 딱 '태백권'이 그랬다. 비현실적이어서 재밌다"고 강조했다.
"(최상훈) 감독님이 그래도 연기적으로 조금 달랐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저도 늘 염두에 두고 연기하죠. 그 과정에서 감독님이 제안한 게 안경이에요. 한번 써보자고 했고 처음엔 내키지 않았는데, 큰 수확이었죠. 슈퍼맨처럼 안경을 썼다가 벗으면 고수가 되죠. 실제 안경을 벗고 도포를 입는 순간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남들이 모르는 카타르시스가 있어요." 영화는 가족애를 담고 있다. 오지호가 맡은 '성준'은 생활력 없는 남편이지만, 한편으로 가족을 지키기 위한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 2014년 결혼해 두 아이의 아빠인 오지호는 극 중 역할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그는 "가족들이 같이 볼 수 있는 따뜻한 영화"라며 "만화 같은 내용"이라고 말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한 '성준'의 마음이 바탕이 돼요. 이게 없으면 코믹도, 액션도 할 수 없죠. 또 제가 진짜 아버지이다 보니까 결혼 전과 후로 아역 배우를 볼 때 달라요. 지금은 아역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고 뭐가 필요한지 알 수 있죠. 그래서 촬영할 때 더 편해요." 극 중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지만 '태백권2'가 나온다면 달라지지 않겠냐며 너스레도 떨었다. 오지호는 "사형에 대한 마음이 크다 보니 아내 입장에서는 미흡한 게 많다"며 "뼛속까지 무술인인데 '태백권2'가 나오면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한다"고 크게 웃었다. 영화 속에서 억척스러운 아내 '보미' 역을 맡은 신소율도 언급했다. 그는 "깜찍하고 귀여운 장점이 있다"며 "그런 모습 속에 자신도 모르는 코믹 요소가 있다. 현장에서 애드리브를 해도 잘 받아치더라"라고 칭찬했다.
언제 가장의 무게감을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아이들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오지호는 "아이들이 금방 크더라. 아이가 둘이 되면서 무게감이 훨씬 커졌다. 첫 아이가 여섯 살이고, 둘째가 두 돌이 됐다.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주고 싶고 강인하게 키우고도 싶다. 최근 코로나19 상황도 안타깝고,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차기작은 정해졌다. 우선 드라마로 하반기에 안방극장을 찾아갈 예정이다. 드라마 '추노', '직장의 신', 영화 '7광구' 등 다양한 연기 활동을 해온 그는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많은 장르를 했죠. 주변에서는 악역을 해보면 어떠냐고도 해요. 저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예전에 한번 한 적은 있지만, 준비가 덜 돼 있었고 크게 각인되지는 못했어요. 기회가 돼서 악역이 들어오면 준비를 많이 해서 제대로 해보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