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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아간다는 기쁨…'마흔의 인문학 살롱'

등록 2020-08-21 16:46:15   최종수정 2020-08-31 11: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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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마흔의 인문학 살롱 (사진=카시오페아 제공) 2020.08.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2009년부터 운영하는 블로그 '우재의 올리브 동산'에서 미술사, 세계사, 그리스 신화, 와인의 주제를 인문학적 시선으로 통찰해온 작가 우재가 처음으로 책을 펴냈다.

'마흔의 인문학 살롱'에는 인문학 공부를 통해 마흔 이후의 흔들리는 삶 속에서 자기중심을 지켜내고 새롭게 제2의 인생을 펼쳐나가게 된 저자의 경험이 담겼다.

공자가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 하여 불혹(不惑)이라고 일컬었던 마흔 살 무렵, 저자는 삶의 뿌리부터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회사에서 주어지는 일들도 잘해냈고 겉으로 보기에는 무난하고 평탄한 일상이 이어지는 날들이었지만,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권태로움과 무기력함이 가득했던 시절이었다.
 
그 무렵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저자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꿈이 오래된 기억 한 자락을 추억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몸을 움직였다.

저자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문화센터에 찾아가 회화 수업을 등록했다. 20대에는 졸업과 취업을 위해, 30대에는 사회에서 나만의 자리를 잡아나가기 위해 훗날로 기약 없이 미루기만 했던 그림 그리는 삶에 대한 동경이 일상으로 자리 잡는 순간이었다.

마음의 길을 따른 이 작은 행동 하나가 마흔 이후 저자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그림을 그리다 보니 작품을 창조해낸 예술가들의 삶이 궁금해졌고, 그 궁금증은 저자의 관심을 미술사 공부로 향하게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미술사 공부를 하다 보니 역사, 신화, 철학 등 다양한 인문학의 세계를 만나게 됐다.  하나의 공부는 또 다른 공부, 신세계와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니었고, 쟁취하고 싶은 목적이 있어서 했던 공부가 아니었기에 마흔 살 이후에 시작한 저자의 인문학 공부의 여정은 그 자체로 순정한 즐거움과 삶이 깊고 풍성해진다는 흔쾌한 감각이 흘러넘친다.

저자는 이 책 에필로그에서 "나는 40대가 되어서 나를 위한 진짜 공부를 시작했다"며 "성인이 되고 난 뒤 스스로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관심을 가진 분야를 공부하는 것은 학창 시절 공부와는 전혀 다른 재미와 성취감을 주었다. (…) 마흔의 공부가 재미있었던 이유는 공부를 해나가면서 오랫동안 이해되지 않던 내 마음의 다양한 감정과 억압에 대해 이해가 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를 조금씩 알아간다는 것은 대단히 큰 기쁨이었다"고 털어놓았다. 268쪽, 카시오페아, 1만68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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