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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집단감염, 교회만큼 많은 곳 없어…꼭 협력 당부"

등록 2020-08-27 16: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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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불가피한 경우 규제…감염병예방법 제도화"

"객관적 상황은 교회 지도분들께서도 인정해야"

"협의체 좋은 방안…상황 맞는 예배법 논의 필요"

"지금 최대 고비…3단계로 가면 국민 삶 무너져"

"빠른 시일 내 안정이 최선…꼭 좀 협력해 달라"

"비대면이 힘든 영세 교회 정부가 나서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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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한국교회총연합 김태영,류정호,문수석 공동대표회장을 비롯한 한국 교회 지도자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08.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홍지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신앙을 표현하는 행위, 예배하는 행위는 최대한 국가가 보호해야 하지만, 불가피한 경우에는 규제할 수 있도록 감염병예방법상 제도화돼 있다"며 "그런 객관적 상황만큼은 교회 지도자분들께서 인정하셔야 한다"고 간곡히 요청했다. 비대면 예배 등 정부 방역 지침에 난색을 표하는 기독교계에 협조해줄 것을 거듭 요청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국 교회 지도자들과의 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 이같이 언급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내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예배가 기독교계에 얼마나 중요한지, 거의 핵심이고 생명 같은 것이라는 점을 잘 안다"며 "그래서 비대면 예배나 다른 방식이 교회와 교인에게 곤혹감을 주는 것,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 확진자의 상당수가 교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집단감염에 있어 교회만큼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 없다. 그것이 현실"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종교의 자유 자체, 신앙의 자유 자체, 하나님에 대한 신앙, 예수님에 대한 신앙은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절대적 권리"라면서도 감염병예방법상 규제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 대해 이해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일방통행식이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와 교회 간에 좀 더 긴밀한 협의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장이 제안했던 '정부-교회 협의체' 마련안에 대한 지지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런 협의체를 만드는 것은 아주 좋은 방안"이라며 "기독교만이 아니라 여러 종교들도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은 꼭 좀 반영이 되도록 해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또 "잠시 며칠이 아니라 긴 세월을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살아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수그러지다가도 불쑥불쑥 집단감염이 생겨나는 일이 늘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예배 방법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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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한국 교회 지도자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수석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 문 대통령, 이홍정 한국기독교회협의회 총무, 김종준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총회장. 2020.08.27.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모든 교회에 비대면 예배를 일률 적용하는 데 대해 어려움을 토로한 교회 지도자들을 향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대다수 교회는 방역에 열심히 협조하고 있으니 교회를 구분해 주면 좋겠다는 말씀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며 "하지만, 소수 교회 때문에 일어난 일인데 모든 교회에 (비대면 예배를) 일률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니, 교회를 분별할 수 있도록 교회인증제를 도입하자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참으로 힘든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 최고의 고비"라며 "이 고비를 막지 못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가면 아마도 교회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거의 멈추다시피 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또 "국민의 삶이 무너지는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 번 멈추고 나면 다시 되돌리는 데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 선에서 확산을 멈추고, 빠른 시일 안에 안정시켜서 우리 모두의 활동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 최선"이라며 "정해진 기간까지만은 꼭 좀 협력해 주시기를 당부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옥석을 가리지 않고 일률적으로 조치 내리는 부분에 대한 안타까움은 이해하지만, 그 부분은 받아들여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다만 "위기 상황을 벗어나 안정화가 되면 협의체에서 그런 의논들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비대면 예배 자체가 힘든 영세한 교회에 대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도울 수 있는 길이 있다"며 "영상 제작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제도 계속 협의해 나가면서 합리적인 방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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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한국교회총연합 김태영,류정호,문수석 공동대표회장을 비롯한 한국 교회 지도자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08.27.  [email protected]
일부 지도자들이 가짜뉴스와 관련한 엄정한 대응을 요청하자 문 대통령은 "가짜뉴스는 저희도 단호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를 비난하거나 대통령을 모욕하는 정도는 표현의 범주로 허용해도 된다"며 "대통령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말해 일부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문 대통령은 "방역을 방해해서 다수 국민께 피해를 입히는 가짜뉴스는 허용할 수 없다"며 "일부 교회가 가짜뉴스의 진원이라는 말도 있으니 그 점에 대해서는 우리가 (함께) 노력을 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와 관련해 "정부 간 역할이 활발하면 정부가 앞서가고 민간이 따라가면 되겠지만, 정부 간 협력이 막혀 있을 때는 민간이 앞서 나가면서 후퇴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교회나 교단 차원에서 이뤄지는 남북 협력 노력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오찬 대신 다과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당초 예정됐던 시간을 넘겨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를 끝낸 후 종교 지도자들에게 넥타이를 선물했다. 21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착용했던 넥타이와 같은 제품으로, 국가 위기를 통합과 화합 정신으로 극복하자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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