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능선 넘은 김종인호…'정책 구체화' '불만 완화' 과제
구체적 정책 뒷받침 미비, 중진들 불만 장애물외부 연대 단절에 "텃세 부려서는 안돼" 지적도내년 4월 보궐선거 전 당내 여론 잡기 숙제로
짧은 기간이었지만 김 위원장이 시도한 혁신의 공로는 작지 않다. '기본소득' 이슈를 끌어오면서 이전과는 다른 보수정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했고 역대 대표 중 최초로 광주 5·18 묘역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모습으로 신선함을 더했다. 취임 100일에는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변경하고 새로운 정강·정책을 내놓았다. 당 내에서 문제가 됐던 국회의원 4선 연임 금지 등의 조항은 제외됐지만 '한국형 기본소득' 등의 내용이 담겨 김 위원장의 중도 행보 방향성과 일치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쇄신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 눈길을 끌 만한 다양한 프레임을 제안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정책으로 이를 뒷받침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게다가 당 내 중진들의 산적한 불만도 번번이 장애물이 되고 있다. 우선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당의 정책 방향을 제시할 '정책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각 분야별 위원장을 내정해 구체화에도 시동을 건 상태다. 정무·기재·예결 분야를 맡을 제1정조위원장은 류성걸 의원, 농해수·산자중기·국토 분야를 담당할 제2정조위원장은 이헌승 의원, 운영·법사·행안 분야를 맡을 제3정조위원장은 박완수 의원이 임명됐다. 제4정조위(외통·국방·정보), 제5정조위(복지·환노·여가), 제6정조위(교육·과방·문체) 위원장은 각각 김석기, 임이자, 박성중 의원이 맡는다.
김 위원장은 "앞서 광복절 집회, 전광훈 목사와 아무 관계가 없다"며 극우세력과 절연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바 있고, 자신의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연대에 대한 질문에 "어떤 생각을 갖고 정치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알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페이스북에 글을 게재해 "당 밖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의 복당도 막고 있다. 당내 대선 잠룡으로 거론되는 분들에 대해서는 '백종원씨는 어때?'라는 말로 평가절하했다"며 "그런데 이낙연 대표와 잘 지내자고 한다. 친문환영, 반문사절이다"라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장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원회가 새로운 기득권이 되어 텃세를 부려서는 안 된다. 더 넓게 더 크게 합치고 통합해 나가야 한다"며 "'당의 사유화'라는 불길한 조짐이 기우(杞憂)이길 바란다"고 했다.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굵직한 정치 일정이 예정된 만큼, 당 내 비판 여론을 불식시키고 힘을 모으기 위한 김 위원장의 향후 대응에 눈길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독단적 리더십'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지적에 "리더십이 독단적이라고 말씀하는 것을 다 알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당을 운영하는 데 개인의 의사를 억지로 관철시키려고 노력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