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방탄소년단 '세계관'?...조카들 만나기전 K팝 꿀팁
요즘 K팝 아이돌 기획사에서 통하는 경구 중 하나다. '세계관'이라는 표현에 대해 낯설어하는 중장년들이 있을 수 있다. 이제 세계관에 대해 알아야 MZ세대와 문화적 교감을 할 수 있는 시대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조카들을 만나지 못해도 세계관에 대해 알아두면 손해볼 것이 없다. 이들과 소통할 때 조금이나마 거리감도 줄어들 테니까. ◇판타지 SM 류 VS 현실 빅히트 류 '방탄소년단 유니버스'(BU). K팝 팬들 사이에서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 '다크 유니버스' 등 할리우드의 대형 영화 스튜디오의 세계관보다 더 유명한 세계관이다. 세계관은 지적인 측면뿐 아니라 실천·정서적 측면을 아우르는 세계 파악을 목적으로 한다. 철학 용어이던 세계관은 게임, 영화 등으로 넘어오면서 시나리오의 근간을 이루는 시간적, 공간적, 사상적 배경을 가리키게 됐다. 캐릭터부터 전반적인 이야기를 구성하는 뼈대다.
K팝 아이돌 그룹 사이에서 유행하는 세계관을 가장 먼저 끌어들였다는 평가를 받는 팀은 SM의 그룹 '엑소'다. 엑소의 팀명은 태양계 외행성을 가리키는 '엑소플래닛'에서 가져왔다. 엑소 세계관에서 멤버들은 이 행성에서 온 것으로 간주, '결빙' '치유' '공간이동' 등 멤버마다 초능력도 부여했다. 엑소를 비롯해 샤이니, NCT 127, 웨이션브이 등 SM의 어벤저스로 구성된 그룹 '슈퍼엠'도 일종의 SM 세계관의 연장이다. 사실 SM의 판타지적 영웅서사 세계관은 일찌감차 차곡차곡 쌓아져 왔다. 지난 2000년 3D로 개봉한 1세대 아이돌 그룹 'H.O.T.'의 영화 '평화의 시대'가 예다. 2200년을 배경으로 H.O.T 멤버들이 지구연방 축구대표팀으로, 은하계 축구대회에서 활약하는 내용이었다. 아시아를 평정한 그룹 '동방신기'의 팀명에는 '동쪽에서 신이 일어나다'란 뜻을 담았다. 엑소 멤버들이 포함된 SM의 연합그룹 '슈퍼엠'을 통해서 SM 식 K팝의 영웅서사가 외부로 확장하는 데 이르렀다. 세계적인 캐릭터 기반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마블(MARVEL)과 특별한 컬래버레이션한 것이다. SM 식 'K팝 세계화'의 증거다. 슈퍼엠은 이번 앨범 '슈퍼 원'을 발매하면서 마블과 협업도 발표, 슈퍼엠 캐릭터와 '어벤져스'로 대표되는 마블 영화 속 히어로 캐릭터가 어우러진 한정판 패키지 컬렉션을 지난 9월25일 미국에서 먼저 공개했다.
빅히트의 방탄소년단은 세계관을 현실에 도입한 팀이다. '학교 3부작' '청춘 2부작'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등 앨범을 낼 때마다 연작 형식으로 스토리텔링을 형성한 뒤 한 세계관을 만들고 팬들을 끌어들였다. 이런 공감대는 세계적인 팬덤 구축으로 이어졌다. 방탄소년단 인기의 분명한 발화점이 된 '윙스'는 이들의 '성장 서사' 콘셉트가 절정에 달한 앨범이다.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인 '데미안'을 모티브로 삼았다. 주인공 '싱클레어'가 세계의 균열을 인식하면서 겪는 성장담을 철학적으로 담아낸 소설이다. 이 세계관은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내에서 확장한다. 빅히트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큰손 CJ ENM이 손잡은 레이블 빌리프랩이 론칭한 보이그룹 결성 프로젝트인 엠넷 '아이랜드'는 '데미안' 속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에서 모티브를 삼았다. 프로그램의 메인 로고는 알이 큐브 안에 갇혀 있는 모양이다. 방탄소년단의 현실 고민 세계관은 코로나19 시대에 위로로 나아가고 있다.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서 통산 3주 1위를 차지한 싱그 '다이너마이트'를 통해 코로나 시대에 희망을 이야기한 방탄소년단은 최근 '제75차 UN 총회'에서 특별연사로 나서 비슷한 맥락을 이야기했다. "삶은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 함께 살아냅시다.(Life goes on. Let's live on.)"다.
◇세계관의 백화제방 SM 그룹들과 방탄소년단의 영향을 받아 대다수의 K팝 그룹은 세계관을 강조한다. 그룹 '온리원오브'는 최근 발표한 '얼음과 불의 노래'(a sOng Of ice & fire)'는 블록버스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원작 소설인 조지 R.R. 마틴의 '얼음과 불의 노래'를 모티브로 삼았다. 얼음과 불이라는 상극의 소재와 그루비룸의 감각적인 사운드가 결합했다. 신인 보이그룹 '고스트나인(GHOST9)'은 데뷔 앨범 '프리 에피소드 1 : 도어(PRE EPISODE 1 : DOOR)'를 발표하면서 '지구공동설'이라는 세계관을 내세웠다. 지구의 속이 비어있고, 양극인 북극과 남극 사이에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존재한다는 가설이 기반이다.
걸그룹 '이달의 소녀'(LOONA)는 '세상의 모든 이달의 소녀를 위해', '세상의 모든 이달의 소녀들에게'라는 슬로건을 통해 세계관을 정립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SM의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지원사격을 받고 있다. 엑소나 방탄소년단처럼 꾸준히 서사를 쌓아온 팀이 아니면, 그룹이 내세우는 세계관을 이해하거나 공감하기 어렵다. 그래서 FNC엔터테인먼트처럼 K팝의 세계관을 담아내는 영화를 제작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오는 10월8일 개봉 예정으로 케이팝(K-POP)과 케이무비(K-MOVIE) 융합 프로젝트를 표방하는 '피원에이치: 새로운 세계의 시작'(감독 창, 제작 FNC스토리·창 픽쳐스)이다. 별의 정기를 타고난 소년들의 성장 세계관을 극영화화시킨 작품으로, 이를 바탕으로 한 그룹 '피원하모니'도 론칭한다. 창 감독은 "케이팝 아티스트들은 자신들의 음악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차별점이 있어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우리의 이야기가 곧 모두의 이야기임을 증명하며 세계 영화 팬들의 인정을 받은 한국 영화와 그 결이 동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