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발표 파장…與 "정치적 편향" vs 野 "탈원전 사망선고"
월성 1호기 '경제성 저평가' 지적에 정치권 요동국민의힘 "文 탈원전 정책 국정농단…고발 추진"민주당 "논란 키운 감사원 유감…기승전 탈원전"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서 계속 가동의 경제성이 낮게 평가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정치권에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야당은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에 대한 사망선고'라면서 신한울 3·4·5호기 공사 재개 등 탈원전 정책 폐기를 요구하며 흔들기에 나섰고, 여당은 일부 절차 미흡이 지적됐을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둘러싸고 대치하던 여야 전선이 '탈원전 공방'으로 확대되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구두논평을 통해 "결국 탈원전은 허황된 꿈이었음이 증명됐다"며 "그동안 원칙을 무시하고 근거도 없이 추진됐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실질적인 사망선고"라고 주장했다. 윤 대변인은 "감사원은 할 일을 했다. 이제 정부가 답해야 할 차례"라며 "대통령 공약을 지키기 위해 무리하게 밀어붙였던 탈원전 정책을 즉각 폐기하고 대한민국 원전산업 부활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도 "군사작전하듯 원전 폐쇄에 나섰던 정황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이 국가의 기본 시스템을 파괴한 행태였다. 감사원 감사과정에서 드러난 감사 방해와 증거 인멸에 나선 산업부와 한수원 관계자들을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들 역시 성명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시작된 탈원전 정책이 국정농단이었음이 자신이 임명한 감사원에 의해 그 전모가 드러났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을 혼란케 했고 대한민국 국민에게 막대한 경제적 부담과 지역갈등을 안겼던 탈원전 정책은 사형선고를 받은 만큼 문재인 대통령은 이러한 에너지 정책 혼란과 사회적 갈등, 경제적 부담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성 1호기 폐쇄 결정과 관련해선 "명명백백한 수사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명확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등 관계자들의 사과와 함께 신한울 3·4·5기 공사 재개를 촉구했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도 "원전 조기 폐쇄가 아무리 중요하다 하더라도 객관적 수치까지 조작하는 건 그야말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범죄행위이며 국정 농단한 국민 기망 행위"라면서 수사를 촉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감사원이 발표한 감사 결과는 일부 절차 미흡에 따른 기관경고와 관계자 경징계에 불과하다"며 "월성 1호기 폐쇄결정이 잘못됐다거나 이사들의 배임과 같은 문제는 전혀 지적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신 대변인은 월성 1호기 계속 가동 경제성 저평가에 대해선 "경제성 평가는 향후 발생할 일에 대한 예측일 뿐,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뒤 "통상적인 감사에 불과한 이번 감사를 마치 에너지전환 정책의 심판대인 양 논란을 키운 국민의힘과 감사원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원은 총선을 코앞에 두고 3일 연속 감사위원회를 열어 무리하게 의결을 시도하기도 했다"며 "또한, 내부 관계자만 알 수 있는 감사의 내용이 특정 보수언론을 통해 단독이란 제목으로 보도될 뿐만 아니라 진술 강요, 인권 침해 등 강압적인 감사에 대한 폭로도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월성 1호기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을 멈춰야 한다"며 "그저 정쟁을 위해 탈원전 정책 폐기를 제1의 에너지 정책으로 내걸고 틈만 나면 가짜뉴스를 만들어 국민을 현혹 할 것이 아니라 세계 에너지 정책의 변화를 직시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전환에 동참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환경운동가 출신 양이원영 의원은 논평을 통해 "통상적인 감사에 불과한 이번 감사를 마치 에너지전환 정책의 심판대인 양 논란으로 만든 것은 최재형 감사원장의 책임이 크다"고 최 원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그는 "최 원장은 '대선에서 41% 지지밖에 받지 못한 정부의 국정과제'라는 등 정치적 편향성을 그대로 드러내 스스로 논란을 만들어 왔다"며 "무리하게 감사를 끌어온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대해선 "경제성 평가 결과의 신뢰성 저하된다는 의견일 뿐 경제성 평가가 잘못됐다고 하지 않았다. 아무리 애를 써도 월성 1호기는 경제성도 없고 안전하지도 않은 원전이라는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며 "이제 월성 1호기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중진 우원식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 정도 사안을 가지고 1년을 넘게 논란 키워온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며 "감사결과 경제성 평가기준이 미비해서 평가 결과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그동안 원자력업계과 야당에서 주장했던 것처럼 폐쇄 결정이 잘못됐다거나 이사들의 배임이라 주장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꼬리가 몸통이 될 수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우 의원은 "한전의 적자도 탈원전 때문이고, 전기요금 누진제도 탈원전 때문이고, 태풍으로 태양광 시설이 무너져도 탈원전 때문이라며, 에너지 정책의 모든 결론은 탈원전이라며 ‘기승전 탈원전’식의 소모적 논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감사원에서도 밝힌 것처럼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는 월성 1호기 폐쇄를 번복하는 결정이 아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불필요한 논란과 공방을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안전성을 도외시하고 경제성에 집착하는 사고방식이야말로 개발독재의 잔재"라며 "국민의힘은 이번 감사 결과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쟁거리로 간주하여 무의미한 이전투구를 벌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감사원은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보고서를 통해 월성 1호기의 즉시 가동중단 대비 계속 가동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한수원 이사회의 월성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은 안전성·지역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 이뤄졌다는 것을 이유로 들며 감사원의 이번 감사 범위에서는 제외됐다고 언급해, 가동중단 결정 자체에 대해선 판단을 보류했다. 감사 대상자들에 대해서도 징계 관련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