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음모론]방역 무력화하고 '아노미' 초래할 수도
생명 직결 '코로나' 소재…파급력 크고 넓어"예방지침 안지켜 감염병 확산 초래할 수도""불신조장 '아노미' 불러…사회갈등 조정 안돼"
#. 지난 8월 사랑제일교회 신도 등을 중심으로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정부가 확진자 수를 조작하고 있다', '성북구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으면 무조건 양성이 나오니 검사받지 말고, 받더라도 민간병원에서 받으라'는 등 각종 음모론이 쏟아졌다. 이를 믿은 일부 사람들은 진단을 받지 않거나, 치료를 받지 않고 도망갔고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수는 600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 음모론'도 난무하고 있다. 정제되지 않은 정보가 인터넷 커뮤니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끊임없이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건강, 생명과 직결된 코로나19가 음모론의 소재가 되다보니 주목도가 훨씬 높아 파급력이 크고 광범위하다. 전문가들은 무차별적 코로나 음모론은 정부와 의료기관의 신뢰를 갉아먹고, 개인이나 집단이 기관의 조언에 따르지 않고 예방지침을 지키지 않게 돼 감염병 확산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홍나래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 음모론은)서로 미워하고 혐오하게 만드는 것은 둘째치고 무엇보다 방역을 방해할 수 있다"면서 "가령 개인이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 고 오인해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으면 정부의 대응을 어렵게 만들어 결국 사회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증상 감염, 산발적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악의적인 거짓정보 양산과 유포는 방역체계를 무력화시켜 사회구성원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고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감염병은 내가 방역수칙을 준수해도 나머지 다른 사람들이 잘 지키지 않으면 더 위험할 수 있다"며 "방역은 사회구성원 전체가 일치단결해야 하는데, (음모론은)편을 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 음모론은 불신을 조장해 사회가 '아노미'(anomie·혼돈)에 빠질 수도 있다. 정부는 여러 이익집단의 사회 갈등을 조정할 힘을 잃게 되고, 사람들은 무기력한 상태에서 충동적인 행동을 할 확률이 높아져 사건·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서로 공격을 주고받다보면 흙탕물 싸움이 되고, 피로도만 높아져 아무것도 믿기 싫고 관심 자체가 없어지는 현상이 증폭될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가짜뉴스가 시민사회에서 자체 정화되도록 해야한다"며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사람들이 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자연도태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