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희선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 다 보여준 것 같아 만족"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 종영 인터뷰천재 물리학자·주원 엄마 1인2역 변신20대부터 40대까지 연령대 모두 소화"주원·곽시양, 착하고 성실한 배우들"
배우 김희선이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 종영 소감으로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은 다 보여드린 것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앨리스'는 지난 24일 최종회 9.1%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시청률 기준)로 막을 내렸다. 최근 화상으로 인터뷰한 김희선은 "예전에는 첫 방송이 20% 아래로 나온 적이 거의 없었다. 욕심에 15%는 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시청률 1위라고 하니까 만족한다"고 밝혔다. 김희선은 극 중 시간여행의 비밀을 밝히려는 천재 물리학자 '윤태이'와 시간여행자이자 그 비밀을 쥔 미래의 과학자 '박선영'으로 1인2역을 소화해냈다. 전작 '나인룸'에서도 1인2역을 한 김희선은 "한 사람을 연기하는 것보다 재미있다"며 "오롯이 한 역할만 하면 이제는 심심하다"고 웃었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 역할을 하다 보니 어려움도 있다. 김희선은 "대사 분량이 매우 많다"며 "드라마 촬영은 시간적인 한계가 있다 보니까 선영이한테 감정이 다 빠져나오지 않았는데, 곧바로 태이로 다시 분장하고 최대한 빨리 감정과 연기 톤을 바꿔야 하는 점은 힘들었다"고 말했다.
"20대는 오래돼서 생각이 잘 안 나요. (1999년 드라마) '토마토' 때 상징적인 머리띠와 곱창밴드로 포인트를 줬고 캠퍼스 룩을 입었죠. 사실 얼굴은 감출 수 있지만 목소리 연기가 어려웠어요. 제가 20대 때 갖고 있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안 나오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나왔죠. 그래도 20대는 산뜻하게, 30대는 물리학 교수답게, 40대는 엄마로 모성애를 보여주려 했죠." 김희선이 맡은 박선영은 '박진겸' 역을 한 주원의 엄마 역할이다. 주원의 엄마 역이라는 점에서 걱정도 했지만, 아들을 지키려는 뜨겁고 강인한 모성애를 보여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제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이에요. (주원은 초반에 고등학생으로 나오는데) 그래도 모성애가 다르진 않다고 생각했어요. 딸아이를 생각하며 연기한 적도 많고 제가 가진 모성애를 최대한 담으려고 했죠. 인상 깊게 봐주셨다면 반은 성공했죠. 주원 엄마로 나올 때 많이 울었다는 문자도 받았는데, 열심히 한 만큼 잘 표현된 것 같아 만족해요."
김희선은 이 같은 엔딩에 대해 "시청자들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드린 것 같아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휴먼 SF를 내세운 '앨리스'는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시간여행 SF로 어렵다는 평도 나왔다. 김희선은 "모성애와 연결해 쉽게 풀려고 했는데 물론 어렵다고 하는 분도 있을 것"이라며 "시간이나 비용적 한계로 처음 생각한 만큼 많이 못 보여 드린 것 같아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SF 연기는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어떻게 나올지 연기할 때는 몰라요. 첫 회에 태이가 미래에서 과거로 와서 총 쏘는 장면도 CG로 만든 총이었거든요. 상상에 맡겨서 촬영하는데 적응이 잘 안 됐죠. 상상하고 추측하며 연기하니 한계도 있고 어렵긴 했죠. 그래도 앞으로 더 질 높은 SF 장르를 위해 많은 시도를 했으면 좋겠어요."
"주원은 막내라서 그런지 애교도 많고 살가워요. 연기도 잘하고 좋은 배우죠. 몸 관리를 많이 하는데 건강을 생각하면서 항상 제 것까지 챙겨주고 누나 춥다고 옷도 벗어주고 많이 배려해줬죠. 곽시양도 너무 착하고 성실해요. 가끔 통화할 때 보면 늘 대본 연습을 하고 있어요. 둘 다 저한테 '예쁘다', '여신님이다' 하면서 기분을 좋게 해줘서 촬영장 가는 게 즐거웠죠." 촬영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야외 촬영이 다 취소되는 상황도 있었다. "25년 넘게 연기를 했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죠. 지난해 11월부터 촬영했는데 코로나19가 2~3월께 본격적으로 터지면서 야외 촬영이 취소됐어요. 모두 세트장으로 바뀌었고 무대 세트팀과 소품팀이 밤새가며 고생을 너무 많이 했죠." 드라마처럼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면 아무 걱정 없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김희선은 "20대 때는 원 없이 활동해 다시 가기 싫다. 다시 그렇게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고 웃었다. "20대 때의 활동이 있어 지금의 제가 있지만, 당시엔 쉬면 존재감이 사라질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었죠. 한 작품 끝나면 바로 다음 작품을 하고 수동적으로 연기했다면, 지금은 시간을 갖고 시나리오를 충분히 보면서 제가 하고 싶은 작품을 하고 감독님한테 자유롭게 의견도 낼 수 있는 나이와 경력이 됐죠. 사실 지금이 가장 좋아요. 굳이 간다면, 엄마가 주는 용돈을 받고 원 없이 놀던 시절로 가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