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홍진영 "트로트 전성기, 이런 날 올 줄 알았어요"
오늘 오후 6시 새 싱글 '안돼요' 발매
'미스 트롯' 이전에 홍진영(35)이 있었다. 이미자, 나훈아·남진, 주현미, 트로트 4대 천왕으로 이어지다 1990년대 들어 기근 현상을 보인 트로트의 명맥을 이어온 몇 안 되는 가수다. 최근 논현동 카페에서 만난 홍진영은 최근 '미스 트롯' '미스터 트롯'으로 촉발된 트로트 붐에 들떠 있었다. "이 붐이 오래 갔으면 해요. 트로트에는 다양한 매력이 있고, 즐거움도 있고, 흥도 있으니까요." 내친김에 홍진영은 트로트 장르 사냥꾼으로 나섰다. 지난 4월 탱고 트로트 '사랑은 꽃잎처럼'을 발표했다. 2일 오후 6시에 공개한 새 싱글 '안돼요'(Never Ever)는 '트로트 발라드'를 표방한다. 홍진영은 '트발'로 압축해서 부르는 이 곡에 대해 "연인이 떠나간 후 이 세상에 나 홀로 남은 여자의 심정을 드라마틱하게 담아냈다"고 소개했다. 작곡은 가수 황치열, 작사는 갓떼리 C가 했다. 두 사람은 발라드, 트로트계를 대표하는 가수로 절친한 사이다. 트발 '안돼요'는 두 사람의 호흡과 시너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곡이다. "매번 새로운 도전이 재미있어요. 노래를 부를 때도, 창법에 변화를 주려고 하죠. 발라드를 접목하다 보니, 녹음을 할 때 황치열 씨가 비브라토(목소리를 떨리게 하는 기교로 트로트에서 자주 사용됨)를 최대한 빼달라고 요청했는데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하." 홍진영의 도전은 가창에만 한정돼 있지 않다. '안돼요'의 작사가 갓떼리 C는 홍진영의 작사가 부캐릭터다. 개그맨 김영철의 트로트곡 '따르릉'도 홍진영이 작사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로 회사 운영이 힘겨웠다. 평소 출연하던 행사는 100분1가량으로 확 줄어들었다. 평소 시간을 소분해 쓰며 바쁘게 지내는 홍진영은 대신 각종 사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화장품 사업을 하고 있는데, 조만간 다이어트 보조제 사업도 할 예정이다. 앞으로 '제작자 홍진영'의 모습도 예고했다. "트로트 가수는 무엇보다 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노래는 기본이고요. 관객들을 한번에 아우를 수 있는 매너가 있어야죠." 사실 홍진영은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처음에 대학로의 연극에 발을 들여놓았다. 약 1년간 무대에 오르다 원래 꿈이던 가수를 위해 2007년 여성그룹 '스완' 멤버로 데뷔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팀은 와해됐다. 이후 2008년 직장인의 실수담을 콩트화한 KBS 2TV '사이다'의 한 코너 '안나의 실수'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2009년 트로트가수로 전향해 발표한 '사랑의 밧데리'가 대박이 나면서 인기 가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처음 트로트를 시작했을 때는 쉽지 않았다. "외톨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디에도 속하기 힘든 느낌이었다"고 돌아봤다. 트로트계에서는 아이돌 취급을 당했고, 그렇다고 트로트로 전향했으니 아이돌 영역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결국 두 장르를 아우를 수 있는 대중적 가수가 돼야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노력하면 언젠가 인정 받는 날이 오겠지'라는 것이 제 첫 번째 계획이었고요.열심히 하다 보니, (트로트계) 선배님들도 인정해주시더라고요."
지난 추석 연휴 TV뿐만 아니라 정치·사회를 달군 나훈아를 보고"정말 레전드죠. 닮고 싶은 분"이라면서 "저 역시 오래 오래 나이가 먹어도 사랑 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나훈아가 사랑 받는 이유는 여러 개지만 그 중 노래 실력, 작곡·작사 실력은 빼놓을 수 없다. 홍진영은 끼 때문에 노래 실력이 평가절하되긴 했지만, 장르불문하고 또래 가수 중 내로라하는 가창을 자랑한다. "저 음역대가 넓고, 음도 높이 잘 올라가거든요.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을 많이 하다보니 대중이 음악적으로 체감하실 기회가 적죠. 봄, 가을로 나눠 계속 신곡을 발표할 예정인데 2년 뒤에는 정규 앨범도 내고 싶어요." 홍진영 소속사 이름인 'IMH'은 '아임 홍진영'을 뜻한다. '홍진영 답다'는 건 무엇을 뜻할까. "유쾌하고 당당하며 제 의견을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는 것!? 호호."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