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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파라고?…FA시장, 벌써 293억원 '돈잔치'

등록 2020-12-17 05:00:00   최종수정 2020-12-21 09: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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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발 FA' 두고 뜨거운 경쟁

허경민 85억원·정수빈 56억원에 두산 잔류

오재일 50억원에 삼성행·최주환 42억 받고 SK와 계약

30대 후반 최형우도 3년 47억원 받고 KIA 잔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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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이번 겨울 국내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한파'를 빗겨간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인해 KBO리그 각 구단들이 관중 관련 수입과 광고 수입에서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구단들이 예년과 비교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탓에 이번 FA 시장에는 찬바람이 불 것으로 보였다. 일각에서 '이번에 FA가 되는 선수들은 운도 없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다. FA 권리를 행사한 16명의 선수 중 7명이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계약 총액이 293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29일 시작된 FA 시장은 초반에는 다소 잠잠했다. 1일 김성현이 2+1년, 최대 11억원에 원 소속팀 SK 와이번스와 계약하고, 3일 김용의가 1년 총액 2억원에 LG 트윈스에 잔류한 것을 제외하고는 굵직한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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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삼성 라이온즈가 FA 오재일(오른쪽)과 계약했다. 사진은 오재일과 원기찬 삼성 대표이사.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그러나 탐색전을 벌이던 대어급 FA들이 속속 계약하면서 FA 계약 총액 규모는 가파르게 늘어났다.

내야수 최대어 허경민은 원 소속팀 두산 베어스와 최대 7년, 85억원에 계약했다. 4년간 65억원의 조건이고, 4년 계약이 끝난 뒤 선수가 원하면 자동으로 3년 20억원의 계약이 실행되는 '선수 옵션'이 포함된 계약이다.

11일에는 첫 외부 FA 계약이 나왔다. 두산발 FA 중 한 명인 최주환이 SK 와이번스와 4년 최대 42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어 14일 두산에서 뛰었던 오재일이 삼성 라이온즈와 4년 최대 5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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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주환(왼쪽)이 SK 와이번스와 FA 계약을 맺었다. 사진은 최주환과 민경삼 SK 대표이사.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같은 날 내년에 38세가 되는 베테랑 최형우가 3년 총액 47억원의 조건에 원 소속팀 KIA 타이거즈에 잔류했다.

16일에는 이번 FA 시장의 외야수 최대어인 정수빈이 원 소속팀 두산과 6년 최대 56억원에 계약서에 사인했다.

두산에서 쏟아져나온 FA 영입에 복수 구단이 관심을 가지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됐고, FA 시장이 뜨거워지는 결과를 낳았다. 게다가 지난 시즌 하위권에 머문 팀들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분위기를 달궜다.

허경민의 경우 원 소속팀인 두산을 포함해 3~4개 팀이 관심을 보이면서 몸값이 올라갔다. 두산은 무턱대고 거액을 베팅하기보다 팀에 애정이 깊은 허경민에 장기 계약을 제시해 마음을 사로잡았다. 선수가 자유롭게 택할 수 있는 '선수 옵션'이라는 묘수가 통했다.

당초 SK는 최주환 영입에 4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지만, 지방 구단이 영입전에 뛰어들면서 2억원 올린 42억원을 제시했다. 최주환에도 3개 팀 정도가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재일은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좌타 거포를 필요로 하는 복수의 팀으로부터 관심을 받았고, 몸값이 뛰었다. 삼성 구단이 워낙 공을 들이기도 했으나 결국 높은 금액을 베팅한 것이 오재일 영입전의 승리 비결이었다.

정수빈의 경우에도 한화 이글스가 4년 40억원을 내밀며 러브콜을 보냈다. 연평균 금액만 따지면 한화의 제시액이 더 높지만, 오재일을 놓친 뒤 정수빈 계약에 힘을 쏟은 두산은 6년의 장기 계약을 제시하면서 정수빈을 붙잡았다.

한 해 FA 계약 총액 규모는 2016년 766억2000만원(21명 계약)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왔다. FA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지적 속에 구단들은 '거품 빼기'에 나섰다. 지난해 겨울 2020년 FA 19명이 계약을 맺었는데, 계약 총액은 401억2000만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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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수빈(오른쪽)과 전풍 두산베어스 대표이사.(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아직 시장에는 9명의 FA 선수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하락세를 보였던 FA 계약 총액 규모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2016시즌이 끝난 뒤 역대 FA 최고액인 4년 150억원을 받고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한 이대호가 얼마에 재계약할지가 총액 규모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시즌 연봉이 25억원인 이대호를 영입하는 팀은 보상금으로 최소 50억원을 내놔야 해 이적이 쉽지 않다.

LG 토종 좌완 에이스로 뛰던 차우찬도 아직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차우찬의 경우 2016시즌을 마친 뒤 4년 95억원에 LG와 계약한 바 있다.

삼성이 잔류를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인 FA 우규민과 이원석도 아직 시장에 남아있다. 2016시즌이 끝난 뒤 우규민은 4년 65억원에, 이원석은 4년 27억원에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또 굵직한 내야수 FA 중 한 명인 김재호가 아직 미계약 상태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장을 던진 국내 최고 좌완 투수 양현종이 뜻을 이루지 못하고 국내에 잔류할 경우 KIA는 큰 돈을 투자할 전망이다. 이러면 계약 총액 규모는 더 늘어나게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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