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출마, 反文 빅텐트냐 분열이냐…야권 '경선' 관건(종합)
당 대 당 결선, 국민의힘 경선 1/n 참여 등 거론安, 범야권 연립 지방정부 제안…국민의힘 입당 불가김종인 "野 후보 중 한 명…크게 대응할 필요 없다"오신환 "범야권 공동경선" 김근식 "통합경선해야"기존 주자들은 견제…"경선 안 하는 '꽃철수' 안 돼"국민의당, 선거 막판 당 대 당 후보단일화 가능성
벌써부터 단일후보 선출과 관련된 각종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안 대표의 결단이 '반문 빅텐트'의 기폭제가 될지, '야권 분열'의 씨앗이 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국민의힘 내부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안 대표는 전날 출마회견에서 "내년 4월 보궐선거 승리는 정권교체를 위한 7부 능선을 넘는 것이다. 제가 앞장서서 그 7부 능선까지 다리를 놓겠다. 반드시 이겨 정권교체의 기반을 만들겠다"며 "야권 단일후보로 당당히 나서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경선 참여 여부에 대해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다. 공정한 경쟁만 할 수 있다면 어떤 방식이든 다 좋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이미 '야권 단일후보'를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안 대표의 출마 선언문에 국민의힘이 술렁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야권 후보단일화 방식을 놓고 세 가지 방안이 거론된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 경선에 1/n로 참여하는 모델, 선거 막판 후보 단일화를 위해 당 대 당 결선 경선을 치르는 이른바 '박영선-박원순식 단일화' 모델, 당 소속과 상관없이 야권의 모든 후보들이 반문(反文) 빅텐트를 치고 통합경선(원샷 경선)을 치르는 모델이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예비경선은 100% 일반시민 여론조사를 실시해 본경선 진출자 4인을 결정하되, '정치신인트랙'을 운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본경선은 책임당원 투표 20%, 일반시민 여론조사 80%로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일반적으로 유권자 관심과 투표율이 저조한 재보궐선거의 특성상 안 대표 입장에선 책임당원의 비중의 의식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높이더라도 경선이 '조직싸움'이란 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긴급 소집한 화상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안 대표에 대해 크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대위원은 "우리가 제1야당인데 안 대표는 '야당 후보 중 한 명'이라는 정도로 언급했을 뿐 위원장님 말씀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다른 비대위원도 "2011년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박원순 시민후보가 두 번의 경선을 치른 적 있는데 안철수 대표가 그 정도의 유력한 주자, 독보적인 존재감을 갖고 있지 않거니와 현재 국민의힘이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오차범위 내에서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기 때문에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들어와서 선거를 같이 치르는 게 어렵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인 정진석 의원은 안 대표를 향해 "소아를 버리고 대의만을 좇아야 한다"며 "이기적인 자기중심적 사고를 과감히 버리고 야권 통합의 밀알이 되겠다는 겸허한 자세와 희생정신을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옛 안철수계인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후보 단일화 방식으로 '순차경선'과 '통합경선'을 제시하면서 "순차경선은, 국민의힘 후보가 국민의당 후보 안 대표와 막판 단일화하는 방식"이라며 "안 대표 입장에서는 2011년 박영선-박원순 단일화 모델을 기대할 수 있다. 전제는 국민의힘 후보에 비해 월등히 높은 지지도를 안 대표가 유지하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힘에서 열심히 경선을 거쳐 승리한 후보가 당밖의 안 대표와 한 번 더 단일화 경선을 치루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만약 안 대표가 이 방식을 고집한다면, 결과적으로 시장 출마는 야권 단일화가 아닌 본인 단일화의 고집밖에 되지 않는다. 야권 단일화가 아닌 야권 분열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보수 야권 인사들이 만든 정치 협동조합인 '하우스(How’s)' 이사장을 맡고 있는 오신환 전 의원도 모든 후보들이 참여하는 "범야권 원샷 경선, 범야권 공동 경선"을 제안했다.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안 대표의 출마를 환영하면서도 "정치 입문 10년 동안 한 번도 경선하지 않고 꽃가마 탄 특권의식이나 이번에도 경선 없이 쉽게 가고 싶은 '꽃철수'는 안 된다"며 국민의힘 안에서 경선을 요구했다. 김선동 전 사무총장은 "안철수 포함 '원샷 경선론'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국민의힘대로 미스터트롯 방식의 인물발굴에 나서면 된다. 그러면 당의 후보가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다. 그 상황에서 안철수 후보가 여전히 의미 있는 후보로 남아 있다면 그 때 범야권후보 경선판을 만들면 된다"며 '3단계 경선론'을 주장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 사이에선 안 대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박수영 의원은 "코로나도 부동산도 법치주의도 엉망으로 망치고 있는 문재인 정권에 대항한 빅텐트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당당히 합당해서 경선해도 좋고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막판 경선을 해도 좋다. 무조건 문 정권 종식시키고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한 빅텐트를 지금부터 만들어가자"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경선에 1/n로 참여하는 방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권은희 원내대표는21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과 입당을 해서 단일화를 하는 방법은 서울시민들의 인식에 비춰봐서는 더 잘한 선택은 아닌 것 같다는 부분에 대해서 저희들의 인식과 판단을 좀 공유를 하고 있다"며 사실상 완곡한 표현으로 거부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이 국민의힘으로 들어가는 방식에 대해서는 제일 후순위냐'는 사회자 질문에도 "지금 현재의 상황으로 봤을 때는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 저희들의 판단"이라고 답했다. 당 사무총장인 이태규 의원도 MBC라디오에 출연해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해 경선을 치를 가능성에 대해 "현재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원샷 경선부터 국민의힘 후보를 선출하고 안 대표와 단일 경선을 붙이자는 다양한 얘기가 있지만 판단해본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안철수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음 서울시 집행부는 범야권 연립 지방정부가 되어야 한다"며 이른바 '연립 서울시 정부'를 제안했다. 이를 두고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 후보 단일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 입당이나 양당 간 통합에는 선을 긋고 '거리두기'를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