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pic] 세밑 케밥 사랑 전달하는 예멘 출신 '찐난민' 압둘라
"노숙인들은 내부의 난민"코로나19 영향으로 끼니 걱정케밥 120인분 매주 무료급식"도움 줄 수 있어 행복" 함박웃음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2018년 5월 14일. 예멘 난민 알와일리 압둘라 타하카셈은 한국에 입국한 날짜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예멘에서 터진 내전으로 말레이시아를 거쳐 한국으로 입국했다. 2018년 무사증 제도로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인은 총 561명이다. 그중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예멘인은 단 4명. 압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난민은 인도적 체류자 지위로 한국에 머물고 있다. 난민으로 인정되지 못해 한국으로 가족을 데리고 오지는 못하지만, 그는 ID카드를 발급받고 은행 계좌를 사용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말했다.
압둘라는 2018년 10월 경기 오산에 예멘인 쉼터에서 한국디아코니아 대표 홍주민 목사와 한국디아코니아협동조합 김상기 이사장을 만났다. 본국과 말레이시아 식당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압둘라는 난민들의 취업과 자립을 돕기 위해 홍주민 목사가 수원에 개업한 ‘YD 케밥하우스’에서 직원으로 일하게 됐다
‘YD 케밥하우스’는 올해 6월29일부터 매주 화요일 수원역에서 노숙인들에게 케밥 120인분을 무료로 나눠준다. 홍주민 목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무료급식소가 닫혀 노숙인들이 며칠 씩 끼니를 거른다는 소식을 듣고 나눔을 시작했다.
김상기 이사장은 “예멘 난민에 대한 도움을 이어갈수록 노숙인에 대한 마음의 짐이 커졌다”며 “사회에서 밀려나 제자리로 돌아갈 수 없는 노숙인은 예멘 난민과 다를 것 없는 내부의 난민이라고 생각한다”고 노숙인들에게 봉사하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케밥 무료 나눔에는 예멘 난민 압둘라도 함께한다. 압둘라는 매주 만나는 노숙인들에게 반갑게 인사하고 혹시나 전달받지 못한 노숙인이 있을까 수원역 구석구석 꼼꼼히 확인한다. 그는 어떤 마음으로 노숙인들에게 케밥을 전달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아직은 서툰 한국말로 “너무 좋다. 도움 받기만 하다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좋다”라고 답했다. 나눔이 끝날 때 까지 압둘라의 미소는 계속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