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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안철수 "野 단일화 돼도 與와 박빙…3자 구도 절대 안 돼"

등록 2021-01-20 06:00:00   최종수정 2021-01-25 09: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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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향해 경선 개방 요구…단일화 불 지펴

"공당 대표에 입당·합당하라 요구 굉장히 무리"

"언택트 선거는 인지도와 대표성 높아야 승리"

"의사·기업가·교육자 다방면 현장 경험이 강점"

"날더러 '철수의 달인'이라지만 난 '안철수'다"

"차차기 대선? 서울시장으로 성과 내면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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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중앙당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01.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미영 김지은 문광호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국민의힘 후보들 간 단일화 문제를 놓고 샅바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안 대표가 19일 선제 공격을 날렸다.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하라고 국민의힘에 전격 요구한 것이다.

안 대표에 단일화 조건으로 입당과 합당까지 내걸었던 국민의힘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 경선 게임이 본격 시작되자 야권의 관심은 이들 '빅2'로 쏠렸다. 여기에 '민주당-국민의힘-안철수' 3자 구도로 선거전이 전개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안 대표로서는 단일화 논의 불씨를 살려야 할 상황에 맞닥뜨렸다. 결국 후보 단일화에 대해 그동안 입을 닫고 있던 안 대표는 야권의 '각개전투'는 필패라며 국민의힘에 적극적인 손짓을 했다.

이제 공은 국민의힘으로 넘어갔다. 안 대표의 제안에 대해 "우리당 후보로 승리해야 한다. 안철수는 안된다"라며 자강론을 고집해왔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장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막판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 위원장의 '선거 계산기'가 안철수와 국민의힘 후보 중 하나를 두고 작동할 일만 남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전(空轉)하던 단일화 논의에 불을 당긴 안 대표를 19일 오후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만났다.

안 대표는 이날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단일화는 목표도 절차도 합리적이어야 한다"면서 "단일화를 통해 이루려는 게 뭔가 이것부터 먼저 합의돼야 하고, 후보는 물론 지지자까지 인정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아이디어를 내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일화 논의와 관련해 국민의힘 일각에서 나온 입당과 합당 요구는 합리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는 뜻이다.

그는 "국민의힘에서 단일화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가진 적이 한번도 없다. 김종인 위원장 말이 다르고,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 말이 다르고, 또 네거티브성 발언을 하는 의원들 말 다 다르다"면서 "지금 국민의힘 요구들이 언론을 통해 표출되고 그러는데, 실무협상 등 공식적인 형태가 아니라 공중으로 오고가는 그런 단일화 논의는 예전에도 없었다"라고 했다.

이어 "(나에게) 입당하라고 했지 않나. 입당 안 한다고 하면 단일화 안 한다는 걸로 비쳐질까봐 조심스러워 별말을 안했다"면서 "나는 공당 대표 아닌가. 현역 국회의원이 있는 정당이고 당원들도 많고 지지율도 10% 정도인 정당인데 당 대표가 탈당하면 지지자들은 내가 야권후보가 된다해도 안 찍을 거다. 공당 대표에 자기 당을 버리라는 건 굉장히 무리한 요구"라고 밝혔다.

이날 안 대표가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서둘러 국민의힘에 '오픈 경선'을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선거 승리를 통한 정권 교체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는 확인된 만큼 이제 한 쪽에서라도 단일화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안 대표의 판단이다. 그런 계산 아래 국민의힘 경선이 더 진행되기 전에 안 대표가 '선수'를 친 셈이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안 대표의 생각은 확고하다. 3자 구도로는 절대 민주당을 이길 수 없고, 반드시 단일화해 승리해야 하지만 자신이 가장 승리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안 대표는 이번 선거가 '박빙'이 될 거라 전망했다.

그는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이 35~38%, 국민의힘 지지율은 20~25%다. 국민의힘이 15% 뒤지는데 힘든 싸움 아니겠나"라면서 "민주당이 강한 조직을 동원하면 무슨 수로 이기나. 여기에 백신 접종 쇼에 재난지원금 준다하고 시진핑 방한 쇼까지 하면 이길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어 "게다가 서울시 25개 구청장 중 24명이 민주당 소속이고 110명 시의원 중 101명이 그렇다. 역사상 한 정당이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이렇게 강고한 세력을 가진 전례가 없다"면서 "최강 조직에 대응하려면 국민의힘 지지자, 국민의당 지지자, 중도성향, 합리적 진보층, 무당층까지 이탈하지 않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단일화가 필수고, 단일화가 돼도 박빙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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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중앙당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01.19. [email protected]

이어 "이들을 어떻게 잃지 않을 수 있나. 모든 사람이 보기에 단일화도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법이어야 가능하다"면서 "여러 아이디어를 내야지 자기에게만 유리한 방법을 고집하고 네거티브만 하면 야권 전체에 좋을 리가 없다"고 꼬집었다.

안 대표는 이번 선거에는 야권 대표성이 있는 사람,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나서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야권 단일화를 해도 지면 무슨 소용이냐. 신인일 수도 있고 정치를 한 경력이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번 선거는 중요한 지점이 언택트 선거라는 점"이라면서 "언택트 선거는 지난 총선에서도 경험했지만 대면 접촉이 힘드니 인지도를 갑자기 올리기 힘든 선거"라고 설명했다.

지지율과 서울시장 적합도에서 현재까지 여야를 통틀어 선두를 달리고 있는 자신이 가장 적격자란 얘기다.

안 대표는 자신의 강점으로 정치, 경제, 사회 등을 아우르는 다방면에서의 현장 경험을 내세웠다.

그는 "서울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코로나 대응, 부동산 문제, 일자리 등 민생 해결"이라며 "저는 의사 출신으로 진료, 의료봉사 수준을 넘어 정부가 방역과 백신 등에서 정책으로 해야할 부분을 정확히 알고 있다. 그 부분은 누구보다 자격이 있다"라고 자신했다.

이어 "또 저는 무에서 유를 만드는 창업을 해서 일자리를 만들어본 사람으로 그냥 막연히 공부만 한 사람과 다르다. IT산업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도시에 어떻게 적용하는지도 제가 적임자고, 교수 출신으로 교육 현장에 있어 서울시 교육의 역할을 모두 채울수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길 수 있는 후보란 여론조사 가상 대결에서 나타나듯 오차 범위 밖에서 (내가) 이기는 결과들이 나온다"면서 "재보궐 선거는 투표율이 낮아 강고한 민주당 조직이 투표에 참여하면 힘들어진다. 그렇지만 언택트 선거 상황에서 인지도와 지지율이 이 정도면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거듭 강조했다.

경선 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달라는 안 대표의 요구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환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이 예비경선을 치르는 동안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김종인 위원장이 당 후보들로만 경선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 자체 후보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 대표는 단일화가 불발되는 최악의 상황도 가정해두고 있지 않을까.

그는 '단일화에 성공 못해도 완주할 각오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단일화가 안 되는 경우는 염두에 안 둔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단일화가 안되는 건 정권 교체 포기 선언이기 때문에 3자 구도로 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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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중앙당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21.01.19. [email protected]

안 대표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유력한 야권 대선 후보였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서울시장은 생각없다"고 했다가 입장을 뒤집었다.

그는 이런 결정과 관련해 "지난해 10월부터 정계 학계 언론 등  많은 분들이 찾아와서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서울시장 보선을 야권이 지면 대선도 없다고 했다. 거기서 고민이 시작됐다"면서 "당시는 오세훈, 나경원 두 사람이 안 나올 가능성도 많다고 봤다. 그러면 서울시장 선거가 너무 불투명해서 앞이 보이질 않는 거다. 고민은 더 커졌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 3가지 일이 일어났다. 공수처법을 포함한 여러 법안을 민주당이 밀어붙여 의회 민주주의가 파괴된 일, 또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가 열렸다. 말도 안 되는 무리한 요구들이었다"면서 "결정적으론 대통령이 확보 되지도 않은 백신을 갖고 국민들에게 마치 계약이 확정된 것처럼  거짓말하는 것을 보고 정말 분노했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야권이 지고 다시 정권이 계속 가는 걸 두고 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지난해 12월 20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했다. 딱 한 달 전이다. 서울시장 재선까지 고려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차기 대선은 사실상 안 대표와 거리가 멀어졌다. 김무성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안 대표의 이번 결정을 지지하면서도 다시 또 올라갈 가능성은 없다고 봤다.

안 대표는 이에 대해 "사람들은 내가 물러난 적이 없는데 계속 철수한다는 이미지를 조작한다"면서 "나는 뚝심을 가지고 밀어붙여서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이래 처음으로 혼자서 38석의 정당을 만들었다. 이후 대선도, 지방선거도 끝까지 돌파했다. 나는 중간에 그만둔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나는 입이 1개인데 철수했다는 사람 입이 100만개니 국민들은 그렇게 믿는 것"이라며 "철수 안 한다. 이름처럼 해야죠. '안철수'"라며 웃었다.

안 대표에게 차차기 대선은 유효하다. 이 때문에 '1년 3개월 서울시장-재선 4년-2027년 대선'이 그가 그리는 '안철수의 로드맵'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는 "인정을 받아야 자격이 주어지는 게 대선 후보"라며 "총선은 하고 싶다고 도전할 수 있지만 대선은 그렇지 않다. 서울시장에 당선되고 기대한 만큼 성과가 나면 그때 (대선) 자격이 주어지는 거지 지금부터 뭘 하겠다고 선언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안 대표는 최근 각계 인사들을 만나고 공약 준비와 토론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서울시'를 구상해보라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조언과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의 국민 분열 우려를 깊이 새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토론까지 가면 안철수는 흠결을 드러낸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들의 희망사항이다. 지난 대선 때 드루킹으로 인한 악의적 네거티브 댓글들에 감정 조절이 안된 건 사실이지만 그 외의 토론은 내가 1위란 평가를 받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여권에서도 가능하면 많은 사람이 나오면 좋겠다. 제대로 정책 경쟁, 비전 경쟁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나오면 그 과정을 통해 실제로 서울시에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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