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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도심 속 리테일 테라피…여의도 '더현대 서울' 가보니

등록 2021-02-24 15:00:41   최종수정 2021-03-02 09: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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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여의도 파크원에 신규 점포 오픈

자연 채광·초록빛 가득한 복합문화쇼핑공간

공원 산책하듯…영업면적 줄이고 힐링공간 넓혀'

에·루·샤, 3대 명품 유치가 당면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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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더현대서울. (사진=현대백화점)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백화점이야, 공원이야?"

유리 천장으로 쏟아지는 자연채광, 12m 높이의 인공폭포, 1만1240㎡의 조경 공간. 답답한 실내에 매장이 꽉 들어찬 기존 백화점과는 궤를 달리하는 쇼핑 시설이 등장했다. 오는 26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 정식으로 문을 여는 '더현대 서울'이다.
거대 폭포에 1000평 잔디밭
24일 사전 개장한 더현대 서울을 찾았다. 현대백화점은 이 곳을 '자연 담은 미래 백화점'이라고 칭한다. 와보기 전까지는 교외형 아울렛이 아닌 서울 한복판 실내 백화점과 '자연'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 짝인듯 보였다. 1층에 들어서는 순간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더현대 서울은 천장부터 1층까지 건물 전체를 오픈시키는 건축 기법을 도입했다. 자연채광을 맞으며 쇼핑을 할 수 있어 실내에 있는데도 공원을 거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인공 폭포가 설치된 1층의 '워터폴 가든(740㎡, 224평)과 5층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3300㎡, 1000평)'도 자연친화적 콘셉트에 한 몫 했다.

5~6층 '그린돔'은 화룡점정이다. 프랑스 국립박물관인 '그랑 팔레'의 상징 '돔 천장'을 모티브로 했다. 이 곳엔 스페셜티커피 브랜드 '블루보틀'과 수제버거 브랜드 '번패티번', 이탈리아 그로서란트 '이탈리(EATALY)'가 있다.

영업면적을 줄이고 휴식 공간을 늘린 것이 더현대 서울의 특징이다. 전체 영업 면적(8만9100㎡) 가운데 매장 면적(4만 5527㎡)이 차지하는 비중은 51%에 불과하다. 나머지 절반 가량을 실내 조경이나 휴식 공간으로 꾸몄다. 이 곳의 영업면적 대비 매장 면적 비중은 현대백화점 15개 점포의 평균(65%)보다 30% 가량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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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더현대서울. (사진=현대백화점)
백화점에서 실내 동선에 대해 얘기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 '유모차가 몇 대나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느냐'다. 보통 3~4대면 공간을 넉넉하게 구성했다고 보는데, 이 곳은 무려 8대다. 그래서인지 백화점이라기보다는 복합쇼핑몰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곳의 이름도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이 아니라 복합문화쇼핑공간을 추구하기 위해 '더현대 서울'이라고 지었다. 더현대 서울 곳곳에서 "돈 쓰러 오는 곳이기도 하지만 놀러오라"는 의도가 엿보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매장을 걷는 동선 너비가 다른 백화점 점포들에 비해 2~3배 가량 넓다"며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동선 너비를 넓히고 순환동선 구조로 매장을 구성했다. 내부 기둥도 없애 고객들에게 개방감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1층 노른자 땅을 전시 공간에 양보한 점도 눈에 띄었다. 점포 오픈을 기념해 '스프링 포레스트(Spring Forest)'라는 이름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휘날리는 벚꽃과 하늘에 떠있는 달이 정원 연못에 아른거리며 비치는 모습을 표현했다. 공간에 흩어져 있는 여섯 그루의 나무에서는 안개 방울이 뿜어져 나온다. 떨어지는 안개 방울을 손 위에 담으면 방울이 터지면서 몽환적인 연기르 남기고 사라진다.
MZ세대 겨냥 MD구성...3대명품 부재는 아쉬워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과 이어지는 지하2층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내점하는 젊은 세대들을 위한 브랜드를 앞세웠다. H&M그룹 최상위 SPA 브랜드인 '아르켓(ARKET)'의 아시아 첫 매장,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에서 운영하는 스니커즈 리셀 전문 매장 'BGZT랩', 명품 시계 리셀숍 '용정콜렉션' 등이 입점했다.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위마켓'에는 오전 10시30분께부터 번호표를 받으려는 소비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축구장 2개를 합친 면적보다 넓은 지하1층 식품관도 볼만하다. 입점 브랜드 수는 90여개다. 기존 최대 규모였던 현대백화점 판교점보다 10여개 더 많다. 푸드트럭 8대가 들어선 '푸드트럭 피아자'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신개념 푸드코트인데, 현대는 이 곳을 활용해 새로운 F&B 매장을 발굴하고 글로벌 식문화 공간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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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더현대서울 내부전경.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더현대 서울이 휴식 및 힐링공간을 강조한 것은 물론 강점이지만, 요즘 백화점 매출은 명품과 리빙에서 거의 다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에르메스, 샤넬, 루이 비통 등 속칭 '3대 명품'이 없다는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백화점 측은 차별화된 공간을 강조해 유통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면 브랜드와의 협상에서도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루이 비통 등 유명 명품 브랜드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오픈 후에도 지속적으로 명품 브랜드를 보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 백화점에선 어떻게 쇼핑할까
매장 곳곳에는 '리테일 테크(Retail-tech)'를 접목한 공간과 서비스도 선보인다. 패션잡화, 생활용품, 식음료, 굿즈 등 200여 상품을 판매하는 '언커먼스토어'에서는 근무자가 없어도 물건을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다. '현대식품관 투홈' 모바일앱의 QR코드 체크인 기능을 사용해 매장에 입장하고, 선택한 상품을 갖고 매장을 나가면 사전에 등록해놓은 결제수단으로 5분 내 자동 결제된다.

1층에는 안내로봇과 안전관리 로봇이 돌아다닌다. 투홈 모바일앱을 활용하면 6층 전문식당가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예약할 수 있고, 발렛 데스크에 가지 않아도 출차 예약을 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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