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中대사 "韓백신 접종에 시진핑 방한 여건 조성될 것"
한국 부임 1주년·뉴시스 창간 20주년 단독 인터뷰"中일대일로-韓신남방·신북방 정책 심도있게 연계"'김치 종주국' 논란 "수천년간 왕래, 영향 주고받아""중·미 회담서 협력에 집중…관계 정상화에 힘써야"
싱 대사는 한국 부임 1주년을 맞아 지난 10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주석이 한국은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된 후 우선적으로 방문을 고려하는 나라라고 했던 말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싱 대사는 이어 "시 주석이 7년 만에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양국 각 분야의 실무적 협력에 강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며 "중한 관계를 '공동 발전을 실현하는 동반자, 지역 평화에 힘쓰는 동반자, 아시아의 진흥을 위해 협력하는 동반자, 세계 번영을 촉진하는 동반자'로 발전시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싱 대사는 베이징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1년 북한으로 유학을 가서 사리원농업대를 졸업했다. 이후 중국 외교부 아시아국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중국대사관에서 참사관, 공사 등을 역임해 이번이 4번째 한국 근무다. 중국 외교부에서 30년 가까이 한반도 업무를 담당한 '한반도통'이다. 그는 지난해 1월30일 한국에 부임한 후 2월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유창한 한국어를 무기로 정치권과 재계 등 각계각층을 만나 중국 정부의 입장을 전하고, 우군을 확보하는 광폭 외교를 벌이고 있다. 다음은 싱하이밍 대사와 일문일답. - 코로나 상황에서 한국에 부임한 지 1년이 됐다. 그간 한중 관계에 대해 평가해 달라. "세 가지 '통(通)'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중한 양국은 정치적으로 시종일관 긴밀한 소통을 유지했다. 우리는 시진핑 주석과 문재인 대통령이 연이어 세 차례 전화 통화를 가질 수 있도록 최일선에서 노력했다. 양제츠 주임과 왕이 국무위원의 방한을 맞이했고, 제7차 재한 중국인민지원군 열사 유해의 인수인계 업무를 순조롭게 완수했다. 둘째, 중한 양국은 경제적으로 계속 상호 이익과 소통을 유지했다. 중한이 연합 방역 협력 체제를 수립하고 인적 왕래를 편리하게 하기 위한 '신속통로'제도를 가장 먼저 시행할 수 있도록 추진했다. 셋째, 인문적으로 시종 민심의 소통이 유지됐다. 방역 협력 과정에서, 중한 양국 국민은 서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 '도불원인, 인무이국'(道不遠人, 人無異國·도는 사람과 멀리 있지 않고, 사람은 나라에 따라 다르지 않다)의 정신을 보여주는 미담들을 남겼다." -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연기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가능한가.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문은 양국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며 저 역시 한국처럼 고대하고 있다. 신년 초 양국 정상이 전화 통화를 가졌을 때, 시진핑 주석은 방한 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양국 외교부도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이 시진핑 주석이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된 후 우선적으로 방문을 고려하는 나라임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상황을 낙관하기는 어렵지만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특히 한국의 백신 접종이 순차적으로 추진되면서 한국 코로나19 상황의 전면적인 통제가 가능해져 이번 방문에 필요한 여건이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 시진핑 주석의 방한은 한중 관계에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 "중한 양국은 내년 수교 '이립(而立)의 해(30주년)'를 맞아 양자 관계가 질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중요한 계기를 맞는다. 시진핑 주석이 7년 만에 다시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직접 만나 양자 관계와 공동 관심사인 지역 및 국제사회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양국 각 분야의 실무적 협력에 강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또한 중한 관계를 '공동 발전을 실현하는 동반자, 지역 평화에 힘쓰는 동반자, 아시아의 진흥을 위해 협력하는 동반자, 세계 번영을 촉진하는 동반자'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게 될 것이다." - 최근 중국이 한국 게임에 대해 판호를 발급했지만 한국 내에서는 여전히 '한한령(限韓令)'으로 한중 간 문화, 경제, 환경, 역사 등 분야에서 교류 협력 확대를 제약하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한한령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하지만 몇 년 전 중한 간 교류 협력에 일부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주로 양국 여론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양국의 공동 노력으로 현재의 상황이 이미 많이 변화되고 호전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작년 12월과 올해 2월, 한국산 게임 2종이 중국의 판호를 받았다. 우리는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하며 좋은 소식이 점점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인류는 코로나19 기승과 경기 침체, 기후 변화 등 유례없는 전 세계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자주의야말로 대세이며, 글로벌 협력은 민심이 지향한다. 국제적으로 배타적이고 정치적인 '소집단(小集團)'을 만들어 다른 국가를 겨냥하고 억제하는 것은 역사의 대세에 역행될 뿐 아니라 출로가 없게 된다. 세계화의 배경 속에서 각국의 이익이 깊이 융화되고 있고 공급사슬과 산업사슬이 서로 의존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한 국가를 배제하고 두 개의 시장, 두 개의 산업사슬을 인위적으로 나누는 것은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며 이는 실현될 수 없다. 각국이 상호 존중과 신뢰, 호혜와 상생이라는 올바른 협력관을 견지해야만 좋은 인연을 널리 맺고 안정적으로 멀리 나아갈 수 있다." - 미국이 12일 쿼드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다음주 국방장관과 국무장관이 함께 일본과 한국을 방문하는 아시아 외교전에 나선다. 한국의 쿼드 참여에 대한 생각은. "중한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이며 우호적인 이웃이다. 한미 양국은 전통적인 동맹국이다. 중한, 한미 이 두 관계가 함께 발전하는 것은 서로 모순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자주의와 국제협력은 전 세계의 이익에 부합하다. 하지만 현재 일부 국가들은 다자주의를 빙자해 폐쇄적인 집단 정치를 하고 있다. 다자주의를 이데올로기화하고 특정 국가를 겨냥한 소위 가치관 동맹을 만든다면, 새로운 분열을 만들고 새로운 충돌을 일으킬 뿐이다. 우리는 이를 단호히 반대한다. 각국이 개방과 포용, 협력과 상생의 원칙을 지키며 관련 협력을 추진하기를 바란다. 또 이를 통해 진정한 다자주의를 함께 수호하고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란다." -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심화되고 있는 미중 갈등의 해법은. "국내총생산(GDP) 1·2위 국가로 모델에 차이가 있고, 모순이 있는 것은 부인하지 않겠다. 다만 모순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다. 예컨대 방역, 경제 회복, 기후 변화, 한반도 문제는 협력하고, 양국 관계는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서로는 모순되는 문제는 대화를 통해 관리해야 하는데 오판하면 안 된다. 서로 오판하면 충돌이 일어난다. 우리는 어느 나라를 견인해 그룹을 나눠 상대하는 것을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관건은 양국이 솔직한 소통으로 이견을 적절히 관리하고 충돌이나 대립을 피하며, 제로섬 게임 대신 선의의 경쟁으로 자신과 상대방을 함께 발전시키는 것이다. 중미 양국은 협력을 할 수 있거나 해야 하는 분야가 많으며, 양국이 인류의 공동 이익을 위해 협력하는 것은 각자의 책임인 동시에 국제사회의 공통된 바람에도 부합한다." - 오는 18~19일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중미 고위급 만남에서는 어떤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하는가. "미국 측의 초청으로 중미 고위급 전략대화가 조만간 개최될 예정이다. 양측은 중미 관계와 공통 관심사인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미 관계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에 있다. 시진핑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전화 통화를 갖고, 중미 관계의 정상화를 위해 힘써나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했다. 미국이 중국과 마주보며 나아가고, 양국 정상 간 전화 통화에서 달성한 중요한 성과를 전면적으로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 협력에 집중하고 이견을 잘 관리하면서 중미 관계를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올바른 궤도로 되돌릴 수 있기를 바란다." - 미국이 최근 신장 위구르 문제아 홍콩 등 중국의 인권 문제를 고리로 동맹을 규합해 중국을 압박에 나설 조짐인데. "우리는 협력할 생각이 있는데 우리의 기반이 흔들리면 반박할 수밖에 없다. 신장 위구르는 거짓말에 기초한 자료다. 홍콩도 마찬가지다. 홍콩은 중국 반환 이후에 잘해오다가 최근 외부 세력들이 개입해 독립을 요구하고 있어 우리는 반박할 수밖에 없다. 양회에서도 홍콩의 선거 제도 개선 문제를 논의했다.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 홍콩을 다스린다는 것이다. 작년부터 안정되면서 경제가 회복되고 국민들도 좋다고 한다. (미국과) 협력하지만 중국을 때리면 반박할 수밖에 없다."
"중한 양국은 가까운 이웃이다. 수천년 동안 왕래하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그것을 따져서 이것은 내 것이다, 네 것이 아니라고 할 필요가 없다. 좋은 유대로 했으면 한다. 중국에도 피오차이가 있다. 그러나 한국의 김치도 아주 맛있다. 서로 인정하면 좋은데 문제 삼는 것은 좋지 않다. 문화는 서로 인정하면서 교류하는 것이다." -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한 진단과 전망은. "한반도 정세는 대체로 안정적인 상황이다. 북한은 8차 당대회에서 경제 업무에 대해 중점적으로 계획, 안배하고 대외 관계 등에 대해 밝히며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 북한의 대미 원칙은 '강대강(强對强), 선대선(善對善)'으로 많은 사람들이 강대강에만 주목해 북한이 강경하게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선대선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일 미국이 대화의 진정성과 문제 해결에 대한 선의를 보인다면 북미 대화는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이미 오랫동안 미사일 발사나 핵 실험을 하지 않았다. 북미 간에 유익한 대화와 접촉이 조속이 진행되기를 바라며, 관련국 및 국제사회가 안보와 발전 문제에 대한 북한의 합리적 관심사를 중시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함께 추진해 나가기를 바란다." - 북미대화는 2019년 2월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빠졌다. 중국 정부의 역할은. "중국은 남북한이 대화를 통해 관계를 개선하고 화해와 협력을 추진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것을 지지한다. 현재 한반도 대화가 일부 어려움에 봉착해 있어 관련국들은 교착상태를 타파할 방법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쌍궤병행'과 '단계적, 동시적' 조치가 가장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안이다. 지금도 조건은 갖춰져 있는 만큼 각국이 진지하게 검토하고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 중국은 한국을 포함한 각국과 계속 노력하며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 -향후 한중 관계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가. "올해 한국과 함께 전략적 관점, 전체적 시각에서 양국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각급별 정치·외교적 소통을 강화해 정치적 신뢰를 공고히 하고 강화할 것이다. 경제 발전 계획의 연계를 계속 강화하고 코로나19 종식 이후 신흥 산업과 중점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해 양국은 물론 지역의 경제 발전에도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을 것이다. 다자주의의 핵심 가치와 기본 원칙을 견지하고 세계 구도의 큰 변화를 고려하며 동주공제(同舟共濟, 같은 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너다)의 마음으로 서로 협력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중한공동체 및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에 함께 기여할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