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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vs백신]<4>"AZ 안전, 맞아도 된다" 메시지만으로 접종 속도 붙을까

등록 2021-03-19 00:01:00   최종수정 2021-03-29 09: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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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혈전 근거 불명확…AZ 맞아도 된다"

국내서도 접종 후 혈전 발생 사례 2건 보고

AZ 신뢰 저하…정보 불투명·더딘 백신 휴가

"세계 동향 신속히 파악…역학정보관 파견"

"공적 휴가 준비 있었다면 신뢰 높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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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 대강당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조제 시연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3.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성원 임재희 기자 = 접종 후 혈전 발생을 이유로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접종을 중단하거나 보류하는 나라가 늘면서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는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논란은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은 지난해 인플루엔자(독감) 때와 다르다는 걸 보여준다. 우리나라만 이 시기 백신을 맞는 게 아니라 전 세계가 동시 접종하고 있는 만큼 이상반응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한다.

질병관리청의 '안전하다', '맞아도 된다'는 메시지만으로 국민을 설득하기에는 수많은 정보가 전 세계에서 쏟아진다.

전문가들은 명확한 메시지 전달과 함께 해외 국가들의 동향도 신속·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접종 후 예상되는 이상반응 등에 대비해 안심하고 접종할 수 있도록 백신 휴가제 도입을 서두르거나 고위험군은 접종 전 별도 검사 절차를 마련하는 방안도 고민해볼만 하다고 조언한다.

19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18일 0시 기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전이 발생했다고 의심되는 사례는 두 건이다. 1건은 지난달 26일 접종 후 이달 6일 숨진 60대 요양병원 환자의 육안 부검 소견, 다른 1건은 접종 후 뇌병변이 발생한 20대 1차 대응요원이다.

방역당국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의 발표를 인용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보고 예방접종을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은 지난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혈전이 백신의 부작용이라는)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아도 된다. 질병관리청 직원들도 모두 접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세계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유럽 20여개 국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 일부나 전체를 중단하는 등 전 세계가 동시에 혼란을 겪고 있다. 국민들을 설득하기엔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 관련 새로운 소식이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혈관 속 혈액 응고 덩어리)을 둘러싼 논란을 계기로 정부의 대응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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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유럽의약청(EMA)이 18일(현지시간)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가 만든 코로나19 백신의 안정성 평가를 발표한다. 우리 정부 EMA의 조사 결과를 보고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우선 코로나19 백신은 지난해 인플루엔자와 달리 전 세계가 동시에 경험하는 사안인 만큼 다른 나라들의 정보를 신속하게 확보, 사회관계망서비스나 언론 등을 통해 논란이 커지기 전에 정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해외 공관에 감염병 상황을 비롯해 의료 상황 전반을 파악해 국내에 전달할 수 있는 방역규제관, 역학정보관을 파견해야 한다"며 "국제적인 백신 사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본부 시절에는 힘들었지만, 청 승격으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더군다나 기저질환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고령자 접종이 본격화하는 2분기, 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는 다소 늘어날 수 있다.

이에 예상되는 문제가 있다면 범정부 차원에서 집중해 그 대응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호소다. 정부는 근육통, 두통, 발열, 오한, 메스꺼움 등을 일반 이상반응으로 분류하고 '예방접종 후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각종 SNS에는 접종 후 증상 정도가 다른 백신 접종 때보다 심하다는 후기가 올라온다.

정부는 접종 후 3일까지는 증상 정도를 지켜볼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증상을 이유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자칫 코로나19와 비슷한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는 예방접종자들로 인해 응급실 환자 진료 업무에 차질이 우려된다.

이상반응의 정도가 '경증'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정도라면 백신 휴가제 등을 서둘러 도입할 필요가 있다.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SNS를 통해 "백신 접종 전 미리 충분한 발생률과 대응 방법에 대한 설명, 공적 휴가 등의 준비가 있었다면 신뢰가 높아졌을 것"이라며 "경증 이상반응을 대비해 휴가를 드리거나 접종 후 드실 수 있는 먹거리, 편한 옷, 진통제, 하다못해 접종 스티커나 증명서, 감사 편지라도 드린다면 조금이라도 상황이 좋아지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접종 전 염증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요양병원·시설 환자 접종 전 혈액 또는 엑스레이 검사를 하면 폐렴과 혈전 여부를 살펴본 뒤 접종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동이 힘든 요양병원·시설 입소자를 대상으로는 이동식 도플러-초음파 검사 기계를 활용할 수 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접종 후 만약의 상황이 발생해도 충분히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 지금은 검사를 안 해서 인과관계를 밝힐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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