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의 각별한 어린이 사랑…희귀질환 지원 결실로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이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지원 사업에 총 3000억원을 내놓기로 한 것은 의료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돈이 없어 고귀한 생명을 잃는 어린이가 있어선 절대로 안 된다는 고인의 뜻을 이어가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는 고인의 '인간과 생명 존중' 경영 철학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며, 남다른 '어린이 사랑'도 반영됐다. 유족들은 이런 뜻을 받들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 환자들의 치료비를 지원해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동시에 소아암과 희귀질환 극복을 위한 연구를 후원함으로써 긴 안목에서 '희망'을 나누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는 백혈병과 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를 위해 6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수익성이 낮아 기업들이 꺼리는 소아암, 희귀질환 임상 연구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 900억원을 내놓아 장기적으로 더 많은 환아들이 혜택을 받도록 했다. 실제 이건희 회장이 취임 후 사실상 첫번째로 추진한 사회공헌 활동은 어린이 복지 사업이었다. 지난 1989년 사재 102억원을 출연해 삼성복지재단을 설립했고, 이를 통해 같은 해 12월 첫번째 어린이집인 '천마어린이집'이 개원했다. 이후에도 이 사업은 꾸준히 지속돼 지금은 전국 30여개 삼성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다. 이 회장은 취임 직후 외부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창밖에 낙후된 주택들이 밀집돼 있는 것을 보고 그 자리에서 비서진을 불러 어린이집을 만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소득층 어린이들도 양질의 보육 프로그램을 통해 훌륭한 인재로 자라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희망의 사다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평소 소신을 반영한 결정이었다. 이 회장은 어린이집 건설 중에는 직접 현장을 찾아 "5살, 6살 어린이들이 생활할 텐데 가구 모서리가 각이 져서는 안된다"고 당부하고 "하루 급식의 칼로리가 얼마나 되느냐"고 묻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이후 개관 소식을 보고 받고는 "진작에 하라니까 말이야"라며 크게 기뻐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삼성복지재단을 통해 소년소녀 가장 지원 사업, 민간 복지기관 지원 등을 진행함으로써 '빈곤의 대물림'을 차단하고 어린이 복지를 향상하는데도 기여했다. 지난 2002년에는 총 4500억원을 출연해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을 설립한 데 이어 2006년 사재 3500억원을 추가해 교육부로 이관하는 등 어린이·청소년 복지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