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근 원숙미…챔피언 이끈 김승기의 밀당 리더십
2015년 감독대행으로 지휘봉 잡고 6시즌 동안 두 번째 챔피언스승이자 선배 전창진 감독 상대로 4전 전승거칠면서도 절제미 있는 '밀당 리더십' 눈길
인삼공사는 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4차전에서 84–74로 승리했다. 이로써 인삼공사는 1~4차전을 내리 잡으며 2016~2017시즌 이후 네 시즌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2011~2012, 2016~2017시즌에 이은 팀 통산 세 번째 챔피언 등극이다. 인삼공사는 부산 KT와 6강 플레이오프(3승), 울산 현대모비스와 4강 플레이오프(3승)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 4연승을 거둬 역대 최초로 무결점 10전 전승 챔피언에 올랐다.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은 2016~2017시즌 우승을 이끈데 이어 감독으로 두 번째 우승반지를 얻었다. 역대 유일하게 선수-코치-감독으로 모두 우승 경험이 있다. 10전 전승을 지도하면서 플레이오프 승률은 무려 70.6%(24승10패)에 달했다. 역대 최고 승률로 2위는 63%(34승 20패)의 최인선 전 감독이다. 2015년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이듬해 1월1일자로 감독 직함을 얻었다. 감독 6년차이자 이번 시즌이 6번째다. 용산고~중앙대를 졸업한 김 감독은 현역 시절,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터보 가드'라고 불렸다. 현역 은퇴 후, 2006년부터 9년여 동안 부산 KT, 원주 동부(현 DB), 인삼공사를 거치며 코치로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이번 챔피언결정전 상대였던 전창진 KCC 감독을 쭉 보좌했다. 둘은 용산고 8년 선후배 사이다. 이번 대결을 사제 대결 혹은 선후배 대결로 부른 배경이다. 전 감독이 불미스러운 일로 코트를 떠나면서 감독을 맡게 됐다. 감독 초기 시절 다소 거친 지도 스타일과 화법으로 구설에 자주 올랐다.
슬럼프에 빠졌거나 고민이 있는 선수들을 따로 불러 소주잔을 기울였고, 싫은 소리를 줄이고, 칭찬을 자주 건네며 조금씩 바뀌었다. 여전히 카리스마형 지도자다. 그래도 과거를 기억하면 상황에 따라 밀고 당기는 리더십으로 선수단의 기를 살렸다. 단기전 승부사의 면모는 전 감독의 그것을 배웠다. 공교롭게 스승 전 감독을 상대로 완승을 거두면서 청출어람을 보여줬다. 정규리그 도중 인삼공사와 결별할 것이라는 풍문이 돌았지만 전대미문의 '10전 전승 챔피언'이라는 새 역사를 쓰면서 재계약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날 것은 외모지만 김 감독은 지난해 스트레스로 혼자 끙끙 앓은 탓에 관상동맥 확장 시술을 받았다. 감독 6년차, 6시즌 만에 두 번째 챔피언을 이끈 김 감독은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6회), 신선우 전 감독, 전창진 KCC 감독(이상 3회)의 뒤를 이어 허재 전 감독, 최인선 전 감독(이상 2회)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인삼은 식물학적으로나 유효성분면에서 6년근이 최고라고 한다. 명장 대열에 합류한 김승기의 원숙미가 빛난 6년차, 6번째 시즌이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