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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변수·인삼공사 상승세에 막힌 KCC 통합우승의 꿈

등록 2021-05-09 15:2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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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막판 데이비스 이탈…4강 PO선 송교창 부상

6강 PO부터 연승 달린 KGC인삼공사 상승세 못 넘어

전창진 감독도 '사제 대결'에서 제자 김승기 감독에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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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김얼 기자 = 2020-2021 KBL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전주 KCC와 인천 전자렌드의 5차전 경기가 열린 29일 전북 전주시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전주 KCC 전창진 감독이 선수들에게 박수를 치고 있다. 2021.04.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2020~2021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정상에 선 전주 KCC가 챔피언결정전에서 4연패를 당하면서 통합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정규시즌 막판 외국인 선수 타일러 데이비스의 이탈, 플레이오프(PO) 직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송교창의 부상 악재가 KCC를 흔들었다. 6강과 4강 PO에서 거침없는 연승 행진을 벌인 안양 KGC인삼공사의 상승세도 KCC에는 버거웠다.

KCC는 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4차전에서 74-84로 인삼공사에 패배했다.

1~4차전을 내리 진 KCC는 인삼공사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2010~2011시즌 이후 10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도, KCC 이름으로 창단한 2001년 이후 첫 통합 우승도 좌절됐다.

현대를 인수해 2001년 창단한 KCC가 통합 우승을 차지한 것은 전신 현대 시절 뿐이다. 현대는 1997~1998시즌, 1998~1999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KCC 이름으로는 세 차례(2003~2004시즌·2008~2009시즌·2010~2011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으나 당시 정규리그 1위는 아니었다.

KCC 이름으로 처음 정규리그 우승을 맛본 2015~2016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고양 오리온에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던 KCC는 5년 만에 같은 아픔을 겪었다.

정규시즌까지 KCC의 분위기는 좋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6강권으로 평가받았던 KCC는 예상을 깨고 순위표 가장 꼭대기에 이름을 올렸다.

KCC는 시즌 초반 김지완, 유병훈, 라건아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이정현의 컨디션 난조 등으로 골치를 앓았지만, 골밑의 데이비스가 안정을 찾아간 가운데 송교창이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어려운 시기를 버텼다. 가드진에서는 정창영, 유현준 등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였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에서 속속 복귀하고, 제 컨디션을 찾으면서 KCC는 가파른 상승세를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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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김얼 기자 = 5일 전북 전주시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농구 챔피언결승전 2차전 전주 KCC 이지스와 안양 KGC의 경기에서 전주 KCC 송교창 선수가 자유튜를 하기 전 숨을 고르고 있다. 2021.05.05. [email protected]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삼성전부터 올해 1월 21일 삼성전까지 파죽의 12연승을 달리며 선두 자리를 꿰찬 KCC는 이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정규시즌 우승에 입맞춤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막판과 4강 PO 직전 비보가 잇따랐다.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에 크게 공헌한 데이비스가 왼 무릎 부상을 당한 뒤 미국으로 돌아가 치료를 받겠다며 팀을 떠났다.

여기에 올 시즌 평균 15.1득점 6.1리바운드 2.2어시스트로 활약해 정규시즌 MVP에 등극한 송교창이 엄지발가락 인대 염증으로 4강 PO 초반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KCC는 송교창 공백 속에서도 인천 전자랜드와의 4강 PO 1, 2차전을 내리 잡으며 순항했다.

그러나 전자랜드 이름으로 마지막 시즌을 치르는 전자랜드의 끈질긴 추격을 피하지 못하고 3, 4차전을 내리 지는 바람에 힘을 잔뜩 뺐다.

챔피언결정전 상대는 정규리그 3위로 6강 PO부터 치른 인삼공사였다.

인삼공사의 상승세는 매서웠다. 정규시즌 막판 합류한 제러드 설린저의 빼어난 활약을 앞세운 인삼공사는 부산 KT와의 6강 PO와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4강 PO를 모두 3연승으로 끝내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4강 PO에 직행했음에도 5차전까지 치르면서 체력 우위가 사라진 KCC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인삼공사의 상승세를 당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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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뉴시스]김병문 기자 = 7일 오후 경기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KBL 챔피언결정전 전주 KCC 이지스와 안양 KGC 인삼공사의 3차전 경기, KCC를 109 대 94로 꺾은 KGC 김승기 감독이 KCC 전창진 감독과 악수 나누고 있다. 2021.05.07. [email protected]
KCC는 라건아를 앞세워 설린저를 어느정도 봉쇄하는데 성공했으나 국내 선수 쪽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인삼공사에선 오세근이 골밑에서 펄펄 날고, 외곽에서 이재도와 변준형, 전성현이 제 몫을 톡톡히 했다. 문성곤은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기여도가 컸다.

KCC는 부상을 털고 4강 PO 4차전부터 경기에 나선 송교창이 정규시즌 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한 가운데 이정현과 김지완, 정창영 등이 컨디션 저하로 기대를 밑돌아 고전했다.

결국 KCC는 1승도 챙기지 못하고 왕좌를 인삼공사에 내줬다. 또 인삼공사의 최초 10전 전승 우승의 희생양이 됐다.

2015년 승부조작과 불법 스포츠 도박 의혹에 휘말려 현장을 떠났다가 2019~2020시즌 KCC 지휘봉을 잡으며 코트에 돌아온 전창진 감독은 부임 두 시즌 만에 KCC를 정규리그 정상에 올려놨지만,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과의 '사제 대결'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김 감독이 2005~2006시즌 원주 동부(현 DB)에서 은퇴할 때, 전 감독 밑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이후 코치로 지도자를 길을 걸으며 전 감독을 보좌했다.

김 감독은 "'그 분(전 감독)과 정면으로 붙어 우승하고 싶다"고 선전포고를 했는데, 전 감독은 우승의 영광을 제자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전 감독 개인으로는 13년 만에 우승 꿈도 불발됐다. 그는 TG삼보 사령탑이었던 2002~2003시즌, 2004~2005시즌 팀을 PO 정상으로 이끌었고, 동부를 지휘하던 2007~2008시즌 우승반지를 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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