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인국 "파이프라인, 오합지졸 팀플레이 통쾌함 느낄 것"
8년만에 스크린 복귀...유하 감독 신작"취향 초월하는 배우 되고 싶어"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배우 서인국이 범죄 오락 영화 '파이프라인'으로 8년 만에 관객들을 찾아온다. 기름을 훔치는 도유꾼을 맡아 거침 없고 능글맞은 새 얼굴을 드러냈다. 서인국은 24일 영화 '파이프라인'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도유 범죄를 소재로 한 점이 신선하다"며 "오합지졸이 모여 헤쳐나가는 모습에서 관객들이 통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자부했다. '파이프라인'은 대한민국 땅 아래 숨겨진 수천억의 기름을 훔쳐 인생 역전을 꿈꾸는 도둑들의 이야기로 '말죽거리 잔혹사'(2004), '비열한 거리'(2006) 등을 연출한 유하 감독의 첫 범죄 오락 영화다. 서인국은 송유관에 구멍을 뚫는 업계 최고의 천공 기술자 '핀돌이'를 연기했다. 수백억이 걸린 거대한 도유 작전을 계획하는 건우 역의 이수혁과 프로 용접공 '접새' 역의 음문석, 땅굴 설계자 '나과장' 역의 유승목, 괴력의 인간 굴착기 '큰삽' 역의 태항호, 상황 판단 빠른 감시자 '카운터' 역의 배다빈도 함께했다. 서인국은 유하 감독의 작품을 함께했다는 점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첫 만남 때부터 마음에 들어 하셨다. 나의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느낌을 좋아하셨는데 핀돌이랑 맞는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며 "촬영할 때 혹시나 실망감을 안겨 드릴까 봐 걱정했는데 계속 예뻐해 주셨다"고 밝게 웃었다. 이어 "시나리오 수정을 할 때마다 모니터 요청을 해주셨다. 그 자체만으로도 신뢰하시는 것 같아 기뻤다"며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 같이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촬영을 했다"고 떠올렸다. '파이프라인'은 국내 영화 가운데 처음으로 기름을 훔치는 도유 범죄를 전면으로 다룬다. 서인국도 이번 영화의 차별점을 땅굴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라고 꼽았다. 그는 "인생 역전을 꿈꾸는 여섯 명의 도유꾼이 모이는 데 전문가라고는 하나 아마추어적인 모습도 있다"며 "저마다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서로를 속고 속이는 와중에도 막장 팀플레이를 펼친다. 그 과정이 흥미롭고 인물의 관계에 집중하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고 짚었다. 핀돌이 캐릭터에 관해서는 "어떤 상황이 와도 바로바로 머리를 굴리는 잔머리가 천부적인 캐릭터"라며 "상남자 같은 거침없는 행동과 빠른 상황 판단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하고는 다른 성격이어서 그 부분을 표현하는데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주된 배경이 땅속이다 보니 육체적으로 힘든 촬영 장면도 많았다. 좁은 공간에 배우, 스태프 등 20∼30명이 밀집했을 때는 공기가 탁해져 어지러울 정도였다고. 고생해서 찍은 만큼 몸을 사리지 않고 땅굴을 누빈 현장의 에너지는 고스란히 전해졌다는 평가다. "몸 쓰는 장면들도 많았고, 극한 상황도 몇 장면 있었죠. 제가 묶여서 밧줄을 풀려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너무 악을 쓰고, 온몸에 압력이 꽉 찼었죠. 밧줄을 풀고 좀 쉬는데 새끼와 네 번째 손가락이 마비가 온 듯 안 풀려서 일주일 정도 치료를 받았어요. 그 장면에서 얼굴은 정말 못생기게 나오는데 잘 나온 것 같아 뿌듯해요." 서인국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2012) 이후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영화는 '노브레싱'(2013)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8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이유를 묻자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며 "그동안 가장 재밌어 보이는 걸 해왔다. 자연스럽게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노브레싱' 때 정말 열심히 했다면, 이번에는 열심히 잘하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며 "드라마에서 다양한 캐릭터 연기를 하면서 많이 성숙해졌다. 그때보다 더 고통스럽고 재밌다"고 말했다.
연기자로서는 다른 색깔을 가진 작품과 캐릭터를 찾으려고 노력한다며 취향을 초월하는 배우로 거듭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의도적이라기 보다는 뭔가 다른 색깔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파이프라인' 핀돌이를 했으니 다음에는 땅굴이 아닌 초호화 저택에서 사는 캐릭터를 하고 싶고, 착한 캐릭터를 하면 악역을 하고 싶다는 식으로 본능이 그런 것을 쫓더라고요. 수많은 감독님과 배우들과 호흡하면서 배운 게 많아요. 그런 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내 안에 무언가가 배우로서 다져진 것 같아요. 어떤 취향이든 서인국이란 친구는 연기를 너무 잘하고, 어떤 연기를 해도 서인국이 안 보이고 그 캐릭터가 보인다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서인국은 2009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1 우숭자 출신이다. 그는 현재 방영 중인 tvN 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에도 참여했다.가수로서도 갈증이 크다며 음반 활동에 대한 기대도 당부했다. "앨범에 대해 목마른 상태에요. 곡 작업을 많이 해서 창고에 쌓아뒀죠. 얼마 전에는 음악 작업실을 따로 만들어서, 친한 작곡가들과 노래도 부르고 곡도 만들고 있어요. 아직 정규앨범이 없더라고요. 팬분들이 내 음악을 많이 그리워하실 것 같은데 좋은 곡으로 찾아뵐 그 날을 저도 간절히 원하고 있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