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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홍문표 "국힘 전대 '정책' 없고 '입'만 있는 마술사 정치"

등록 2021-06-01 05:00:00   최종수정 2021-06-07 09: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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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정책 원칙 무너지고 '이준석 돌풍'만"

"대선 경험·정책 단단한 내가 대표 적임자"

"예비경선 순위 실시간 공개…쏠림 불러"

"이준석, 보수 중도지향…더 나가면 위험"

"영남당·계파논쟁, 윤석열 마케팅 창피해"

"충청대망론 용광로…尹, 전대후 움직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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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국민의힘 홍문표 당 대표 후보가 31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6.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미영 김승민 기자 =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후보로 나선 4선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선거에는 인물, 정책이라는 대원칙이 있는데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그 원칙이 무너졌다. 정책은 없고 입만 있는 마술사 정치"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진행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주호영 전 원내대표, 나경원 전 원내대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겨냥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을 이번 전당대회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대선을 4번, 총선을 1번 치러본 '경험'이 있는 자신이 내년 정권 교체를 위한 대선을 치를 최적의 '장수'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그는 또 '정책'을 자신의 강점으로 앞세웠는데 경쟁자인 나경원 전 원내대표, 주호영 전 원내대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이렇다 할 정책도 없이 인지도나 이준석 돌풍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이 정책은 없이 입만 있는 '마술사정치'로 언론을 앞세워 여론을 현혹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당 대표 후보 중 유일한 충청지역 출신인 홍 의원은 자신이 충청권과 경기권을 합친 중부권 단일후보로서, 당 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이 전국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요건을 갖추게 된다고 했다. 그는 당의 쇄신이 먼저라는 '자강론' 대표 주자로, 경쟁 후보들이 열을 올리고 있는 윤석열 마케팅에는 부정적 시각을 보이면서도, 충청권 출신으로 윤 전 총장 영입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홍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예비경선에서 4위로 컷오프를 통과했다. 예상했던 결과인가.

"실망스럽다. 최소 3등이나 2등은 나올 줄 알았다. 선관위에서 원래 예비경선 순위 공개 안 하기로 한 건데 실시간으로 공개했다. 그러면 선거판이 쏠림현상으로 간다. 아주 잘못돼가고 있다. 황우여 선관위원장에게 '이러면서 문재인 대통령보고 공정성 얘기할 수 있나'하고 항의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예비경선에서 종합 1위를 했다

"전혀 예상치 못했다. (이준석) 돌풍이라고 하는데, 이제 (본경선에선) 당원 투표가 70% 들어가기 때문에 그 돌풍이 지속될지 서서히 잠재워질지는 좀 지켜봐야 할 거다."

-당심도 예비경선에서 이준석에 많이 기울었다. 본경선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언론이 문제다. 언론이 인물과 정책, 이 두 가지 선거 원칙을 보지 않고 이준석 돌풍이라고 해서 더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이준석한테 정책이 있나. 입만 있지. 이건 '마술사 정치'야. 5명 (후보) 나왔는데 평가 기준이 인물도 아니고 정책도 아니고 떠다니는 현상만 보고 있다. 정체성이 있나, 조직이 있냐 없냐, 선거 전략, 정책을 분석하고 저 사람이 전략이 있다 없다를 평가해서 국민이 심판하게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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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국민의힘 홍문표 당 대표 후보가 31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6.01. [email protected]

-그럼 홍 후보 정책은 뭔가.

"정책이 없는 정당은 허무한 거다. 정책 없는 후보연설회? 국민에게 위선 보이는 거다. 나는 2030세대 우군화를 위해 법과 제도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내가 1호 법안을 정부조직법 냈다. 청년층 만들자고. 청년청 관련해선 내가 다 다듬어놨는데 이준석이 나한테 전화통화 한번 않고 광주 토론회 현장에서 가로챘다. 또 나는 호남이 중요하다고 말만 하지 않는다. 국회의원 6명 당선권에 공천하고, 중앙당에서 비례로 놓는 게 아니라 호남 당원들이 투표해서 뽑는 방향 내놨다. 이게 풀뿌리 민주주의 아닌가. 그래야 전국정당이 되고 우리당도 뿌리가 호남서 살아나는 거지. 또 자영업자 소상공인에 매달 월세 50% 소급해서 지원하자는 것도 내 공약이다."

-내년 대선을 위해선 중도 확장도 중요하지만 보수가치도 훼손돼선 안될 텐데, 이준석 후보가 말하는 완전경쟁은 보수가치에 부합하나.

"이준석과 개인적으로 만나 깊이 얘기해보지 않았고 의정활동도 같이 안 해 그 사람 이념을 잘 알지는 못한다. 다만 현상만 본다면 이준석이 보수지향임은 틀림없는데 보수에서 약간 중도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외연 확대를 하지 않으면 우리당도 클 수 없다. 그런 콘셉트는 괜찮다고 평가한다. 다만 거기서 더 나가 보수의 기본이 상실되는 건 안 된다."

-1차 경선과정에서 계파논쟁으로 시끄러웠는데.

"계파논쟁은 한마디로 부끄럽고 창피하다. 자기 능력이 얼마나 없으면 '친이·친박·대리' 이런 걸로 얘기를 하나. 국민한테 새로운 희망이 있는 정당이라고 보여줄 수 있겠나. 계파가 종식되지 않으면 내년 선거를 망치는 거다. 더 추잡한 건 자기 능력이 없으면 (당 대표) 말아야지 대통령 후보로 인기 있는 분들 이름을 팔고 아파트 옆동네 사느니 하는 거다. 이게 제1 야당 대표 후보가 할 짓인가."

-영남당 논란도 있었다. 충청권 유일 후보로서 어떤 생각.

"비영남권 대표가 돼야 한단 말은 내가 제일 먼저 했다. 영남권서 처음에 나를 공격하더라. 그러나 대선,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 다 영남이 주도했는데 졌다. 이런 모습으로 대선 치르면 성공 못한다고 수차례 만나 설득하니 영남권도 수긍하더라. 영남 강조한 게 주호영인데, 영남서 표 많이 빠지지 않았나. 김기현 원내대표에 주호영이 당 대표되면 도로영남당 되는 거다."

-윤석열 마케팅 비판했는데, 충청권 후보인 홍 의원이 대표가 되면 윤석열 영입도 쉬워진다고 보는 시각 있다.

"윤 전 총장은 일단 충청권에 뿌리를 두고 있지 않나. (내가) 사촌 육촌 다 손 뻗치면 다 안다. 나한테 '윤 전 총장하고 뭘 해봐라' 이런 연락 오는 사람도 있다. 그게 열차(주호영 후보가 윤 전 총장과 KTX 만남을 강조한 발언)보다는 가깝지 않나. 지금 내가 '윤석열과 연락된다'고 하면 지금보다 지지율 3~4%포인트는 오를 거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충청도 사람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걸 파는 정치는 안 한다. 충청대망론은 그 이상 내가 얘기를 안 해서 그렇지 용광로처럼 끓고 있다."

-자강론 주장하는데 당내 대선후보 지지율이 너무 낮지 않나.

"내부적으로 인기 있는 후보가 없다고 이분들 버리고 밖에 있는 분들, 이 정당을 버리고 하나. 정당은 누가 뭐래도 뿌리가 있고 역사가 있는데 민심에 부응하는 인물이 잠시 없는 거다. 뿌리와 집은 영원히 존재하고 힘이 있다. 또 외부 인물이 들어오려고 해도 최소한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집이어야 할 것 아닌가. 내가 3~4개월 당 대표하는 동안 선거 치른 경험과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한 정책으로 이 시스템 만들 수 있다. 초선이 이걸 할 수 있겠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제3지대, 신당창당 얘기하는데.

"자기가 먹던 우물에 침 뱉는 수준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완전히 파괴하는 행위다. 문재인에 밥상 차려준 사람이 그런 발언 제발 그만해야 한다. 자기가 몸담았던 정당이 잘되길 바란다고 해야지 겁주기 정치, 상왕 정치하는 것도 아니고 대놓고 신당 가능성? 그게 뭐 하는 짓인가. 대한민국 정의로운 사람들의 두고 보지는 않을 거다."

-윤 전 총장 잠행 너무 길어지는 거 아닌가.

"나는 잘하고 있다고 본다. 지금 나오면 안 된다. 최소한 새 검찰총장 결정이 되고 나서 보름안으로 본다. 전대 끝나고 한번 움직이는 것이 좋겠다."

-중진 간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표가 부족하니 모여서 단일화하자 그거는 담합이고 작당이다. 주호영과 정진석이 작당해서 내가 화를 냈다. 그런 정치는 하면 안 되고 정책 연대는 가능하겠지."

-당선된다면 어떤 장점 덕에, 낙선한다면 어떤 이유일까.

"된다면 정책을 보고, 또 계보 계파에 의해 좌지우지하지 않는, 그런 모습 아니겠나. 정책은 농민들은 나를 농업 대통령이라고 할 정도로 필요한 정책을 많이 만들었다. 안된다면? 충청도이기 때문일 거다. 내가 어디 가서 나서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런걸 안 하다 보니 여론조사하면 4등, 5등 한다. 당 수습하고 조직하는 데만 앞장섰지 뭘 해보겠다고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이다. 선거 때마다 전부 나와서 이름 알리지 않아 손해 봐도 그건 안 하겠다는 거다.

-당 대표 당선된다면 이준석 등 후보들을 중책에 기용할 건가.

"후보 모두 우리 당의 자산이다. 당연히 자산을 활용해야지. 주호영은 대여관계, 나경원은 여성 장애인 쪽 맡으면 상당히 호응 얻는다고 본다. 조경태는 소상공인 쪽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이준석은 청년쪽 맡아 치고 나가면 우리당이 얼마나 활동성 있고 짜임새 있게 건강하게 보이겠나."

-경선과정 거치면서 초선-중진간 감정의 골도 노출됐고, 현안 관련한 의견도 나뉜다.

"초선 10여명이 나한테 인사 왔길래 초선들이 당 쇄신 개혁 얘기해서 좋은데, 입으로만 하지 말고 당 대표 후보 5명 불러다 토론회하고 질문도 하고 그러라고 했다. 초선들이 토끼몰이하듯 몰려다니지만 말고 주도해서 우리 당 변화를 보여주면 국민들도 다시 볼 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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