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국제일반

반중 홍콩 매체 빈과일보, 폐간 수순?…"며칠 안 남아"

등록 2021-06-21 14:57:46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은행 계좌 동결로 정상 운영 불가

associate_pic
[홍콩=AP/뉴시스]17일 홍콩 대표적 반중매체 빈과일보 본사 건물에서 경찰관들이 모여있다. 경찰은 이날 라이언 로 편집장을 체포하고 본사를 급습해 증거자료를 압수했다. 2021.06.21.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21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홍콩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蘋果日報)가 며칠 안에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홍콩 보안당국은 앞서 17일 경찰 인력 500여명을 동원해 빈과일보 본사와 주요 관계자 자택 등에서 체포 작전을 벌였다. 빈과일보와 계열사 자산 1800만 홍콩달러(약 26억원)도 동결했다.

이 신문 설립자 지미 라이의 변호사 마크 사이먼은 BBC에 "(빈과일보는)은행 계좌가 작동하지 않는 동안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돈이 없으면 서비스를 주문할 수 없다"며 "오늘도 신문이 가판대에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은행 계좌 동결이 풀리지 않는 한, 가판대에서 신문이 사라지기까지 며칠 남지 남았다"고 밝혔다.

모회사인 넥스트 디지털은 이날 이사회 회의를 열어 빈과일보의 미래를 논의할 예정이다.

빈과일보는 전날 "몇 주 동안" 정상 운영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현금만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홍콩 경찰은 17일 라이언 로 빈과일보 편집장, 넥스트 디지털의 최고경영자(CEO)인 청킴훙,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로이스턴 차우 등을 국가보안법(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빈과일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경찰은 취재진의 컴퓨터를 뒤졌다. 경찰은 성명에서 발부받은 영장이 "기자의 자료를 압수수색할 권한을 보장했다"고 밝혔다.

중국 본토에 비판적인 논조로 보도해온 빈과일보의 사주는 홍콩 내 대표적인 반중 인사 지미 라이다. 그는 의류브랜드  지오다노를 만들어 10억 달러(약 1조원) 자산을 보유한 부호가 된 이후 언론계에 진출해 넥스트 디지털을 설립했다.

그는 2019년 무허가 반중 집회에 참여한 혐의로 현재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보안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당국은 은행계좌와 넥스트 디지털 지분 71.26%를 포함한 그의 자산을 동결했다. 동결 규모는 450만 홍콩달러(약 51억원)로 추정된다.

수감 전 BBC와 한 마지막 인터뷰에서 그는 중국에 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그들이 여러분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그것은 여러분을 통제할 수 있는 가장 값싸고 효율적인 방법"이라며 "협박을 물리치는 유일한 방법은 공포에 맞서고 그것이 여러분을 겁주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홍콩을 휩쓴 민주화 시위에 대응해 지난해 6월 보안법을 제정했다. 보안법은 국가 분열, 체제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행위 등에 최고 무기징역형을 내리도록 했다. 반중 행위 처벌 목적의 보안법 제정 이후 라이를 포함해 100여명이 체포됐다고 BBC는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