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미술관, 서울과 의령 갈라치다 "말로만 지방분권"

[의령=뉴시스] 김기진 기자 = 경남 의령군은 7일 ‘이건희 미술관’ 서울 건립을 결정한 문화체육관광부에 강력히 반발했다.

문체부는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 건립 후보지로 서울 용산과 송현동 부지 2곳을 선정했다.

의령군 관계자는 “애당초 서울을 염두에 두고 답을 정했고, 생색내기로 지방에 유치전을 펼친 것 아니냐”며 “이번 발표에 지방은 안중에도 없었고, 배려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 문체부가 내세운 국가 기증의 취지 존중과 기증의 가치 확산은 지방에 건립됐을 때 더욱 발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령군은 활발한 교류와 협력은 서울에서만 가능한 것이냐고 반문하며 지방에서도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방의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야말로 국가 균형발전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태완 의령군수는 “의령에 무조건 건립해야 한다는 지역이기주의로서 미술관 건립을 주장하는 것은 애초부터 아니었다”며 “하지만 정부의 문화분권과 균형발전의 결론은 언제나 서울로 향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의령군은 유치를 희망한 다른 자치단체와 공동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령군은 그동안 이건희미술관 유치를 위해 유치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전방위적 활동을 전개해 왔다.

의령군은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출생지이면서, 이건희 회장이 성장한 지역이다. 이건희 회장의 사회 환원과 국민 공유의 큰 뜻을 적극적으로 구현하고,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30만 내외 군민과 향우가 합심해 유치전을 펼쳐 왔다.

의령군은 정곡면 중교리 일대에 이건희미술관을 유치하고 삼성의 경제보국, 창업정신 등을 기리는 ‘삼성특별관’을 자체 건립해 지역경제를 발전시킬 계획이었다.

글로벌 문화축제인 ‘호암문화예술제’을 개최해 삼성가를 기념한다는 포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인근 진주시와 공동으로 이건희미술관 지방 설치의 당위성에 공감하고 대응하기도 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를 만나 유치 지원을 적극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7일 문체부의 공식 발표를 지켜본 지역 주민들은 “의령이 아니라도 지방에서 분산돼 설립될 줄 알았다”, “말로만 떠드는 지방분권”, “지방은 서울의 문화 식민지” 등 거친 반응을 쏟아냈다.

한편 의령군은 이번 문체부의 결정에 필요한 모든 수단을 마련해 대응하기로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