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문턱 높아진다①]"조였다 풀었다" 은행들 왜 이러나
은행 가계대출 사상 첫 1000조 시대총량 관리 압박에 수시로 대응 나서우대금리·한도 축소, 신규 일시 중단인뱅은 중금리 늘리려 고신용대출↓10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들은 연초부터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지속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개별 은행 현황을 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6일부터 개인신용대출의 최고 한도를 기존 2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낮췄다. 지난달에는 모기지신용보험(MCI) 대출과 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상품 판매도 일시 중단했다. 또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의 우대금리를 0.2%포인트 낮춘 바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관리비 대출, 솔져론, 하나원큐 중금리 대출, 하나원큐 사잇돌 대출 등 4종의 신용대출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4일부터 5개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축소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부터 3000만원 초과 한도의 마이너스통장 연장·재약정 시 약정 기간의 한도 사용률 혹은 만기 3개월 전 한도 사용률이 모두 10% 미만일 경우, 최대 20% 한도를 감액했다. 지난해 하반기 가계대출 폭증으로 고강도 대출 조이기를 강행한 데 이어 증가세를 관리하기 위해 같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각 은행은 대출 억제 방안을 내놨다가 한도 여유가 생기면 완화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그 결과 상승 곡선은 완만해진 상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9조1073억원으로 한 달 전 687조8076억원보다 1조2997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5월 4년3개월 만에 처음 감소한 데 이어 진정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SC제일은행,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은행 상황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소비자금융 매각 변수가 생긴 씨티은행은 고객들 빠져나가지 않게 일부 대출 금리를 인하하거나 각종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두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3%대고, 평균 금리는 4%대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이 취급한 신용대출 최저 금리가 2% 중후반이고, 평균 금리가 2% 후반~3% 초반인 것과 비교하면 소폭 높은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올해 중금리대출, 중저신용대출을 확대하고 고신용자 대상 대출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 5월 중저신용 고객 대상 금리는 최대 1.2%포인트 인하하고, 대출한도를 최대 7000만원으로 확대한 반면 고신용 직장인 신용대출 한도는 1억원에서 70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그러자 대출 연장 시점에 이자 부담이 늘어난 걸 체감한 기존 대출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지기도 했다. 사실 인터넷은행은 울며 겨자먹기로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포용금융을 염두에 둔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와 달리 고신용자 쏠림 현상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자 시중은행들은 이달 중으로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 중이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연간 또는 5년간 금리 상승폭을 일정 한도로 제한하는 상품으로 금리 상승이 예상될 때 유리한 게 특징이다. 앞서 2년 전 금융당국은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 은행들과 함께 금리인상 리스크를 줄여주는 주담대를 선보였지만 금리 예측이 엇나가면서 흥행에 참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상품은 향후 5년간 금리 상승폭이 2%포인트 이내로 제한됐다. 하지만 이번에 나올 새로운 상품은 금리 상승폭을 줄이고 이용 대상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새로 대출을 받거나 갈아탈 필요 없이 기존 변동금리 주담대에 금리상한 특약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예상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전산 준비 중에 있으며 아직 출시 시기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치금융 때문에 금융권에서 상식으로 통하던 것들이 틀어진 게 적지 않다"며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건 금융소비자가 아닌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