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나온다①] CBDC란 무엇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는 지폐·동전과 같은 기존 화폐와 별도로 중앙은행이 전자적 형태로 발행한 화폐를 의미한다. 전자적 형태로 거래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비슷하지만,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관리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또 기존 법정통화와 1대 1로 교환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상화폐와의 큰 차이점이다. CBDC는 현물 지폐와 동일한 가치·지위를 갖는다. 화폐 액면가가 정해져 있으며, 발행량이 고정돼 있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쉽게 말해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종이 화폐를 디지털화했다고 보면 된다. 전문가들은 CBDC가 발행되면 화폐 발행·폐기 비용을 절감하고, 거래의 신속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불법 거래 추적이 용이해지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효과를 높이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반면 모든 거래정보가 중앙은행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개인의 사생활 침해나 빅브라더(사회 통제 권력)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국제결제은행(BIS)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요국 중앙은행 중 86%가 CBDC 관련 연구와 개발·실험 등을 추진 중이다. CBDC는 세계 각국의 환경·정책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로 검토되고 있으며, 도입 형태·시기도 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다음달부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연구에 착수한다. 한은은 올해 말까지 1단계 실험을 완료하고, 내년 6월까지 2단계 실험을 마칠 예정이다. 1단계에서는 모의실험 수행환경 조성과 CBDC 기본기능 점검에 초점이 맞춰지며, 2단계에서는 CBDC 확장기능·개인정보보호 강화기술 등 신기술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다. 이번 CBDC 모의실험은 발행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고, 가상환경에서 CBDC 제조에서 대금 결제까지 미리 테스트해보는 성격을 가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CBDC 발행과 관련해 "아무리 빨리 해도 2~3년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CBDC는 암호자산에 대한 대응 차원이기보다는 화폐 이용형태 변화에 따른 현금수급 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현금 수요가 급격히 줄 가능성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발행 필요성은 당장 크지 않지만 그래도 이런 경우에는 대비해야겠다는 차원"이라고 부연했다. 최공필 디지털금융센터 센터장은 "CBDC는 중앙은행이 단순히 화폐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금융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고, 도입에 이르기까지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CBDC가 법적으로 인정되면 단순히 디지털 화폐로서의 신규 진입을 넘어 통화정책과 직결될 수 밖에 없으므로 관련된 변화를 사전에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통화정책 파급효과,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 등 여러 가지 이슈가 있는 만큼 가볍게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아울러 최 센터장은 "은행 중심의 금융시스템이 그동안 문제도 많았지만, 상당히 기여한 부분이 있다는 점도 부정하기 어렵다"며 "CBDC 도입시 은행의 역할을 중앙은행이 상당 부분 가져갈 수 밖에 없으므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