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수현 작가 "디지털 성범죄 동화, 남자아이들이 많이 읽길"
동화 '디지털 성범죄와의 전쟁' 출간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구성작가 출신"성범죄, 피해자 탓 아냐…주변에 도움 청해야"
최수현 작가는 최근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세상은 나쁜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좋은 사람들의 선한 의지로 이끌어져가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과 대처 방안을 담은 동화 '디지털 성범죄와의 전쟁'을 출간했다. 디지털 성범죄가 큰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동화라 눈길을 끈다. "중3, 중1 두 딸을 두고 있어요. 책을 쓸 때는 둘째가 초등학교 6학년이었으니까 주인공 두아와 동갑이었죠. 책을 쓰다보니 주인공이 가혹한 상황에 처하는데, 둘째 생각이 나서 많이 힘들고 미안했습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한 달 평균 8000건 이상의 의뢰가 쏟아질 정도로 디지털 성범죄는 만연하다. 특히 정보가 없고 판단력이 미숙한 미성년자들은 더 쉽게, 더 잔혹하게 범죄의 대상이 되기 싶다.
"우리 아이들도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잖아요. 걱정도 많이 되고. 생각해보면 저도 옛날에 채팅 같은 걸 하면서 여자라고 하면 성희롱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아요. 지금 형태만 다르지 제가 당했던 거랑 똑같은 거죠." 동화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를 당하는 건 절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며, 꼭 주변 어른에 도움을 청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그는 "내가 조심한다고 해서 벌어지는 일이 안 벌어지는 게 아닌데, 피해자 탓을 많이 하게 된다"며 "그런데 정말 피해자가 조심하는 것과는 무관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주인공 두아는 피해를 당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을 하지만 요정 티마의 도움을 받아 과거로 돌아가 미래를 바꾼다. 최 작가는 "두아는 처음엔 요정에게 의존하지만 결국 의존해야 할 대상은 엄마"라며 "진정한 조력자인 엄마와 화해하면서 요정은 사라진다"고 말했다. 두아는 과거로 돌아가 SNS를 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문제가 될 소지를 없애지만 그러자 다른 쪽에서 문제가 계속 발생한다. 특히 자신의 친구가 자신과 똑같은 일을 당하게 되자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맞서 해결하기로 결심한다.
물론 위험한 세상이지만 아이들이 너무 비관적으로 살지 않기를 바란다. 그는 "뉴스에는 나쁜 사람들 이야기가 주로 나오지만, 사실 세상엔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며 "상대방을 혐오하고 비관하고 삶을 포기하는게 아닌, 계속 희망과 신뢰를 갖고 세상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2010년 동화 '탄생! 슈퍼스타K'로 작가의 세계에 발을 들여놨다. 현재는 동화 집필과 함께 드라마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OCN 최고 시청률을 찍은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구성작가로도 활약했다. 최 작가는 "과거에는 소설, 드라마가 다른 경향이 있었다면 요즘 웹소설들은 구성이 드라마같은 경우가 많다"며 "이야기를 읽다보면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슥슥 넘어가는 책들이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현재 퓨전사극 드라마 대본을 집필하고 있다. "옛날 우리나라, 조선 후기에는 한글소설들이 많았다고 한다. 유명한 홍길동전과 같은 작품 외에도 마치 일일드라마 보듯 여러 권의 대하소설들이 많았다"며 "그 시대, 그 이야기를 다루는 사극"이라고 귀띔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진거 같아요. 저같은 경우는 여행을 좋아하는데 못가서 답답하지만 이 말 조차 배부른 소리라고 생각될 정도로 요즘 힘든 분들이 너무 많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진 않겠지만 글 열심히 쓰면서 외식 많이 하겠습니다. 자영업자 여러분, 힘내세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