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2020]도마 金 신재환 "학선이형, 고마워요…형 덕분에 땄어요"
도마 신재환, 한국체조 사상 두번째 金…양학선 이후 9년만양학선, 결선 현장 찾아 후배 응원
신재환은 2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83점으로 참가자 8명 중 1위를 차지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선에서 7번째로 출전한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이 신재환과 같은 평균 14.783점을 기록했지만 국제체조연맹 동점자처리규정에 따라 신재환이 우위에 섰다. 규정에 따르면 평균 점수가 같을 경우, 1, 2차 시기 중 더 높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승자가 된다. 신재환은 2차 시기 14.833점, 아블랴진은 2차 시기 14.800점이 최고점이었다. 0.033점 차이로 희비가 갈린 것이다. 9년 전, 2012 런던올림픽 도마에서 양학선이 딴 금메달에 이어 한국 체조 사상 두 번째 금메달이다. 무엇보다 함께 출전한 롤모델 양학선 앞에서 따낸 금메달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양학선은 9위로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경기장을 찾아 목청을 올려 신재환을 응원했다. 신재환은 "(양)학선이 형이 (경기를 앞두고) 그냥 '너 믿고 잘하라'고만 했다. 더 할 얘기도 없다. 나에게 가장 해줄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이었다. 목청이 터져라 응원 하더라"며 "학선이 형은 선배지만 스승이다"고 했다. 양학선보다 6살 어린 신재환은 양학선의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보며 큰 동기부여와 함께 꿈을 품게 됐다. 소위 '양학선 키즈'다. 신재환은 '양학선을 만나 무슨 얘기를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고맙다고 형 덕분에 딴 거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다음은 신재환과 일문일답 -금메달 획득한 소감은. "실감이 안 난다. 무덤덤하다." -2차시기 여2를 뛰고 확신했나. "잘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매우 기뻤다. 메달은 그 후의 일이다. 잘했다는 안도감 때문에 기뻐했다." =1차시기 요네쿠라를 뛰고선 어땠나. "도마에 손을 짚자마자 안 될 줄 알았다. 도마 하는 사람들은 짚자마자 느낌이 있다. 무조건 서야겠다고만 생각했다. 운 좋게 섰다. 운이 잘 따랐다." -여2의 완성도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2차시기 출발 전에 땀을 많이 흘리던데. 긴장했나. "아무 생각이 없었다. 긴장감 때문에 생각이 많아진 게 아니고 어떻게 해야 하나 짧게 생각하고 들어간다. 들어가서 생각을 하다 보니 그랬다." -어제 메달을 딴 여서정과 양학선 선배가 어떤 얘기를 해줬나. "오빠 꼭 잘하라고 했다. '서정아, 기 좀 줘'라고 했더니 서정이가 두 주먹으로 인사하며 기를 줬다. (양)학선이 형은 그냥 '너 믿고 잘하라'고만 했다. 더 할 얘기도 없다. 나에게 가장 해줄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이었다. 목청이 터져라 응원 하더라." -금메달 확정 후에 뭐가 생각났나. "무슨 생각이 들었다기보다 서서 잘했다는 안도감 빼곤 안 들었다. 허무함도 있었다." -한국이 도마를 왜 잘할까. "개인적인 생각인데 학선이 형이 원래 기준치가 70이었다면 95를 만들었다. 우리가 계속 그걸 따라가려고 하다보니 도마 실력이 평균 이상으로 올라간 것 같다." -허리 아파서 수술했다고 하는데. "아파서 수술했다. 재활해서 복귀했다. 고교 2학년 때. 그 얘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첫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는데. "지도자 선생님들만 믿고 따라왔다. 가르침대로 왔더니 이 자리까지 왔다. 값진 메달까지 올 수 있었다." -가장 고마운 사람은.
-김한솔이 어떤 말을 해줬나. "매일 불안해 하니 한솔이 형이 '불안해 할 필요 없다', '한 숨 쉬고 하면 옆 사람도 힘 빠진다'면서 잘 보살펴줬다. 편하게 해줬다." -양학선을 보고 꿈 키웠다고 하는데 양학선은 어떤 존재인가. "학선이 형은 선배지만 스승이다." -언론에서 비밀병기라는 표현을 썼다. 어떤 느낌이 들었나. "별 생각 안 들었다. 주위에서 친구들이 한 말은 있다." -양학선을 만난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나. "고맙다고 형 덕분에 딴 거라고 얘기하고 싶다." -앞으로 신재환 키즈도 생기는 것인가. "그럴 것 같지 않다." -자기 이름의 기술을 만들고 싶은가. "당장은 힘들 것 같다. 향후 2~3년 안에 생각해 보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