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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들 "수사않고 검사했냐"…특검 결론 반발

등록 2021-08-10 17: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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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하랬더니 특별히 검사만" 비판

DVR 커넥터 존재 두고도 설왕설래

"미진 부분 없을 것" 특검 자신감에

"특검만 자신 있으면 무엇하나"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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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이현주 세월호 참사 증거조작 의혹 진상규명 특별검사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세월호 CCTV 데이터 조작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1.08.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오제일 김가윤 기자 = 10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이현주 특별검사(세월호 특검)팀이 제기된 의혹 일체를 증거가 부족하다고 결론 내리자 유가족들이 브리핑장에서 항의성 질문을 다수 던지며 거세게 반발했다.

쏟아지는 질문에 답을 내놓던 특검 관계자는 "사실을 못 밝혀낸 게 아니라 없는 것을 밝혀낸 것"이라고 답했다. 일부 유가족은 한숨을 내쉬었다.

세월호 특검은 이날 오후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90일간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유가족 일부도 이날 브리핑에 참석했다.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브리핑은 이현주 특검의 발표문 낭독 이후 특검보의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됐다. 질의응답 상당 시간은 유가족들의 질문과 특검보의 답변으로 전개됐다.

한 유가족은 "특별하게 수사를 하라고 했더니, 특별히 검사만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검의 수사가 미진했다는 취지 질문을 이었다. 증거 조작 의혹과 관련 "세계적으로나 우리나라에서 잘하는 사람들이 있는 걸로 아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의뢰기관을 한정한 것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세월호 내 뻘 제거 작업 영상에서 DVR(CCTV 저장 장치)에 연결된 커넥터가 확인되지 않아 의도적으로 잘렸을 수 있다는 사참위의 판단과 결을 달리한 특검 결론을 두고도 유가족의 반박이 있었다. 특검은 작업영상에 DVR 커넥터로 추정되는 물체가 최소 3개가량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이유로 의혹을 뒷받침할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봤다.

이를 두고 유가족은 "당시 커넥터가 하나도 나온 게 없었다. 2년 동안 있으면서 모든 걸 사진으로 찍고 눈으로 확인했다"며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나온 거냐"고 물었다. 그는 "폐기물도 다 사진을 찍고 버리게 돼 있었다"며 특검 결론을 반박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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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이현주 세월호 참사 증거조작 의혹 진상규명 특별검사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세월호 CCTV 데이터 조작 의혹 등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8.10. [email protected]
또 "어느 조사위원이든 할 것 없이 저희가 가장 많이 알고 있고 자료를 갖고 있다"며 "진상규명 자료를 모으고 공부를 했던 누구보다 큰 관심을 갖고 걸어왔던 피해자로서 협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데 부르지 않았다"고 따져 묻기도 했다. 수사 결과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반복됐다.

특검은 브리핑 시간 상당 부분을 이들 질문에 답을 하는 데 썼다. 국과수 의뢰건의 경우 자체 검증 결과와 일치하는 결과라는 취지로 답했고, 커넥터가 발견된 것을 두고는 모든 물건이 다 유가족 허락을 득하고 버려진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유가족 입장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특검 수사에 문제가 될 건 없다는 취지로 단호하게 답하기도 했다.

특검 관계자는 "특검은 다 밝혀지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것처럼 발표를 하셨지만, 수사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충분히 조사했고, 수사했다. 미진한 부분은 없으리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 대응 적정성에 대한 수사를 통해서 7년 넘는 시간 동안 처음으로 수사로 정부가 세월호 참사 당시 무엇을 했는지 밝힐 수 있는 출발점이 되겠다고 봤다. 이것도 혐의를 찾을 수 없다고 너무 자신 있게 이야기를 했다"며 "특검만 혼자 자신 있게 결론 내리면 무얼 하는가. 피해자들이 똑같이 자신 있게 결론 내릴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보장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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